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2019년을 넘기기 전에 에이스와의 재계약에 성공했다.

NC 다이노스 구단은 2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켰던 외국인 선수 드류 루친스키와 올해(100만 달러)보다 40% 인상된 총액 140만 달러(계약금20만+연봉100만+옵션20만)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1월22일 우완 투수 마이크 라이트와 우타 외야수 애런 알테어를 각각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던 NC는 루친스키,라이트,알테어로 2020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루친스키는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77.1이닝을 던지며 9승9패 평균자책점3.05를 기록했다. 비록 아쉽게 두 자리 승수는 올리지 못했지만 15회에 달하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등 NC의 실질적인 1선발로 맹활약했다. 루친스키는 계약 후 "내년에도 다이노스와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팀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외국인 투수의 활약에 따라 좌우되던 NC의 성적

2013년부터 1군에 합류한 '제9구단' NC는 7년 동안 5번이나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신흥 명문구단으로 자리 잡았다. NC가 이처럼 빨리 KBO리그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적절한 투자와 함께 외국인 투수들의 꾸준한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NC는 1군 진입 후 7년 동안 외국인 투수가 무려 160승을 책임졌다. 그만큼 NC는 외국인 투수의 비중이 큰 팀이다.

NC의 외국인 투수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선수는 바로 '소리 없이 강한 남자' 에릭 해커다. 2013년 아담 윌크,찰리 쉬렉과 함께 NC의 첫 번째 외국인 투수로 팀에 합류한 해커는 2017년까지 5년 동안 NC에서 활약하며 56승을 따냈다. 특히 19승5패3.13을 기록한 2015년에는 리그 다승왕과 승률왕(.792)에 오르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싹쓸이했다.

욕설파문으로 썩 좋은 이미지를 남기진 못했지만 NC구단 첫 개인 타이틀과 함께 KBO리그의 첫 외국인 투수 노히트노런의 주인공 찰리 쉬렉도 NC 창단 초기 한 획을 그은 외국인 투수다. 2013년 11승7패 평균자책점2.48의 성적으로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찰리는 이듬 해 6월24일 LG트윈스전에서 외국인 투수 역대 최초이자 14년 만에 노히트 노런의 주인공이 됐다(하지만 찰리는 그 해 8월 심판에게 한국어로 욕설을 내뱉어 징계를 당했다). 

'마산 예수'로 불리던 재크 스튜어트는 2015년 중도 최단한 찰리의 대체 선수로 합류해 19경기에서 8승2패 2.68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스튜어트는 2016년에도 12승으로 NC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하며 NC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비록 팔꿈치 부상 이후 급격한 구위 저하를 보이며 후반기와 가을야구에서 부진했지만 제프 맨쉽 역시 2017년12승4패3.67의 성적을 기록하며 외국인 투수로서 제 몫을 해줬다.

반면에 작년 시즌에 활약했던 로건 베렛과 대만 출신 외국인 선수 왕웨이중(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은 NC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베렛의 경우 29경기에서 155이닝을 소화했지만 많은 피홈런(24개)이라는 약점을 시즌이 끝날 때까지 극복하지 못했다. 25경기에서 1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왕웨이중 역시 좋은 구위에 비해 심한 기복으로 끝내 '코리안 드림'을 이루지 못했고 NC는 외국인 투수의 부진 속에 창단 첫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다.

루친스키, 외국인 선수 연봉 3위 등극 

올 시즌을 앞두고 이동욱 감독이 새로 부임한 NC는 우완 에디 버틀러와 루친스키로 외국인 투수를 구성했다. 이동욱 감독은 MLB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의 버틀러에게 1선발 자리를 맡겼지만 버틀러는 13경기에서 3승6패4.76의 평범한 성적을 기록하다가 어깨 부상을 당하며 크리스천 프리드릭으로 교체됐다. 물론 프리드릭의 성적(7승4패2.75)도 좋았지만 버틀러가 기대대로 1선발 역할을 해줬다면 NC는 올해 더 좋은 성적을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1선발 버틀러의 중도교체라는 악재를 극복하고 NC는 1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했다. 부진한 버틀러 대신 1선발 역할을 해준 루친스키의 꾸준한 활약 덕분이었다. 30경기에 선발 등판한 루친스키는 17번의 퀄리티 스타트 중 15번을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로 장식하며 높은 팀 공헌도를 기록했다. 나성범, 양의지, 모창민 등이 타선에서 차례로 부상을 당하며 고전하지 않았더라면 루친스키는 충분히 두 자리 승수를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올해 평균자책점 8위(3.05), 이닝 공동 10위(177.1이닝), 이닝당 출루허용수(WHIP) 9위(1.18)를 기록한 루친스키가 내년 시즌 재계약 대상에 포함된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루친스키는 가을야구 진출팀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했음에도 시즌 9승에 머물렀다. 물론 지독히도 운이 없는 시즌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다른 상위권 팀의 에이스들에 비해 마운드에서의 존재감과 지배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NC는 루친스키에게 14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안겼다. 이는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중 LG의 원투펀치 타일러 윌슨(160만)과 케이시 켈리(150만)에 이어 외국인 선수 3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 주며 불펜에 휴식을 줄 수 있고 홈구장인 창원 NC파크에서 2.73으로 강했던 것도 내년 시즌 루친스키에게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에이스는 이유를 막론하고 홈 팬들 앞에서는 무조건 좋은 투구를 선보여야 한다).

물론 루친스키는 올해 전반기(5승7패2.58)에 비해 후반기 성적(4승2패3.99)이 크게 떨어진 바 있다. 이 때문에 루친스키의 투구습관이 상대에게 노출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전(3패13.94)에 유난히 약했던 것도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NC는 2020년의 에이스로 루친스키를 선택했다. 이제 최소 14억에 가까운 연봉을 보장 받는 루친스키가 내년 시즌 성적으로 NC의 기대에 보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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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NC 다이노스 드류 루친스키 외국인 선수 재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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