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기에서 패한 FC서울과 전북 현대 모두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선두 경쟁 중인 전북,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던 서울이 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전북의 승리였다.

전북은 6일 오후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5라운드 서울과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이동국의 활약에 서울을 4-1로 물리치며 2017년 7월부터 이어온 서울전 무패행진을 10경기로 늘렸다.

전반전에만 양팀 통틀어 20개의 파울이 나오는 경기를 펼친 두 팀은 '장군멍군' 의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전북의 맹공

접전의 시작은 전북이었다. 전반 15분 3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김보경은 왼발로 낮게 깔아차는 슈팅을 시도해 유상훈 골키퍼의 허를 찔렀다. 다행히 유상훈 골키퍼가 막아냈다.

위기를 넘긴 서울은 반격을 가했다. 전반 21분 역습상황에서 한찬희의 패스를 받은 조영욱은 각도가 다소 좁은 상황에서 오른발 슛을 시도해 득점을 노렸다. 이후 전반 32분에도 아드리아노의 스루패스를 받은 조영욱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며 득점기회를 잡었지만 두 차례 모두 송범근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두 차례 위기를 넘긴 전북이 반격했다. 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루즈볼을 잡은 전북의 손준호는 크로스를 올리며 득점기회를 만들었다. 손준호의 크로스는 유상훈 골키퍼의 키를 넘기며 김보경에게 향했고 김보경은 헤더슛으로 연결했으나 아쉽게 골문을 넘겼다.

이어 전북은 전반 37분 조규성을 빼고 무릴로를 투입해 결실을 맺었다. 전반 42분 왼쪽 측면에서 김보경의 패스를 받은 무릴로는 이동국에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동국의 헤더슛이 골대에 막히자 한교원이 재빠르게 마무리하며 선취점을 올렸다.

전북의 리드로 끝나는가 싶었던 전반전은 서울의 반격으로 무위에 그쳤다. 서울은 전반 종료 직전 아드리아노를 빼고 박주영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전반 추가 시간 왼쪽을 파고들던 김진야의 크로스를 받은 박주영이 한 차례 트래핑 후 왼발 슛을 시도했다. 크로스바에 맞고 나온 것으로 보였으나, VAR 판독을 통해 득점으로 인정됐다.

하지만 서울의 희망은 후반시작 5분도 안돼 산산조각 났다. 후반 2분 중원에서 2대1의 싸움에서 이긴 이승기는 25m가량 떨어진 위치에서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공은 그대로 서울의 골문 구석으로 향하면서 전북이 2-1의 리드를 잡었다.

이후 경기 주도권은 확실히 전북에게 넘어갔다. 서울은 이승기의 중거리슛 한방으로 실점을 내준 이후 수비밸런스가 급격하게 무너지며 위기를 맞았다. 

분위기를 잡은 전북은 이동국과 한교원을 중심으로 서울의 골문을 위협했다. 한교원이 오른쪽 측면에서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로 서울의 측면을 허물었고, 이동국은 때에 따라서 미드필드 지역까지 내려와 연계플레이에 일조하며 무릴로, 김보경 등에게 공격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결국 후반 9분 이동국, 한교원의 콤비 플레이로 추가골이 나왔다. 중원에서 손준호가 길게 내준 패스를 한교원이 헤딩으로 이동국에게 내줬고 노마크였던 이동국이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스코어는 3대1.

후반 27분. 이번에도 오른쪽 측면을 허문 한교원이 이동국에게 패스를 내주면서 기회를 만들어줬고 이동국이 침착하게 마무리 지으면서 스코어를 4-1로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크게 앞섰지만 전북은 벨트비크와 쿠니모토를 투입하면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었다. 무릴로가 왼쪽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 들면서 낮게 깔아찬 슈팅으로 득점을 노리기도 하였고 한교원은 측면을 꾸준히 공략하는 플레이를 보였다.

총체적 난국의 서울

지난 5월 한달 동안 4경기를 치른 서울의 고민거리는 공격이었다. 지난시즌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박동진의 군 입대와 임대계약이 마무리 되어가는 페시치의 불투명한 거취와 몸상태, 여기에 전성기가 지난 박주영과 아드리아노, 지난시즌 부상으로 신음한 조영욱이 포진한 공격진은 한 시즌을 이끌고 가기엔 무리가 뒤따르는것이 사실이었다.

수비도 서울의 발목을 잡고있는 실정이다. 개막후 5경기에서 서울은 9실점을 허용하며 K리그 1 12팀중 최다실점 부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비불안의 원인으론 집중력 부재를 꼽을수 있다. 지난 강원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포항, 성남, 전북전까지 서울의 수비진을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실점을 내주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특히 변수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강원과의 경기에선 김남춘이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수비가 흔들리며 역전패를 기록했고 포항전에선 경기시작 4분만에 김남춘의 실책성 플레이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체적인 팀의 대형이 흔들리는 점도 문제다. 수비가 흔들리면서 공격, 미드필더까지 따로 노는 플레이가 발생하면서 간격유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는 상대의 공격진에게 기회를 내주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수비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기에서 변수가 발생하거나 분위기 싸움에서 밀릴 때 수비라인에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최근 경기를 살펴보면 그런 선수가 전무해 보인다.

개막 후 다섯 경기에서 김주성, 김남춘, 황현수가 나섰는데 이들 모두가 팀의 중심을 잡아주기엔 무게감, 경험 등에서 일천한 게 사실이다. 그나마 김남춘이 3명 가운데 가장 경험이 많지만 김남춘 역시 위기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서울과 전북의 경기를 중계한 현영민 JTBC 해설위원은 전북의 3번째 골이 터지고 난 뒤 급격히 흔들리는 서울의 젊은 수비진을 언급하면서 "김남춘이 리더역할을 해줘야 한다"라고 했을 정도였다.

서울은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웅희의 이적, 김원균과 오스마르 등의 부상으로 수비진이 상당히 얇아져 있었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부진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공격라인은 물론, 수비라인 또한 제대로 보강이 되지 않았다는 것의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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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FC서울 전북현대 이동국 한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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