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형제 야구선수 유민상과 유원상(사진=KIA, kt)

올시즌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형제 야구선수 유민상과 유원상(사진=KIA, kt) ⓒ 케이비리포트

 
같은 종목에서 뛰고 있는 형제 선수는 국가와 종목을 막론하고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아무래도 먼저 스포츠에 입문한 형을 따라 동생이 같은 종목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형제다 보니 우수한 운동 신경을 닮아 프로에 나란히 진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KBO리그사를 돌아봐도 그간 적지 않은 수의 형제 선수가 있었다.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SK 와이번스의 최정과 최항은 더블 플레이를 합작해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고, 2010년 한국시리즈에서는 SK의 조동화와 삼성 라이온즈 조동찬이 상대팀 소속으로 우승을 놓고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그 중에서 올 시즌 KBO리그에서는 유독 눈에 띄는 형제 선수들이 있다. 바로 kt 위즈 투수 유원상과 KIA 타이거즈 타자 유민상이 그 주인공이다. 과거 MBC 청룡-해태 타이거즈-빙그레 이글스 등에서 뛰면서 강타자 겸 포수로 이름을 알렸던 유승안 경찰청 전 감독의 아들이기도 한 두 선수는 국내 프로야구 최초 삼부자 프로야구 선수로 이미 유명세를 떨친 바 있다.

하지만 프로에 입문한 이후에는 이들은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10년 넘게 프로 무대에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볼 수 있지만, 유씨 형제의 형인 유원상의 경우, 2006년 한화 이글스에 1차지명 될 당시의 기대치에 비하면 한참 밑도는 활약을 보였다.

특히, 지역 명문 천안북일고를 나와 한화의 1차지명을 받았지만,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지 못하고 여러 팀을 전전했다. 2011년 LG로 트레이드 되어 불펜 필승조로 활약을 해 국가대표에 뽑히기도 했지만 좋은 활약을 길게 이어나가지는 못했다. 이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 다이노스로 팀을 옮겼고, NC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지난해 방출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다.
 
 2012시즌 이후 유원상의 주요 기록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2012시즌 이후 유원상의 주요 기록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30대 중반의 나이라 은퇴를 택해도 이상할 것 없었던 상황에서 유원상은 kt에서 프로 생활을 이어나가는 도전을 택했다. 타팀에서 방출된 뒤 새롭게 팀을 구한 선수가 대부분 그렇듯이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1년만에 옷을 벗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유원상은 도전을 택했고, 현재까지 약점으로 지적받는 kt 불펜에서 버팀목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kt 입장에서 NC에서 방출된 유원상이 합류하지 않았다면 시즌 초반 불펜 붕괴로 인한 영향이 더 컸을 가능성이 높다.

동생인 유민상 역시 KIA에서 커리어하이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다. 형 유원상과 마찬가지로 2018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해 개인 3번째 유니폼인 KIA 유니폼을 입게 된 유민상은 지난 시즌 1군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올 시즌 타격 잠재력이 폭발하며 팀 타선의 해결사로 거듭났다.

유민상은 프로에 데뷔한 두산 시절부터 퓨쳐스리그에서 준수한 타격 실력을 보여줬지만, 1루수라는 포지션이 번번히 발목을 잡았다. 1루수는 외국인 타자들과 잠재적인 경쟁을 펼쳐야 하고 팀 중심타자에 걸맞은 파괴력을 보여야 하기에 신인급 선수가 자리를 꿰차기 어려운 포지션이기도 하다.
 
 2015시즌 이후 유민상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2015시즌 이후 유민상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올시즌 유민상은 터커의 재계약과 김주찬의 부상 등으로 개막전 주전 출전의 기회를 잡았으며, 그간 설움을 날려버리기라도 하듯 결정적인 타점을 종종 기록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선수 생활의 끝자락에서 부활한 유원상과 커리어하이를 새롭게 쓰고 있는 유민상형제는 2020시즌 나란히 기분 좋은 기록들을 써내려가고 있다. 특히, kt와 KIA가 맞붙었던 수원 경기에서는 유민상이 타석에 들어서자 불펜에서 대기하던 유원상이 미소를 머금고 관심있게 경기를 지켜보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시즌 두차례 형제 맞대결을 펼친 유민상-유원상(사진=KIA, KT)

올시즌 두차례 형제 맞대결을 펼친 유민상-유원상(사진=KIA, KT) ⓒ 케이비리포트

 
행여 kt와 KIA가 맞대결이라도 하는 날에는 두 선수의 부모님은 마치 우산장수와 소금장수 어머니의 심정처럼 난감한 표정을 지을지도 모를 일이다. (유원상-유민상은 올시즌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쳐 유원상이 2타수 무안타로 우세다.)

어쨌거나 올 시즌 유원상-유민상 형제가 기상도가 그 어느 해보다 맑음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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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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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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