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7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원 1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포항의 골키퍼 강현무 선수.

26일 오후 7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원 1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포항의 골키퍼 강현무 선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장에서 보기 드문 골키퍼의 어시스트 기록이 또 하나 나왔다. 대구 FC 골키퍼 구성윤이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 게임(7월 26일 오후 7시)에서 세징야의 추가골을 도운 것이다. 그런데 이 진귀한 기록이 이번 시즌 두 번째라는 사실이 놀랍다. 포항 스틸러스 골키퍼 강현무가 지난 6라운드(6월 13일)가 열린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동료 골잡이 일류첸코의 첫 골(40분)을 도운 적이 있다. 바로 그가 마침내 K리그 통산 기록 100번째 게임을 뛰며 팀을 3위로 끌어올렸다.

김기동 감독이 이끌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가 26일 오후 7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원 1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홈 게임에서 1-1로 비겼다. 상주 상무와 같은 승무패 기록으로 승점(24점)이 같지만 상주보다 11골이나 더 넣은 득점(26득점) 기록에서 앞서며 포항이 3위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100번째 GK 강현무와 2번째 GK 김동헌

상대 팀 인천 유나이티드가 현재 꼴찌 팀이기는 하지만 최근 게임 운영 능력이 올라오면서 시즌 첫 승리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러한 의지를 막아내기 위해 골키퍼 강현무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5월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두 팀이 먼저 만났을 때 포항이 4-1로 완승을 거뒀기 때문에 이 게임도 쉬워 보였지만 바닥을 짚고 일어서려는 인천 선수들의 의지가 더 강했다. 

게임 시작 후 10분 만에 인천의 역습이 돋보였다. 김준범의 얼리 크로스가 왼쪽 측면에서 날카롭게 뻗어온 것이다. 하지만 포항 골키퍼 강현무는 크로스 궤적을 정확하게 읽고 몸을 날려 쳐냈다. 바로 이어진 인천의 공격에서 김도혁의 기습적인 왼발 발리슛이 날아왔지만 이것도 강현무가 날아올라 걷어냈다.

2015년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받아들고 프로 선수로서 이름을 올렸지만 강현무는 두 시즌 동안 K리그 데뷔 기회를 얻지 못했다. 신화용이라는 베테랑 골키퍼가 포항의 골문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2년 이상을 기다린 끝에 강현무에게 드디어 K리그 데뷔 게임의 기회가 찾아왔다. 2017년 3월 12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광주 FC와의 홈 게임이 그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로 남아 있다. 마침 게임도 양동현(현 성남 FC)의 멀티 골로 2-0으로 이겼으니 포항의 새 골키퍼 강현무가 데뷔전에서 클린 시트를 기록한 것이다.

그 활약 덕분에 강현무는 실질적인 첫 시즌(2017년)을 보내며 26게임 족적을 남겼고, 바로 이날(2020년 7월 26일) 감회가 남다른 100번째 게임 장갑을 꼈으며 포항의 귀중한 승점을 지켜낸 것이다.

강현무는 시즌 첫 승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인천에게 먼저 골을 내줬다. 필드 골이 아니라 페널티킥 실점(29분, 스테판 무고사)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포항으로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실점 후 단 5분만에 멋진 역습 패스 궤적을 그리며 동점골을 뽑아낸 것이다. '일류첸코-최영준-이광혁-팔라시오스-이광혁-일류첸코'로 이어지는 경쾌한 흐름을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수들이 도저히 막아내지 못했다.

100게임 경력의 강현무 골키퍼와는 달리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은 이제 두 번째 게임 기록을 찍기 시작한 김동헌이 지켰는데, 일류첸코에게 동점골을 내준 직후에 곧바로 역전골 위기까지 닥쳤지만 일류첸코의 감각적인 오른발 방향 전환 슛을 다리로 막아내는 큰 활약을 남겼다.

