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O리그 준플레이오프가 4일 잠실구장에서 1차전으로 막이 오른다. 정규 시즌 3위 두산 베어스와 4위 LG 트윈스의 맞대결이다.

올해 준플레이오프는 코로나19로 인해 예년의 5전 3선승제에서 3전 2선승제로 단축되었다. 만일 1차전과 2차전 연승을 거두는 팀은 준플레이오프 2경기만 치르고 3일을 쉰 뒤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를 수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연장 13회까지 치른 LG보다 유리한 입장의 두산으로서는 준플레이오프를 빠르게 마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강력한 구위의 선발 원투 펀치 플렉센과 알칸타라가 1차전과 2차전에 차례로 출격하는 점도 두산이 우위인 이유다. 

두산은 베테랑 내야수 오재원에게 시선이 쏠린다. 올 시즌 두산의 주전 2루수는 813.2이닝 동안 2루수 수비를 맡은 최주환이었다. 오재원은 최주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59.2이닝 동안 2루수로 나섰다. 하지만 최주환은 정규 시즌 막판부터 오른쪽 발바닥 족저근막염에 시달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정상적인 선발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오재원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 있다. 

정규 시즌 오재원의 개인 성적은 초라한 것이 사실이었다. 타율 0.232 5홈런 27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688로 저조했다. 인플레이 시 타율을 나타내는 BABIP이 0.301로 시즌 타율에 비해 크게 높았음을 감안하면 오재원이 얼마나 부진했는지 드러난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0.08로 음수였다. 

▲ 두산 오재원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오재원은 타격의 기본인 선구 능력이 무너진 탓으로 풀이된다. 49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16개의 볼넷을 얻어 소위 '볼삼비'라 불리는 삼진 대비 볼넷이 0.33에 불과했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이 2018년의 15개이며 올해는 5개에 그쳤던 오재원이 타석에서 마치 거포처럼 큰 스윙으로 일관했다. 

2루수 수비도 예전만 못해 수비 범위가 좁아지고 불안해졌다. 2루수 수비의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는 최주환이 그럼에도 주전을 맡게 된 이유였다. 1985년생으로 만 35세 시즌을 치른 오재원이 공수에서 '에이징 커브'에 돌입했다는 시선을 피하지 못했다. 

오재원으로서는 올해가 지난해 정규 시즌 및 포스트시즌처럼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9년 그는 정규 시즌에서 타율 0.164 3홈런 18타점 OPS 0.538 WAR –0.55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했던 한국시리즈에는 타율 0.500에 홈런 없이 3타점 OPS 1.200으로 맹타를 휘둘러 두산의 4전 전승 우승에 힘을 보탰다. '큰 경기에는 역시 베테랑'이라는 야구 속설을 입증했다.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한 그가 지난 1월 말 3년 총액 19억 원으로 일반의 예상보다 후한 규모로 두산과 잔류 계약을 맺게 되는 밑거름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올 시즌 종료 뒤 두산은 투타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FA 자격을 취득한다. 모기업의 경영난까지 겹친 두산은 내년에 올해보다 더욱 약화된 전력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낸다. 올해가 두산 우승의 마지막 적기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오재원이 공수에서 맹활약해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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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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