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가 울버햄튼 '징크스'를 좀처럼 깨지 못하고 있다.

맨유는 5일 새벽(한국시각)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FA컵 64강전 울버햄튼과의 원정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맨유는 12개의 슈팅 가운데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졸전을 거듭했다. 이날 무승부로 인해 맨유는 재경기를 치르게 됐다. 결과적으로 패배보다 못한 결과물을 얻고만 것이다. 

7년여째 이어지고 있는 울버햄튼전 무승

지난 10년 사이 맨유 팬들에게 수많은 울버햄튼전 중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경기는 2010년 박지성이 멀티골을 기록하며 2-1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던 때일 것이다. 

그러나 이후로 울버햄튼은 맨유에게 좋지 않은 기억만 남겨주는 팀이 됐다. 맨유는 2012년 3월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과의 경기에서 5-0 승리를 거둔 것을 마지막으로 7년여 동안 울버햄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 기간에는 울버햄튼이 강등되어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활약하지 못한 시간도 포함돼 있지만, 최근 5경기에서 맨유는 울버햄튼을 상대로 무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시즌 승격한 울버햄튼은 중국기업의 인수 속에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 결과 지난시즌 도깨비팀으로 활약하며 승격 첫 시즌 7위에 올라 유로파 리그에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이 활약은 올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울버햄튼은 맨시티를 격파하는 등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4위 첼시에 승점 6점 뒤진 7위를 달리고 있다.

울버햄튼은 더이상 맨유가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이 되었다. 지난시즌 울버햄튼은 맨유를 상대로 2승 1무의 우세를 선보였다. 올드 트래포드에선 1-1 무승부를 기록했고 홈에서 열린 리그와 FA컵 경기에선 승리를 거뒀다.

올시즌에도 울버햄튼은 맨유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2라운드 홈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울버햄튼은 5일 열린 FA컵에서도 끈질긴 경기를 펼친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맨유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빡빡한 1월... 부상에 경기수 늘어난 맨유

맨유에게 울버햄튼전 무승부는 팀에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첫째, 경기수가 늘었다. 패한 것은 아니지만 패한 것보다 못한 결과물을 가져온 맨유는 재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가뜩이나 1월 일정이 빡빡한 맨유로서는 한 경기가 늘어나면서 더 큰 부담을 갖게 되었다. 돌아오는 주중 맨시티와의 카라바오 컵 준결승 1차전을 치르는 맨유는 이 경기를 시작으로 노리치 시티-리버풀-번리-맨시티(카라바오 컵 준결승 2차전)-울버햄튼까지 앞으로 한 달간 6경기를 치러야 한다. 여기에 울버햄튼과의 FA컵 재경기에서 승리했을 경우 FA컵 32강까지 치러야 한다. 

상대팀 역시 까다로워 쉽게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맨유 솔샤르 감독이 강팀들을 상대로 곧잘 승점을 챙긴다는 장점은 있지만 한 달 동안 3~4일 간격의 일정을 소화하게 된 맨유의 입장에선 여간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맨유는 최근 중하위권 팀들을 만났을 때 지지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승점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한 달 사이 울버햄튼과 3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점도 맨유에겐 부담이라 할 수 있다.

일부 선수들의 부상은 빡빡한 일정에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중원의 핵심자원인 폴 포그바와 스캇 맥토미니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는 맨유는 울버햄튼과의 경기를 앞두고 제시 린가드와 앙토니 마시알이 훈련 15분 만에 귀가한 것으로 알려지며 우려를 자아냈다. 최근의 맨유는 선수층이 얇아 젊은 선수들의 출전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칫 그린우드와 같은 선수들에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새해 첫 경기인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패한 맨유는 울버햄튼전에서 로테이션 작전을 펼쳤지만 원했던 결과물을 가져오지 못했다. 새해 벽두부터 맨유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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