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하는가 싶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 그러나 이 연승이 결과적으로 독이 된 것일까. 이후 맨유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에버튼과의 리그 17라운드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던 맨유는 22일 밤(한국시각) 열린 왓포드와의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경기에서 0-2의 충격패를 기록했다.

에버튼전에 이어 왓포드전까지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또 다시 승리 쌓기에 실패하며 강팀에만 강한 '의적 본능'을 보인 맨유는 특히 3개월 만에 폴 포그바가 복귀했음에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근심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시작 전부터 예고되었던 맨유의 패배

지난시즌 맨유에선 조제 모리뉴 감독과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 폴 포그바와 앙토니 마샬등 선수단과의 불화설, 그리고 모리뉴 감독의 경질 등이 가장 큰 이슈였지만, 이외에 논란이 된 것이 있다. 

바로 지각사태였다. 지난해 10월 발렌시아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홈경기 때 맨유는 맨체스터 시내의 교통체증 속에 지각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건이 한 번에 그치지 않았고 이어진 유벤투스와의 조별리그 홈 경기에서 또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이로인해 맨유는 유럽축구연맹(UEFA)로부터 벌금징계까지 받았다. 이후 맨유는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 경찰의 도움을 받고 호텔을 옮기는 등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는 등 웃지 못할 촌극을 보여줬다. 

그렇게 지각 사건이 서서히 잊힐 즈음인 2019년 12월, 맨유는 또다시 지각사건에 휘말렸다. 왓포드 원정에 나선 맨유는 이번에도 경기시작 1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의 사무엘 락허스트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솔샤르 감독을 비롯한 맨유 선수단의 버스가 경기시작 75분 전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PL 규정상 경기 시작 75분 전에 경기가 열리는 곳에서 라인업을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맨유는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규정을 어긴 것이다. 이에 일부 팬들은 기본적인 규정도 지키지 못하는 맨유를 비판하고 나서며 지난해 지각 사태를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지각으로인해 시작 전부터 힘을 빼서였을까. 맨유의 이날 플레이는 무기력했다. 전반 5분 앙토니 마샬의 슈팅 이후에는 경기 주도권을 아예 왓포드에게 넘겨줬다. 결국 맨유는 왓포드의 슈팅 기회를 막아내는데 급급한 모습만을 보여줬다. 

맨유는 득점 기회도 잘 살리지 못했다. 전반 33분 왓포드의 수비진을 맞고 흘러나온 볼을 제시 린가드가 잡아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었다. 린가드는 왓포드 벤 포스터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오른발 로빙슛을 시도했지만, 공이 골문을 넘어가면서 선제골을 넣을 기회를 놓쳤다. 선제골 기회를 놓친 맨유는 무득점으로 전반전을 마쳐야만 했다.

그렇게 0-0으로 시작된 후반전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기울었다. 후반 4분 왓포드 윌 휴즈가 오른쪽에서 올린 프리킥이 헤더 경합 과정에서 왓포드 사르에게 흘렀고 사르는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슛의 힘이 떨어져 데 헤아 골키퍼가 당연하게 막아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 이 슈팅은 엉뚱하게도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데 헤아가 볼을 캐치하려고 몸을 날렸지만 이를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면서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된 것이었다.

불의의 실점을 허용한 맨유는 그렇게 무너졌다. 4분 뒤 역습 상황에서 맨유의 완 비사카가 사르에게 태클을 걸어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 페널티킥을 디니가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스코어가 2-0으로 벌어졌다. 

단단한 왓포드의 수비진과 벤 포스터의 선방... 맨유의 저항을 막아내

승부는 기울었지만 맨유 솔샤르 감독은 후안 마타, 폴 포그바, 메이슨 그린우드를 투입하며 어떻게든 따라잡고자 했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었다. 무리하게 라인을 올리다보니 상대 역습에 취약해지면서 몇 차례 실점 위기를 맞이한 맨유는 공격에서도 왓포드의 수비진을 공략해내지 못했다.

마샬과 마커스 래시포드, 다니엘 제임스가 포진한 공격진은 스피드와 연계 등으로 왓포드의 수비진을 흔들지 못했고 중원에선 적절한 볼배급이 되지 못하며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나마 후반전 포그바 투입 이후 중원에서 볼배급이 살아났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다보니 왓포드의 수비진을 뚫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슈팅상황에선 벤 포스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0-2로 뒤진 후반 14분 맨유 스캇 맥토미니가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만회골을 노렸다. 하지만 이 슈팅은 포스터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맨유는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포스터 골키퍼의 선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데 헤아가 치명적인 실수로 실점을 내준데 반해 포스터 골키퍼는 안정적인 캐치로 자신의 정면으로 오는 슈팅도 실수 없이 캐치해냈다. 그리고 후반 36분 포그바가 마샬과의 2대1 패스를 통해 슈팅기회를 잡아내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 슈팅마저 포스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3분 뒤 그린우드의 로빙슛과 종료직전 래시포드와 후안 마타의 슈팅 역시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하며 맨유는 결국 충격의 패배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한편 니겔 피어슨 감독 부임 후 2경기 만에 승리를 거둔 왓포드는 이번 맨유전 승리로 올시즌 리그 홈경기 첫 승을 신고했다. 그 승리의 원동력에는 맨유에겐 없었던 수비 안정화,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 골키퍼의 안정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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