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O리그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시즌 종료 뒤 메이저리그 진출 자격이 있는 선수들의 활약 여부다. 그들 중 한 명은 2018시즌 MVP이자 두산 베어스의 좌타 거포 김재환이다. 

김재환은 2019시즌 종료 뒤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합류해 '쇼 케이스'를 거쳤다. 하지만 지난해 부진했던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종료 뒤 큰 무대를 향해 재도전하는 입장이다.  

지난 2년 간 김재환의 활약은 '극과 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18년 타율 0.334 44홈런 133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1.062로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홈런 및 타점 1위를 차지하며 정규 시즌 MVP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9년에는 타율 0.283 15홈런 91타점 OPS 0.796에 그쳤다. 전년도에 비해 타율이 5푼 가까이 내려앉았고 홈런 개수는 1/3 수준으로 폭락했다. OPS도 0.8에 못 미쳤다. 김재환이 지난해 12월 갑작스레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지만 끝내 성사되지 못한 이유다. KBO(한국야구위원회)의 공인구 반발력 저하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타자로 그가 꼽혔다. 

▲ 두산 김재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올 시즌 김재환은 타율 0.264 6홈런 25타점 OPS 0.831을 기록 중이다.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현재의 페이스가 정규 시즌 144경기에 그대로 적용된다면 산술적으로 30홈런을 칠 수 있다. 2018년의 44홈런에는 부족하지만 지난해의 15홈런의 두 배가 된다. 결코 저조한 홈런 페이스는 아니다. 

하지만 0.264의 타율은 지난해의 0.283보다 더욱 낮다. 정교함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지난해만 못하다고 풀이된다. 

김재환은 123타석에서 38개의 삼진을 당했다. 리그 타자 중 키움 박병호(41개)에 이어 삼진 최다 2위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그는 시즌 189개의 삼진을 기록하게 된다. 그가 단일 시즌 최다 삼진을 기록했던 2018년의 134개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타석 당 삼진 비율은 30.9%다 최근 몇 년 간 매해 20% 안팎을 기록했던 타석 당 삼진 비율에 비하면 10% 가까이 크게 높아진 수치다. 김재환이 타격의 정교함이나 삼진 줄이기를 의식하기보다는 홈런에 집중하고 있다고 풀이할 수도 있다. 
   
지난 5월 20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김재환은 자신의 타구에 오른발을 맞아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향후 그가 완벽한 몸 상태를 회복하면 홈런 페이스는 유지한 가운데 타율 및 삼진 숫자는 개선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시즌 중반 이후에도 현재의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김재환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홈런포만을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될 수 있다. 과거 금지 약물 적발 징계에 따른 약물 꼬리표에 이어 '공갈포'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붙을 우려도 있다. 

김재환의 지표는 올해 그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와 타격 성향의 변화가 연관이 있음을 방증한다. 시즌 종료 뒤 김재환이 받아들 성적표와 메이저리그 진출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이용찬 공백' 두산, 홍건희로 메울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