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이승우가 2018 아시안게임 16강 이란전에서 골을 넣은 이후 포효하고 있다.

▲ 이승우 이승우가 2018 아시안게임 16강 이란전에서 골을 넣은 이후 포효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코로나19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김학범호 명단에 새로운 이름이 눈에 띄었다.
 
오는 13일(이하 한국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막하는 U-23 친선대회에 출전할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25명 명단에 이승우가 포함됐다.
 
한국 U-23 대표팀은 13일 오전 3시 이집트, 14일 오후 10시 브라질과 차례로 격돌한다.
 
김학범-이승우, 2년 전 스승과 제자의 좋은 인연
 
이승우는 10대부터 큰 주목을 받으며 대표팀에서 여러 대회에 출전했다. 2014 U-17 월드컵, 2017 U-20 월드컵을 경험한 이승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AFC 아시안컵에 연이어 출전한 바 있다.
 
특히 이승우의 활약상이 가장 두드러진 것은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다. 당시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은 이승우를 발탁한 바 있다.
 
당시 이승우는 대회 초반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했다. 와일드 카드로 발탁된 황의조, 손흥민이 우선적으로 기회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승우의 진가는 토너먼트에서 발휘됐다. 16강 이란전 1골, 4강 베트남전 2골을 터뜨리며, 결승 진출에 기여했다.
 
그리고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환상적인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작렬해 2-1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광고판 위에 올라가서 세레머니를 펼치던 모습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승우는 김학범 감독이 부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요할 때 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 대회 4골을 터뜨린 이승우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군 면제 혜택을 받았다.

 
김학범 감독 한국 U-23 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이승우를 깜짝 발탁하며 화제를 모았다.

▲ 김학범 감독 한국 U-23 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이승우를 깜짝 발탁하며 화제를 모았다. ⓒ 대한축구협회

 
 
화려하게 부활한 이승우, 김학범 감독 눈도장 찍을까
 
사실 이승우는 축구팬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은 유망주였다. 2011년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하며 팀 내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2017년 바르셀로나 성인팀 승격에 실패한 이승우는 이탈리아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하며 본격적인 유럽 무대 프로 1군 커리어를 시작했다. 빅리그 무대에서 생존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2시즌 동안 44경기에 출전해 2골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승우는 지난 시즌 헬라스 베로나에서의 생활을 마감하고, 다소 생소한 벨기에리그 신트트라위던으로 이적해 눈길을 끌었다.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한 도전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팀 내 구단과 감독의 갈등으로 인해 이승우가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마르크 브라이스 감독은 이승우를 벤치 명단에서도 제외시키며 철저하게 외면했다. 이승우의 데뷔전은 21라운드에서야 이뤄졌다. 결국 지난 시즌 4경기 출전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하지만 올 시즌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케빈 머스캣 신임 감독 체제 아래 이승우는 주전으로 도약하며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다. 올 시즌 9경기 가운데 일곱 차례 선발로 나섰으며, 2골을 기록했다. 2선 왼쪽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발한 전진 드리블과 공간 침투를 선보이며, 팀 내 입지를 넓히는데 성공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이승우는 처음으로 김학범호에 승선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승우는 대표팀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는 이름이었다. 팬들의 기대와 달리 이승우의 커리어는 하향세를 그리고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서 지난해 6월 이란전 출전 이후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학범 감독 역시 이승우을 한 차례도 발탁하지 않았다. 지난 1월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한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 김학범호의 공격진은 오세훈, 엄원상, 이동준, 조규성, 정우영, 김대원으로 구성된 바 있다.
 
김학범 감독은 여전히 이승우를 머릿속에서 지우지 않았다. 2년 전 아시안게임에서의 좋은 기억, 최근 부활의 날갯짓을 핀 이승우의 기량을 높게 평가한다는 방증이다. 이승우의 특유의 번뜩임과 천재성은 현재 김학범호 공격진에 큰 활력소가 될 수 있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 2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유럽파를 평가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선발했다"라며 "기존 선수들과 어울려 플레이할 수 있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평가전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11월 대표팀 소집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번 U-23 친선대회에 출전하는 이집트, 브라질은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팀이다. 김학범호가 조직력을 가다듬는데 있어 최적의 상대다.
 
과연 이승우가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잡고,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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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김학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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