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SK에 함께 영입된 윤석민과 채태인

올시즌 SK에 함께 영입된 윤석민과 채태인 ⓒ SK 와이번스

 
지난해 타선 약화로 인해 우승을 놓친 SK 와이번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두 명의 베테랑 선수를 영입했다. 허도환+2억으로 kt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윤석민을, 2차 드래프트로 채태인을 영입하면서 내야 백업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당시 이 영입은 SK 팬들에게 있어 열띤 토론거리가 됐다. 영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두 선수의 나이대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윤석민은 85년생, 채태인은 82년생으로 앞으로 하락세만 남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실제로 두 선수는 작년에 재작년 대비 절반가량의 출전 기회만 받으면서 커리어로우를 기록했다. 

채태인은 59경기에 나서 타율 0.252 OPS 0.709, 윤석민은 63경기에 나서 타율 0.231 OPS 0.548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여줬다. 장타력 감소는 더욱 두드러졌다. 윤석민은 2018년 홈런 19개에서 2019년에는 단 2개, 채태인은 15개에서 5개로 홈런 개수가 급감했다.

▲ SK 윤석민과 채태인의 7월 타격 성적
 
 SK 타자들의 7월 주요 성적(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SK 타자들의 7월 주요 성적(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팀 타선 보강에 있어 두 베테랑 타자들의 영입은 윈나우 전략으로 보였지만 이러한 불안함 때문에 당장 이번 시즌에도 두 선수가 얼마나 활약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영입 이유 만큼은 확실했다.  

앞서 언급했듯 지난해 SK는 팀 공격력에 있어 큰 문제를 겪었다. 특히 1위 싸움이 한창이던 후반기에 팀 주요 선수들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후반기 팀 타율은 0.247로 8위에 불과했고, 팀 홈런 역시 31개로 7위였다. 홈런 공장으로 불렸던 SK의 타선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부진이었다.

특히 SK 타선의 핵심으로 볼 수 있는 로맥과 최정의 체력 유지가 관건이었다. 두 선수는 나란히 내야의 핫코너인 1루와 3루를 맡고 있는데, 해당 포지션에 적합한 백업 선수가 없어 수비에서도 더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면에서 윤석민과 채태인의 영입은 나란히 3루와 1루의 백업 역할을 하면서 공격 부분에서도 보탬을 줄 수 있었기에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절한 전력 보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막상 시즌에 돌입하자 두 선수 모두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시즌 개막 전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윤석민은 개막전부터 6번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으나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SK 염경엽 감독은 개막전 이후에도 대타로 거의 매 경기에 그를 출전시키며 한 방을 기다렸다. 하지만 5월 한 달간 윤석민은 10경기 20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심지어 그 2안타마저 5월 12일 LG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나왔을 뿐, 나머지 9경기에서는 모두 무안타에 그쳤다. 
 
 최근 1군에 복귀해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윤석민

최근 1군에 복귀해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윤석민 ⓒ SK 와이번스

 
채태인은 무언가를 보여주기도 전에 옆구리 부상을 당하며 한 달 이상의 재활 과정을 거쳤다. 그 역시도 부상 전에는 1안타에 그쳤고, 부상 복귀 후 4경기에서도 단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대타 자원으로서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7월 전까지 윤석민은 37타수 4안타 타율 0.108, 채태인은 13타수 1안타 타율 0.083을 기록하며 팀 공격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당장의 전력 보강을 위해 데려온 두 선수가 부진을 거듭하는 사이, 팀도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7월 들어 두 선수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윤석민은 7월 월간 타율 0.273을, 채태인은 타율 0.364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두산전에선 두 선수가 나란히 5타점을 합작했다. 윤석민은 1루수 겸 6번타자로 나서 멀티히트 경기를 펼쳤고, 채태인은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바탕으로 지명타자 겸 4번타자로 나서며 클린업 트리오에 배치됐다. 

특히 채태인은 최정에 이어 7월 팀 내 타점 2위(11타점)에 오르며 팀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17일에는 채태인이 대타로 나와 극적인 결승타를 터트리기도 했다.
 
두 베테랑이 타격감을 되찾자 SK의 팀 타선 운용도 한결 숨이 트이는 모습이다. 여전히 로맥이 부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SK 박경완 감독대행은 최정을 중심으로 채태인과 윤석민을 지명타자와 1루수로 적재적소 활용하며 타선을 짜고 있다. 둘 중 한 선수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더라도 대타 자원이 있다는 계산을 코치진에 주고 있다.
 
 최근 중심타선에 배치되며 팀 공격의 핵심으로 떠오른 채태인

최근 중심타선에 배치되며 팀 공격의 핵심으로 떠오른 채태인 ⓒ SK 와이번스

 
SK는 공격력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으로 킹엄의 대체 용병으로 타자 타일러 화이트를 택했다. 화이트가 자가격리를 마치면 1루수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로맥은 좌익수로 포지션을 옮길 예정이다. 3루에선 최정이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윤석민과 채태인의 선발 활용은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애초에 두 선수의 영입은 플랜 A보다 플랜 B에 가까웠다. 두 선수가 번갈아 지명타자로 나올 수도 있고, 중요한 상황에서 꺼내 들 수 있는 대타 자원 1순위로도 활용될 수 있다. 점점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경쟁을 펼쳐야 하는 입장이지만, 지금 같은 활약만 유지한다면 두 베테랑의 영입은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야구 인생의 황혼기에 다다르고 있는 윤석민과 채태인.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SK로 팀을 옮김과 동시에 절치부심하며 점점 제 컨디션을 되찾고 있다. SK가 굉장히 어려운 이번 시즌을 겪고 있는 가운데, 두 베테랑이 팀을 잘 이끌며 본인들의 성적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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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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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승호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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