강현무, 인천의 시즌 첫 승 의지 날려버려

후반전 득점 없이 1-1로 게임이 끝난 것을 감안하면 양쪽 골문을 지킨 골키퍼들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해냈는가 알 수 있다. 후반전에 양 팀 벤치에서는 적극적인 선수 교체로 상대의 빈 틈을 노렸지만 골키퍼들의 활약 앞에 결승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59분에 인천 유나이티드의 프리킥 세트 피스가 빛났다. 왼쪽 측면에서 미드필더 김준범이 오른발로 올린 프리킥을 수비수 양준아가 골문을 등진 채 머리로 살짝 방향을 바꿨지만 포항 골키퍼 강현무는 역동작에도 불구하고 왼손을 뻗어 그 공을 날려버렸다. 

63분에도 인천 유나이티드의 역습 패스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까지 만들어냈지만 포항 골키퍼 강현무의 침착한 각도 줄이기가 상대를 주춤거리게 만들었다. 김준범의 날카로운 전진 패스로 안진범이 강현무와 1:1로 맞서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면서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강현무가 과감하게 달려나와 각도를 줄이는 바람에 안진범은 슛 타이밍을 잡지도 못한 것이다.

73분에도 인천 미드필더 김도혁이 왼발로 감아찬 오른쪽 코너킥이 위력적으로 날아들었지만 강현무 골키퍼가 침착하게 솟구쳐 올라 그 공을 쳐냈다. 포항 벤치에서 후반전 선수 교체를 통해 공격형 미드필더 팔로세비치, 심동운, 남준재를 차례로 들여보냈지만 오히려 인천 유나이티드의 역습에 밀린 것을 감안하면 강현무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 덕분에 그나마 승점 1점을 지켜내며 상주를 밀어내고 3위 자리에 오른 셈이다.

이제 포항은 주중 열리는 FA(축구협회)컵 8강(7월 29일 오후 7시 30분, vs FC서울) 어웨이 게임을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간 다음, K리그 원 14라운드를 위해 다음 달 1일(토) 오후 7시 전주성에서 2위 전북을 만난다. 인천 유나이티드 FC도 같은 날 오후 8시 광주 FC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으로 불러들인다.

2020 K리그 원 13라운드 결과(26일 오후 7시, 포항 스틸야드) 

포항 스틸러스 1-1 인천 유나이티드 FC [득점 : 일류첸코(34분,도움-이광혁) / 스테판 무고사(29분,PK)]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
FW : 일류첸코
AMF : 송민규(59분↔팔로세비치), 팔라시오스(83분↔남준재), 이광혁(69분↔심동운)
DMF : 최영준, 오닐
DF : 김상원, 김광석, 하창래, 권완규
GK : 강현무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
FW : 스테판 무고사
AMF : 김준범(68분↔송시우), 안진범(81분↔오반석), 지언학
DMF : 김도혁, 문지환
DF : 강윤구(56분↔박대한), 양준아, 이재성, 정동윤
GK : 김동헌

2020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32점 10승 2무 1패 32득점 9실점 +23
2 전북 현대 29점 9승 2무 2패 21득점 8실점 +13
3 포항 스틸러스 24점 7승 3무 3패 26득점 15실점 +11
4 상주 상무 24점 7승 3무 3패 15득점 16실점 -1
5 대구 FC 22점 6승 4무 3패 25득점 16실점 +9
6 강원 FC 15점 4승 3무 6패 16득점 20실점 -4
7 부산 아이파크 15점 3승 6무 4패 14득점 17실점 -3
8 성남 FC 14점 3승 5무 5패 9득점 14실점 -5
9 수원 블루윙즈 13점 3승 4무 6패 13득점 16실점 -3
10 광주 FC 11점 3승 2무 8패 10득점 19실점 -9
11 FC 서울 10점 3승 1무 9패 10득점 29실점 -19
12 인천 유나이티드 FC 5점 5무 8패 7득점 19실점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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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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