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코로나 대책과 관련해 영화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았는 오석근 영진위원장과 김혜준 공정환경센터장

지난 5월 코로나 대책과 관련해 영화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았는 오석근 영진위원장과 김혜준 공정환경센터장 ⓒ 성하훈

 
영화진흥위원회(오석근 위원장)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영화인들의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대응전담 TF(이하 코로나TF) 책임자가 지난 8일 김혜준 공정환경센터장에서 주성충 지원사업본부장으로 교체됐다.
 
코로나TF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영화계 피해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영화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필요한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전담 대응창구로 지난 3월 24일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영화계 지원에 필요한 대책을 준비해 왔으나 3개월이 다 된 시점에서 책임자가 교체된 것이다. 

이를 두고 영진위 내부에서 제기된 비판이 이번 인사의 배경이 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복수의 영진위 관계자들은 "지난주 노조(익명)게시판에 위원장과 사무국장, 공정환경센터장 등을 비판한 글이 올라왔다"고 밝혔다. 최근 영진위 핵심인사들을 향한 영화계 안팎의 비판 의견에 더해, 영진위 내부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영진위 측은 "그간 준비해 온 계획들이 본격적인 실행을 앞두고 있어 지원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책임을 맡게 되는 것"이라고 인사의 배경을 밝혔다.
 
 지난 4일 대종상 영화제 행사장 앞에서의 영화인 1인 시위.

지난 4일 대종상 영화제 행사장 앞에서의 영화인 1인 시위. ⓒ 장정숙 제공

 
영진위 코로나19 TF는 코로나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영화산업 지원을 위해 여러 방안을 제시했지만 영화인들과 영화단체들의 문제제기가 이뤄지면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대책을 내놓고 궁극적인 요구사항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로 책임을 돌린다는 게 영화인들의 불만이었다.
 
일부 영화인들은 영화상 행사장 앞에서 영진위를 비판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런 안팎의 비판에 부담을 느낀 영진위가 코로나TF 책임자 교체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꾀하는 모습이다.
 
사실 일부 영화계 인사들은 코로나TF 책임자를 공정환경센터장이 맡은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위원장과 사무국장자리를 공정환경센터장에게 맡겨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공정환경센터장은 개방형 직위로 계약기간은 2년에서 최대 3년이다).
 
하지만 영진위의 한 관계자는 "정책적인 능력이 뛰어난 분에게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책임을 맡긴 것"이라며, "영진위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나름대로 일요일도 없이 최선을 다했는데 외부 시선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영진위 코로나 대책에 불만 고조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 영진위

 
영화계가 코로나 대책에 일치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태에서, 코로나TF에 대한 비판은 누가 책임을 맡았어도 피하기 어려웠다는 시선도 있다.
 
지난 3월 25일 영화단체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영화산업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선정 ▲정부의 금융 지원 정책 시행 ▲정부 지원 예산 편성과 영화발전기금의 긴급 투입 등을 건의한 이후 영화계 내에서는 같은 목소리보다는 다른 목소리가 많았다.
 
한 중견 영화감독은 상영관 지원에 대해 "일을 못하고 있는 스태프들이 많은데, 돈 많은 대기업 극장을 지원해 준다는 건 문제가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일부에서는 "영화제 스태프 등 지원에 30억이나 편성된 것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영화제작자는 "대기업의 투자를 받아야 하는 쪽에서 상영관 지원을 앞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기업 극장 관계자는 "전체 체인 극장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수백억이고, 극장 건물 계약기간이 15~20년이라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이 더 크다"며 금융 지원의 절박함을 강조했다.
 
독립예술영화전용관들은 손소독제 지원과 할인권 배정 등에서 대기업 극장과 차별을 받고 있다며 문제 제기를 하는 상태고, 프리랜서 등으로 활동하는 영화인들은 생계의 절박함을 호소하고 있다. 배우들 역시도 영진위의 배려가 부족하다며 유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새로 코로나TF 책임을 맡은 주성충 본부장은 11일 "새로운 계획보다는 기존에 준비해 놓은 계획들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추경 예산이 어느 정도 편성될지 확인해 보고 이후 과정들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영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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