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이야 지난 2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 말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3루 주자 삼성 팔카가 홈에서 아웃되고 있다.

▲ 아웃이야 지난 2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 말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3루 주자 삼성 팔카가 홈에서 아웃되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이 LG를 3연패의 늪에 빠트리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허삼영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7안타를 터트리며 4-3으로 승리했다. 지난 21일부터 SK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에게 3연패를 당하며 침체에 빠져 있던 삼성은 한화 이글스에게 연패를 당한 LG를 제물로 연패에서 탈출했다(42승1무48패).

삼성은 선발 벤 라이블리가 5이닝4피안타5사사구7탈삼진3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6회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0.2이닝을 던진 임현준이 시즌 첫 승을 챙겼다. 타선에서는 강민호가 선제 투런 홈런을 터트렸고 박해민도 멀티히트와 함께 2득점을 적립했다. 하지만 역시 이날 경기 삼성의 영웅은 KBO리그 데뷔 두 번째 경기 만에 결승 홈런을 터트린 삼성의 새 외국인 선수 다니엘 팔카였다.

스미스-나바로-러프,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은 외국인 거포들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부터 작년까지 삼성 라이온즈에선 총 13명의 외국인 타자가 활약했다. 이승엽, 양준혁, 마해영, 최형우(KIA 타이거즈),박석민(NC 다이노스) 등 전통적으로 뛰어난 국내 타자들이 즐비했던 삼성은 타자보다는 주로 투수를 위주로 영입했기 때문에 외국인 타자가 그리 많지 않다(특히 선동열 감독 시절에는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삼성의 외국인 타자들은 주로 뛰어난 장타력을 갖춘 거포 유형의 선수들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1999년 삼성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타자로 활용했는데 삼성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는 도루 2위(47개)를 기록한 빌리 홀보다는 40홈런을 때린 찰스 스미스였다. 2000년에 활약했던 훌리오 프랑코 역시 거포 유형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22홈런110타점으로 충분히 뛰어난 장타력을 과시했다.

2002 시즌을 앞두고 사상 초유의 2:6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던 대형 유격수 틸슨 브리또는 2002년 타율이 .283로 떨어졌지만 유격수 포지션임에도 25홈런90타점89득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2000년부터 2004년까지 SK와 삼성에서 5년 동안 95홈런을 기록한 브리또는 2005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17홈런을 때리며 KBO리그에서 통산 112홈런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활약했던 야마이코 나바로는 단 2년 동안 타율 .297 79홈런235타점244득점47도루라는 엄청난 성적을 남겼다. 나바로 이후 2루수 한 시즌 최다 홈런이 2018년의 안치홍(롯데 자이언츠)과 앤디 번즈의 23개 임을 고려하면 나바로가 세운 2루수 최다 홈런기록(48개)은 '불멸'로 남을 확률도 적지 않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3년 간 활약한 다린 러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역시 삼성팬들이 잊을 수 없는 외국인 타자다.

반면에 높은 이름값만 믿고 영입했던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3회 출전에 빛나는 카를로스 바에르가(2001년)가 그랬고 보스턴 레드삭스의 5번 타자였던 트로이 오리어리(2004년)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믿을거야, 가코 믿을거야"라는 유행어(?)만 남기고 초라하게 한국을 떠났던 라이언 가코(2011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이너리그 통산 136홈런의 거포, 한국서도 홈런 신고

작년 시즌이 끝나고 허삼영 감독이 부임한 삼성은 하락세를 보이던 러프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빅리그 5년 경력의 내야수 타일러 살라디노를 영입했다. 살라디노는 내야 전 포지션은 물론 경우에 따라 코너 외야 수비까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다. 전력분석팀장 출신의 허삼영 감독이 부임한 만큼 외국인 선수의 한 방에 의존하는 '빅볼'보다는 다양한 작전을 통해 점수를 뽑아내는 '스몰볼'을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듯한 외국인 타자 영입이었다.

하지만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살라디노의 활약은 삼성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타율 .280 6홈런27타점의 평범한 성적은 타 팀의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했을 때 크게 내세울 것이 없었고 무엇보다 허벅지와 허리 등 잦은 부상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결국 삼성은 5강 싸움을 이어가기 위해 좀 더 꾸준하게 활약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살라디노를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지난 7월29일 살라디노를 대신할 새 외국인 선수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2년 동안 활약했던 좌타 거포 다니엘 팔카를 영입했다. 2018시즌 빅리그에서 27홈런을 때리기도 했던 팔카는 마이너리그 통산 홈런이 136개에 달할 정도로 장타력이 검증된 선수다. 삼성이 허삼영 감독 부임 후 살라디노라는 '시행착오'를 거쳐 다시 팀 색깔에 가장 잘 어울리는 거포를 영입한 것이다.

자가격리를 거친 후 지난 23일 롯데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팔카는 2타수 무안타 2볼넷으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하지만 팔카는 25일 LG전에서 결승홈런을 터트리며 삼성 타선의 새로운 기둥으로 떠올랐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KBO리그 첫 안타를 신고한 팔카는 3-3으로 맞선 6회 LG선발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91경기에서 82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는 삼성은 팀 홈런 부문에서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러 있다. 강민호가 14홈런, 김동엽이 10홈런을 기록하고 있지만 팀 내 '거포'로 분류할 수 있는 타자가 턱 없이 부족하다. 삼성 같은 팀은 라인업에 거포가 들어가냐에 따라 타선의 무게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역시 삼성에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는 외국인 거포가 필요하고 팔카는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적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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