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여배우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의 타계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할리우드 여배우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의 타계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할리우드 영화계의 전설적인 여배우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가 10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각) 드 하빌랜드는 은퇴 후 여생을 보내던 프랑스 파리의 자택에서 숨졌다.

드 하빌랜드는 1916년 일본 도쿄에서 영국인 부모 아래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뒤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배우의 꿈을 키웠다. 1935년 <한여름 밤의 꿈>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그는 4년 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멜라니 해밀턴 윌크스 역을 연기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들에겐 각자의 몫이 있다>와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로 두 차례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드 하빌랜드는 1930~40년대 할리우드 황금기를 이끌었던 배우로 손꼽힌다. 

그는 당시만 해도 마땅한 것으로 여겨지던 대형 영화사들의 횡포에 정면으로 맞선 배우로도 유명했다. 메이저 영화사들은 배우에게 역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활동을 중단시키고 계약 기간에서도 뺐다.

할리우드판 '노예 계약'에 반기 든 여배우
 
 할리우드 여배우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의 타계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할리우드 여배우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의 타계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그러나 드 하빌랜드는 워너브라더스가 자신에게도 일방적으로 6개월 동안 활동을 중단시키고 계약 기간도 연장하려고 하자 법정 투쟁을 벌여 승리했고, 이는 배우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CNN은 "드 하빌랜드는 최고의 여배우였고, 스크린 밖에서도 매우 중요한 업적을 세웠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유명 여배우 베티 데이비스는 자서전에서 "할리우드의 모든 배우는 드 하빌랜드에게 빚을 지고 있다"라고 적기도 했다.

배우로 50년 넘게 활동하다가 1988년 은퇴한 드 하빌랜드는 프랑스로 이주해 여생을 보냈고, 2010년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다.

또한 여동생인 조앤 폰테인도 배우로 활동하며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서스픽션>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나, 자매 사이가 나빠 의절한 것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 할리우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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