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NBA 최고의 슈퍼스타 '킹' 르브론 제임스를 영입하고도 5할 승률을 넘기지 못했던 LA레이커스는 작년 7월 선수 4명과 신인 지명권 5장을 주고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로부터 '갈매기' 앤서니 데이비스를 영입했다. 어중간하게 '르브론과 아이들'로 팀을 꾸린 것이 아니라 현역 최고의 빅맨을 데려와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를 구축한 것이다. 그 결과 레이커스는 이번 시즌 61경기에서 48승을 따내며 서부컨퍼런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레이커스가 데이비스를 영입하는 '빅딜'을 성사시켰지만 지난 비 시즌 최고의 수확을 거둔 팀은 레이커스가 아닌 LA 클리퍼스로 꼽힌다. 클리퍼스는 작년 7월 FA로 지난 시즌 파이널 MVP 카와이 레너드를 영입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공수를 겸비한 만능 포워드 폴 조지를 동시에 데려 왔다. 물론 이 과정에서 2명의 선수와 7장의 신인 지명권을 내줬지만 클리퍼스는 이번 시즌 서부컨퍼런스 2위(43승19패)를 달리며 레이커스와 함께 우승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파이널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레이커스와 클리퍼스 모두 확실한 우승후보라 말하기엔 전력이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었다. 물론 이미 트레이드 마감시한(이하 한국시각, 2월8일 오전8시)이 지났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보강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LA 연고의 두 구단은 시즌 막판 알찬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바로 기존 구단과 시즌 중 계약을 해지하며 FA 자격을 얻은 선수가 모여 있는 소위 '방출 시장'을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

장신 포워드 모리스와 득점력 뛰어난 웨이터스 영입한 레이커스

레이커스는 이번 시즌 확실한 주전 포인트가드를 구하지 못했다. 올스타 4회 출전과 어시스트왕 3회 경력의 라존 론도는 전성기가 지나 최근 6시즌 동안 6개 팀을 옮겨 다니는 '저니맨'으로 전락했다. 레이커스 팬들에게 남다른 사랑을 받고 있는 알렉스 카루소는 플레이 스타일이 포인트가드보다는 슈팅가드에 더 어울리는 선수다. 따라서 레이커스는 슈팅가드 대니 그린과 에이브리 브래들리가 백코트 수비를 맡고 제임스가 공격을 조립하고 있다.

벤치의 에이스로 활약해 주리라 기대를 모았던 카일 쿠즈마가 심한 기복을 보이면서 레이커스는 수비에서 빅맨을 막아주고 공격에서 외곽슛을 던질 수 있는 포워드 자원이 필요했다. 레이커스는 승부처에서 데이비스가 센터, 제임스가 파워 포워드를 소화하는 라인업을 가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데이비스가 풀타임 센터, 제임스가 풀타임 파워 포워드로 활약하는 것은 두 선수의 재능을 반감시키기 때문에 레이커스 전력에 크게 도움되는 일이 아니다.

레이커스는 지난 2월 22일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와 결별한 NBA 9년 차 포워드 마키프 모리스를 영입했다. 레이커스는 모리스를 영입하면서 전방 십자인대파열로 이번 시즌 1경기도 뛰지 못한 (전)올스타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를 방출했다. NBA 통산 629경기에 출전한 모리스는 이번 시즌 디트로이트에서 11득점3.9리바운드를 기록한 208cm의 장신 포워드다. 방출 시장에서 영입한 선수치고는 상당히 좋은 영입이라는 평가.

포인트가드가 필요했던 레이커스가 당초 방출시장에서 노렸던 선수는 지난 시즌 인디애나 페이서스에서 활약했던 대런 콜리슨이었다. 콜리슨은 신장 183cm에 불과한 단신 포인트가드지만 통산 12.5득점5.0어시스트와 함께 39.4%의 높은 3점슛 성공률을 자랑하는 검증된 선수다. 레이커스는 지니 버스 사장이 직접 나서 콜리슨과 함께 경기를 보고 식사를 하며 영입을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콜리슨의 마음을 붙잡는데 실패했다.

콜리슨을 놓친 레이커스가 차선책으로 선택한 선수는 마이애미 히트가 포기(?)한 NBA 8년 차 슈팅가드 디온 웨이터스였다. 레이커스는 이미 그린, 브래들리,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 카루소 등 슈팅가드로 활약할 수 있는 자원이 즐비해 웨이터스는 중복자원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웨이터스는 내외곽을 넘나드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갖춘 선수인 만큼 멘탈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벤치에서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다.

마커스 모리스-레지 잭슨-조아킴 노아까지, 클리퍼스의 '폭풍쇼핑'

리그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포워드 레너드와 조지를 동시에 얻은 클리퍼스는 상대적으로 골밑을 수호할 전문 빅맨 자원과 공격을 조립하고 돌파와 외곽슛을 갖춘 포인트가드가 부족했다. 클리퍼스는 작년 2월 레이커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의 센터 이비차 주바츠데려 왔지만 주바츠는 이번 시즌 평균출전 시간이 18.1분에 불과하다. 아직 클리퍼스의 핵심전력으로 성장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클리퍼스는 지난 7일  클리퍼스와 워싱턴 위저즈, 뉴욕 닉스가 포함된 3자간 트레이드를 통해 내외곽을 겸비한 포워드 마커스 모리스를 영입했다. 레이커스가 영입한 마키프 모리스의 쌍둥이 동생이기도 한 마커스는 NBA 9년 동안 6개 팀을 옮겨 다니며 12.1득점 4.7리바운드 3점슛 성공률 36.8%를 기록했다. 반면에 모리스와 같은 날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클리퍼스로 이적한 아이재아 토마스는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방출 당했다.

토마스의 방출로 남은 로스터 한 자리는 디트로이트와 결별한 이탈리아 출신의 포인트가드 레지 잭슨으로 채웠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시절 러셀 웨스트브룩(휴스턴 로키츠)의 백업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잭슨은 디트로이트 이적 후 안드레 드러먼드(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함께 팀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클리퍼스 합류 후에는 주로 벤치 멤버로 활약하며 '벤치 에이스' 루 윌리엄스에게 쏠린 경기 운영의 부담을 나누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NBA에서 50경기도 채 뛰지 못했던 조아킴 노아의 갑작스런 클리퍼스행은 농구팬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시카고 불스 시절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을 정도로 리그를 대표하는 수비형 센터로 이름을 날리던 노아는 무릎, 어깨, 발꿈치 등에 차례로 부상을 당하며 빠르게 몰락했다. 하지만 골밑 수비에 약점이 있는 클리퍼스에서는 노아를 10일 계약(10일 동안 활용한 후 기간을 늘려가는 계약)으로 영입했다.

클리퍼스에서도 당장 노아가 올해의 수비수상(2013-2014 시즌)을 수상했던 시카고 시절의 기량을 발휘해 주리라 기대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멤피스 그리즐리즈에서 백업센터로 나서며 괜찮은 존재감을 보였던 지난 시즌 만큼의 활약만 재현한다 해도 클리퍼스의 우승도전에는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노아에게도 클리퍼스 합류는 명예회복과 함께 커리어 첫 우승에 도전할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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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LA 레이커스 LA 클리퍼스 방출시장 폭풍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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