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LCK의 여정이 담원의 롤드컵 우승으로 끝났다. 2020년 LCK는 다사다난했다. 시즌초반부터 '그리핀 사태'로 선수 불공정계약 문제가 불거지면서 팬들의 마음은 떠났고, 코로나 19로 진행도 힘들었다. 그러나 코로나 19에도 유일하게 진행된 e스포츠에 팬들은 돌아왔고, 담원은 LCK 첫 번째 우승에 이어 다시 한 번 LCK에게 롤드컵 우승컵을 안겼다.
 
'그리핀 사태'로 시작된 불공정 계약 논란

지난해 김대호(CvMax) 감독의 폭로로 시작된 선수 불공정 계약 문제, 일명 '노예 계약' 문제가 올해 초까지 화두가 됐고, e스포츠 선수 보호 표준 계약서 제정까지 이어졌다. 그리핀은 초비, 카나비, 도란 등을 떠나보냈고, 스틸에잇의 조규남, 서경종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핵심 선수를 잃은 그리핀은 스프링 시즌 최하위를 기록하며 강등됐고, 2021년 프랜차이즈에서 지원하지 않아 팀이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여름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승격 후 LCK 준우승을 기록하고, 2019년 스프링 시즌과 섬머 시즌 모두 정규시즌 1위, 롤드컵 8강을 이뤄냈던 그리핀은 기존 선수들의 잔류와 유칼, 내현 등의 선수 영입에도 20년 스프링 시즌 강등을 기록했다. 이후 2021년 프랜차이즈 신청도 하지 않으면서 '어나 더 레벨'이라 불리던 그리핀은 LCK의 자취 속에서 사라지게 됐다.
 
코로나 19, 그러나 유일하게 진행된 스포츠

올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번째 환자가 발생한 이후,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되며 모든 스포츠가 중단됐다. LCK는 스프링 시즌이 진행 중이었기에 무관중 경기로 진행해 1라운드를 마쳤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여러 스포츠들은 개막을 미뤘다. 하지만 이런 시기에 e스포츠만이 진행됐다. 중국 LPL처럼 숙소에서 진행해 스프링 시즌을 끝냈다.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됐을 때도 섬머시즌은 결승전을 숙소에서 치른 끝에 담원 게이밍이 첫 번째 LCK를 우승했다. 롤드컵도 중국 상하이로 합류한 팀들이 2주간 자가격리 이후 경기를 진행했고,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동안 단 1명의 확진자도 선수 중에 발생하지 않으면서 대회를 끝냈다. 심지어 결승전은 유관중 경기까지 진행하며 e스포츠는 올해 힘든 시기에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T1의 스프링 시즌 우승, 그러나 롤드컵 진출 실패

칸, 클리드가 떠난 T1의 부진이 예상됐으나 스프링 시즌 T1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스프링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칸의 자리는 신인 칸나가 완벽히 메우면서 로열로더의 길에 올랐고, 정글도 새로 영입된 커즈와 신인 엘림이 제 역할을 하면서 기존의 페이커-테디-에포트와 함께 LCK V9을 이뤄냈다.
 
그러나 섬머시즌 T1은 급격히 추락했다. 페이커 대신 클로저를 투입하며 세트 12연승을 기록하는 등 반전의 계기도 보였으나 정규시즌 4위를 기록했고, 플레이오프에선 아프리카 프릭스에 패하며 롤드컵 선발전으로 향했다. 롤드컵 선발전에서 구마유시, 엘림 등 신예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켰고, 아프리카 프릭스를 이기긴 했지만 젠지e스포츠에 패하면서 롤드컵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 중반 팀 간의 콜미스 문제, 악플 등 여러 이슈에 흔들리던 T1은 2018년도 롱주 게이밍에 이어 스프링 시즌 우승에도 롤드컵에 가지 못한 팀이 됐다.
 
미드 시즌컵 완패, 올해도 모두가 힘들다고 했었다

스프링 시즌이 끝나고 MSI(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가 취소된 상황에서 급작스레 열린 것은 지역별로 열린 미드시즌컵이었다. 한국의 LCK는 중국의 LPL과 스프링 시즌 1~4위팀이 출전해, 각각 4개팀씩 8팀이 대회를 치뤘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T1은 펀플러스 피닉스를 잡기는 했지만, 1승 2패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담원도 3위를 기록하며 탈락했다. DRX까지 B조에서 탈락하면서 4강전은 LPL 잔치가 됐다. TES가 JDG를 잡고 우승을 차지했다.
 
롤드컵 이전 마지막 국제대회였고, 당시 '황부리그' LPL의 잔치가 되면서 올해도 LCK의 왕좌탈환은 어려워 보였다. 특히 경기력 차이가 압도적이었고, 스프링 시즌 우승팀 T1은 조 최하위, 2위인 젠지도 유일하게 4강에 올랐으나 완패하며 실력격차를 보여줬다. 그렇기에 모두들 롤드컵 우승은 또다시 LPL의 것이 될거라 예상했다.
 
고스트 합류 이후 달라진 담원, 첫 LCK 우승에 이어 롤드컵 탈환까지

스프링 시즌 4위, 미드시즌컵 3위까지만 해도 담원의 LCK 우승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섬머시즌 2라운드부터 빠른 경기템포와 교전 완승을 바탕으로 상대팀들을 완파해냈고, 고스트 합류 이후 약점으로 주목받던 하체가 제몫을 해내면서 다양한 경기 승리패턴이 완성됐다. 상대팀들은 담원을 상대로 28분이면 넥서스가 깨졌고, 그나마 길게버틴 T1도 30분이 조금 넘어 넥서스가 깨졌다.
 
압도적 경기력을 선보인 담원은 LCK 결승전에서 지난 3번의 결승동안 이어진 '결승직행팀 준우승' 징크스를 깨고 DRX를 3대 0으로 잡으며 첫 번째 LCK 우승컵을 가져갔다. 이후 롤드컵에서 TES, JDG와 함께 우승 후보로 군림하며 그룹스테이지에서 압도적 경기력을 선보였고, 8강에서 DRX를, 4강에선 작년에 탈락을 안겨준 G2를 잡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에서도 쑤닝 게이밍을 상대로 3:1 승리를 거두면서 첫 번째 롤드컵 우승을 가져갔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섬머시즌 우승을 통해 기대로 바꿨고, 그 기대의 무게를 롤드컵 우승으로 LCK의 3년만에 롤드컵 탈환을 이뤄냈다.
 
프랜차이즈화 되는 2021년, LCK는 더 밝은 미래를 그린다

2020년 롤드컵을 우승한 LCK는 2021년부터 새롭게 바뀐다. 타 리그와 같이 프랜차이즈화가 되고, 지원한 팀들은 가입비 100억 원을 내고 새로운 수익배분 구조를 갖는다. 프랜차이즈화가 되면 LCK도 LPL, LCS, LEC와 같이 자금경쟁력을 갖게 되며, 해외팀으로의 좋은 선수 유출도 막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LCK 담원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선수들의 가치는 더욱 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화로 10개 팀이 이적시장에서 좋은 선수 영입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 국내 선수 영입 경쟁과 팀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다시 왕좌에 앉은 LCK가 앞으로도 다시 최고의 리그를 유지할지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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