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O리그에서 1위 탈환을 노리는 LG 트윈스가 8연승에 실패했다.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에서 6-12로 크게 패했다. 

패인은 선발 이민호의 난조였다. 이민호는 1.1이닝 11피안타 2피홈런 1볼넷 10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의 불명예 기록도 세웠다. 

1회 말 선취점이자 결승점으로 연결된 2사 1루에서 이대호의 적시 2루타는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한 탓도 있다. 우익수 이형종이 안전하게 단타로 처리하지 않고 무리하게 노바운드 캐치를 시도하다 뒤로 빠뜨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후 이민호는 아웃카운트 한개를 남겨놓고 5피안타 1볼넷으로 6실점해 초반에 승기를 내줬다. 2회말에는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고 조기 강판되었다. 

이민호는 올 시즌 4승 3패 평균자책점 4.71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24를 기록 중이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리 기준)은 1.0이다. 2001년 8월생으로 만 19세의 고졸 신인인 그가 시즌 기록만 놓고 보면 선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8월 이후로 국한하면 이민호의 지표는 사뭇 달라진다. 4경기에서 2승 1패를 거두는 동안 평균자책점 10.80 피OPS 1.001로 매우 좋지 않다.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을 나타내는 FIP는 5.59로 평균자책점 10.80보다는 훨씬 낮아 이민호가 불운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5.59의 FIP부터 근본적으로 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8월을 전후해 이민호는 투구 스타일의 변화가 드러난다. 개막 이후 7월까지는 9이닝당 평균 삼진이 6.60, 볼넷이 4.40이었고 피안타율은 0.202였다. 강력한 구위를 앞세우며 삼진을 많이 잡는 대신 볼넷도 적지 않아 제구가 다소 불안한 측면이 있었다. 대신 안타는 적게 맞았다. 

▲ LG 이민호 2020시즌 주요 기록
   
하지만 8월 이후에는 9이닝당 평균 삼진이 4.50, 볼넷이 2.25인 가운데 피안타율은 0.374다. 7월 이전과 비교해 볼넷을 적게 내주는 대신 삼진이 줄었고 피안타율이 높아졌다.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걸며 볼넷을 줄이려 했지만 많은 안타를 얻어맞고 있다고 풀이된다. 전반적인 지표를 통해 구위 저하가 드러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민호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조합을 앞세운다. 하지만 둘 모두 스피드가 비슷해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근에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단조로운 투 피치에서 벗어나려 커브를 활용하나 완성도가 떨어져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7일 경기에서도 롯데 타자들은 이민호의 커브가 다소 높게 형성되자 쉽게 공략하는 모습이었다. 

일각에서는 한동안 신인왕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이민호가 한계를 노출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지적한다. 고졸 신인으로서 시즌 내내 호투를 이어가기는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열흘 간격으로 등판하는 이민호가 한 번 정도 로테이션을 거르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문제는 치열한 상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가 선발진에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7월 말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차우찬은 아직 구체적인 복귀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다. 선발진에서 가장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외국인 투수 켈리는 피로 회복을 위해 현재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 있다. 

최근에는 우천 취소로 인해 경기 일정이 불규칙해져 임시 선발을 활용할 가능성마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민호의 부진은 LG에 새로운 고민을 안기고 있다. 7일 부진으로 사실상 신인왕에서 멀어진 이민호가 남은 기간 구위를 되찾아 LG의 1위 도전에 공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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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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