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태국을 꺾고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전 태국과의 결승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2, 25-20, 25-20)으로 승리했다. '캡틴' 김연경(엑자시바시)의 부상 이슈 속에 쉽지 않은 환경에서 대회를 치른 한국은 '타도 한국'을 외치며 오랜 기간 대회를 준비한 홈팀 태국을 꺾으며 3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복근부상으로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한 채 준결승에 결장했던 김연경은 블로킹 2개와 서브득점 2개를 포함해 22득점을 올리며 한국의 공격을 든든하게 이끌었다. 한국 여자배구의 차세대 에이스 이재영(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역시 60%의 공격 성공률로 18득점을 올렸다. 한국은 블로킹에서 태국에게 6-9로 뒤졌지만 뛰어난 집중력을 통해 무실세트 승리를 만들며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복근부상으로 준결승에 결장했던 김연경은 결승전에서 22득점을 올리며 부상 우려를 깨끗하게 씻었다.

복근부상으로 준결승에 결장했던 김연경은 결승전에서 22득점을 올리며 부상 우려를 깨끗하게 씻었다. ⓒ 국제배구연맹

 
준결승에 결장한 김연경, 결승전 22득점으로 맹활약

11일에 열린 대만과의 준결승은 결과만 보면 '다소 고전'이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완승에 가까웠다. 첫 세트 선수들의 손발이 맞지 않으며 18-25로 패한 한국은 2,3,4세트를 각각 16점, 10점, 11점 차이로 대승을 거두며 가볍게 결승에 진출했다. 김희진(IBK기업은행 알토스)과 양효진(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이 좋은 컨디션을 뽐냈고 공격수들을 고루 활용한 이다영 세터(현대건설)의 경기운영도 돋보였다.

사실 이번 대회의 모든 관심은 12일 한국과 태국의 결승전에 쏠려 있었다. 일본이 개최국, 중국이 세계 예선을 통해 일찌감치 본선티켓을 따내면서 '아시아 4강' 중 한국과 태국이 남은 본선 티켓 한 장을 두고 경쟁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태국을 상대로 역대 상대전적에서 29승12패로 크게 앞서 있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1승4패로 뒤져 있다. 게다가 이번 대회도 적지인 태국에서 열리는 만큼 한국으로서는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대만과 카자흐스탄의 3-4위전(카자흐스탄 3-1 승)이 늦게 끝나면서 예정보다 20분 이상 늦게 시작된 경기에서 한국은 김연경이 포함된 베스트 멤버가 선발 출전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김희진의 블로킹과 서브득점, 김연경의 연속 서브득점을 앞세워 초반 리드를 잡았다. 한국은 세트 중반 이재영(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연속공격과 양효진의 블로킹으로 승기를 잡았고 김연경과 박정아(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의 블로킹이 터지며 1세트를 가져 왔다.

한국은 2세트에서도 김희진, 이재영의 공격과 이다영의 블로킹을 앞세워 초반흐름을 주도해 나갔다. 한국은 태국이 추격을 할 때마다 김희진과 김연경,이재영으로 이어지는 위력적인 삼각편대를 앞세워 리드를 지켜 나갔다. 한국은 20점을 앞두고 태국에게 2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김연경이 세트 후반 노련한 공격으로 점수 차이를 벌렸고 세트 포인트에서 김수지(기업은행)의 이동공격이 터지며 25-20으로 2세트를 승리했다.

올림픽 본선까지 한 걸음만 남겨둔 한국은 선수들을 대거 교체한 태국을 맞아 3세트 초반 김연경의 압도적인 높이를 앞세워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마지막 세트에 몰린 태국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고 한국은 세트 중반 태국에게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세트 중반 이재영의 3연속 득점과 태국의 범실로 다시 리드를 되찾은 한국은 세트 후반 양효진의 블로킹과 시간차, 김연경의 공격을 묶어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대만과의 4강전을 통해 '김연경 없이 싸우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김연경이 합류한 태국전에서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3회 연속 올림픽 본선티켓을 따냈다. 전날 남자배구가 이란에게 패하며 본선 티켓을 놓친 아쉬움을 여자선수들이 달래준 것이다. 김연경과 양효진, 김해란(흥국생명) 같은 베테랑 선수들은 런던 올림픽부터 3회 연속 올림픽에 나가게 됐고 이다영, 강소휘(GS칼텍스 KIXX) 같은 신예들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설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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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 라바리니호 김연경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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