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9-7 두산의 승리로 끝나며 두산이 kt 위즈와 치르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날 승리한 두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2020.11.5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9-7 두산의 승리로 끝나며 두산이 kt 위즈와 치르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날 승리한 두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2020.11.5 ⓒ 연합뉴스

 
두산이 LG의 추격을 뿌리치고 가을야구 첫 관문을 통과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때려내며 9-7로 승리했다. 4회초까지 8-0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던 두산은 4회부터 6회까지 7점을 허용하며 역전의 위기를 맞았지만 마지막 한 점을 지켜내며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두산은 팀 내 최고참 타자 오재원이 결승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로 2타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고 오재일은 4회 두산의 포스트시즌 첫 번째 아치를 그려냈다. 마운드에서는 박치국이 1이닝 무실점, 마무리 이영하가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켰다. 두산은 3일을 쉬고 오는 9일부터 정규리그 2위 kt 위즈와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할 예정이다(올 시즌은 플레이오프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전 경기를 치른다).

두산의 빅이닝과 백투백 홈런으로 시작된 LG의 추격

두산은 1차전에서 크리스 플렉센의 6이닝 11탈삼진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4-0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두산은 2차전에서도 시즌 마지막 10번의 등판에서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64(71.1이닝 13실점)를 기록했던 20승 투수 알칸타라를 선발로 내세운다. 1차전 승리의 기세를 모아 2차전에서 시리즈를 조기에 끝내 버리겠다는 김태형 감독과 두산 선수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1차전에서 득점은커녕 3루 베이스 한 번 밟아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한 LG는 벼랑 끝에 몰렸다. LG는 지난 10월 4일 kt 위즈전 이후 한 달 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타일러 윌슨이 선발 등판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만큼 필요하다면 임찬규와 정찬헌까지 투입해 총력전을 벌여야 했다. 어차피 LG는 2차전에서 지면 그대로 시즌이 끝나기 때문에 무조건 승리를 챙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두산은 1회초 공격에서 정수빈의 안타와 호세 페르난데스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윌슨을 조기에 무너트릴 수 있는 기회에서 오재일의 병살타와 김재환의 1루 땅볼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LG 역시 1회 공격에서 알칸타라를 공략하지 못하고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1차전에 이어 아쉬운 타격이 계속 이어졌다. 특히 1차전에서 두 개의 삼진을 당했던 3번타자 김현수가 첫 타석부터 루킹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더했다.

1회 아쉬운 기회를 날렸지만 1차전에 이어 선취점은 두산의 몫이었다. 두산은 2회 허경민의 볼넷과 박세혁의 진루타로 만든 2사2루에서 1차전에 2안타2타점을 기록했던 오재원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트리며 선취점을 뽑았다. LG도 2회말 로베르토 라모스와 채은성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지만 김민성의 직선타가 더블아웃으로 연결되면서 좋은 기회가 날아가고 말았다.

3회에도 2사1,3루의 위기를 넘긴 두산은 4회 타선이 무서운 응집력을 발휘하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두산은 김재환의 볼넷과 허경민의 땅볼,도루로 만든 1사 2루 기회에서 박세혁, 김재호, 오재원, 박건우, 페르난데스의 안타와 정수빈의 희생플라이, 오재일의 투런홈런을 묶어 4회에만 대거 7점을 쓸어 담았다. LG도 4회 라모스와 채은성의 백투백 홈런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1점 차까지 추격 허용하고도 끝까지 리드 지켜낸 두산

LG는 5회 오지환의 좌전안타에 이어 김현수의 투런 홈런으로 다시 두 점을 추격했다. 1차전에서 삼진 2개와 내야안타 1개, 2차전 첫 타석에서도 삼진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김현수는 알칸타라를 상대로 큼지막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LG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김태형 감독은 5회 1사 후 알칸타라를 내리고 이현승을 마운드에 올리며 불펜싸움을 시작했지만 라모스가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순식간에 점수차를 3점으로 좁혔다.

두산은 8-5로 점수가 좁혀지자 1차전에서 좋은 투구를 선보였던 사이드암 최원준을 투입했고 최원준은 6회까지 2사까지 퍼펙트 투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LG는 6회 2사 후 신민재와 홍창기의 볼넷으로 만든 1,2루 기회에서 오지환이 주자 2명을 불러 들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한 점차로 바짝 따라 붙었다. 사실상 두산이 벌어놓은 8점의 리드가 거의 다 날아가 버린 것이다.

두산은 7회 1사1,2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LG 역시 라모스가 무사에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채은성의 병살로 기회가 무산됐다. LG의 류중일 감독은 8회 1사 후 마무리 고우석을 투입했고 두산의 김태형 감독도 8회 시작과 함께 마무리 이영하를 올리는 강수를 뒀다. LG는 8회 1사1,2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두산은 9회 고우석의 실책으로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그리고 이영하가 9회를 삼자범퇴로 막으면서 승리를 결정 지었다. 

1차전에서 9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재원이 멀티히트와 함께 귀중한 타점 2개를 기록할 때만 해도 어쩌다 타격감이 좋은 날이었다고 여기는 야구팬이 많았다. 하지만 오재원은 2차전에서도 8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2회 결승타가 된 선제 적시 2루타를 포함해 또 한 번 멀티히트와 함께 2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힘들이지 않고 영리한 밀어치기를 통해 또 하나의 안타와 타점을 추가했다.

후반기 35경기에서 2.4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박치국은 1차전에서 김태형 감독이 최원준을 중용하면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2차전 7회말 무사에 동점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박치국은 채은성을 3루수 앞 병살, 김민성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가볍게 위기를 넘겼다. 비록 투구수는 5개 밖에 되지 않았지만 두산을 플레이오프로 이끈 더 없이 중요한 5개의 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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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준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오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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