지난 7일 방영된 '안싸우면 다행이야'의 한 장면

지난 7일 방영된 '안싸우면 다행이야'의 한 장면 ⓒ MBC

 
MBC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이하 무도)의 주역, 박명수와 하하가 함께 예능에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지난 2018년 종영 이후 올해 초 <놀면 뭐하니?> 치킨편을 통해 잠시 한 화면에 등장하기도 했지만 그동안 이들의 동반 예능 출연 기회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월 정규편성된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가 안정환·이영표에 이어 두번째 출연자로 이들을 선택하면서 모처럼 <무도> 전성기의 주역 2명이 힘을 모아 웃음 만들기에 나섰다. 지난 7일까지 총 3주에 걸쳐 방영된 박명수와 하하의 무인도 생활은 예상대로 순탄하게 진행되진 않았다. 여전히 버럭하는 박명수와 결코 순순히 져줄리 없는 하하의 대립, 여기에 초면인 자연인과의 관계 등 무엇 하나 쉽지 않았다.

만만해 보였던 무인도 생활 어렵죠? 
 
 지난 7일 방영된 '안싸우면 다행이야'의 한 장면

지난 7일 방영된 '안싸우면 다행이야'의 한 장면 ⓒ MBC

 
도시 생활에 익숙한 박명수와 하하에겐 무인도 생활은 예상대로 난관의 연속이었다.  오래전에 두 사람을 TV에서 본 것 같다는 자연인에게 이들은 그저 서울에서 내려온 손님에 불과할 뿐이었고 도착과 동시에 여러 일거리를 맡긴다. 하지만 이들은 개펄 무인도 생활에서 없어선 안 될 삽을 2개나 실수로 부러뜨리는가 하면 불도 제대로 피우지 못해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다.   

​간신히 장작불에 불을 지펴 밥을 지어보지만 결과는 생쌀. 자연인에게 욕도 먹는다. 그 와중에 박명수와 하하는 사소한 일로도 언성을 높이기도 한다. 그래도 함께 땀을 쏟아가며 잡은 낙지, 바지락 등으로 칼국수, 무침 등을 함께 요리하고 맛보면서 이들 사이에 잠시 동안 놓였던 긴장과 갈등의 벽은 한순간에 사라진다. 풍족하진 않지만 음식을 사이에 놓고 대화가 오가면서 한때 거리감이 있었던 세 사람 주위엔 훈풍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날이 밝은 다음날 아침, 박명수는 "브런치 같은 거 없냐, 형님 토스트 좀 해줘요"라며 자연인을 상대로 애교 섞인 투정을 피울 만큼 짧은 친밀함을 키웠다. 이에 자연인은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순비기 나무'를 넣고 끓인 물로 두 도시인에게 반신욕(?)의 자리도 마련해준다. 비록 1박2일간의 짧은 무인도 생활이었지만 박명수와 하하에겐 모처럼의 만남이었을 뿐만 아니라 힐링의 시간이기도 했다.

훈훈함과 분노(?) 공존한 <무도> 시절 회상​
 
 지난 7일 방영된 '안싸우면 다행이야'의 한 장면

지난 7일 방영된 '안싸우면 다행이야'의 한 장면 ⓒ MBC

 
그런데 7일 <안싸우면 다행이야> 방영분에서 의외의 관심을 모은 장면은 따로 있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박명수와 하하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고 이야기의 흐름은 자연스레 <무도> 시절로 이어졌다. 비록 <무도>가 종영한 지 3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MBC 유튜브 공식 채널에선 그때의 명장면을 재편집한 영상들이 계속 생산되면서 꾸준히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여전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를 두고 박명수는 "무도 안 한 지 벌써 3년인데 (유튜브를 보면) 계속 나오니까 사람들이 이야기를 한다"며 "편집이 되어 나오니까 내가 많이 나온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반면 하하는 "그때를 생각하면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  나이 많은 명수 형을 아버지라고 놀렸을 때가 엊그제였는데 이젠 내가 그 나이가 되었다" 면서 그 시절을 회상하기도 한다.

이어 하하는 "그때 형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생각해서 기분이 너무 이상하더라. 위로가 되는 게 형이 계속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형들이 좋다"고 박명수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물론 예능 고수들인 두 사람의 대화가 감동스럽게 마무리 될리는 만무했다. 

비록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이지만
 
 지난 7일 방영된 '안싸우면 다행이야'의 한 장면

지난 7일 방영된 '안싸우면 다행이야'의 한 장면 ⓒ MBC

 
​박명수가 "사실 <무도> 이후론 다함께 모인 적이 없다.  끝나고선 만난 적이 없네"라고 말을 건네자 하하는 당황함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에 박명수는 "너희들끼리 나만 빼고 만났구나"라며 분노(?)를 표출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연락 왜 자주 안하냐?"고 구박을 하자 "연락을 왜 SNS 댓글로 하냐?"는 하하의 일침이 이어진다. 이들의 티격태격 케미는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추억과 함께 웃음을 유발하기 충분했다.

지금도 유재석은 같은 시간대에 김태호 PD와 더불어 <놀면 뭐하니?>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예능 1인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다른 멤버들 또한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시청자들을 위한 좋은 웃음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에게 <무한도전>은 여전히 첫사랑과 같은 존재로 남아 있다. 

아직도 <놀면 뭐하니?> 관련 영상물에는 <무도>를 이야기하는 시청자들의 댓글이 꾸준히 이어진다. 그만큼 <무도>가 우리의 삶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을 뿐만 아니라 마음 속 한 자리를 채워주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그 시절 그대로 돌아갈 수 없음을 두 사람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도 알고 있지만 그때의 즐거웠던 기억이 어디 쉽게 잊혀질 수 있겠는가.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안싸우면다행이야 박명수 하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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