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3연승을 기록하며 3년 만의 통합 우승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터트리며 5-0으로 승리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까지 3연승을 기록한 팀이 역스윕을 당해 우승을 내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는 곧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매우 가까워 졌다는 뜻이다.

두산은 선발 세스 후랭코프가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한국시리즈 통산 2승째를 따냈고, 두 번째 투수 이용찬은 7회 무사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석에서는 두산의 안방마님 박세혁이 2회 결승 3루타, 8회 쐐기 적시타를 터트렸고, 2회 투런 홈런을 터트린 박건우는 '한국시리즈 악몽'을 씻어 냈다. 어쩌면 마지막 경기가 될 지도 모르는 양 팀의 4차전은 26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공수 맹활약으로 MVP에 선정된 두산 박세혁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공수 맹활약으로 MVP에 선정된 두산 박세혁. ⓒ 두산 베어스

 
초반 기선 제압한 두산

한국시리즈 역대 최초의 2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 어쩌면 두산에게는 대승을 거둔 것보다 더 기분 좋은 결과였다. 선수들이 경기 내내 긴장감을 유지한 채 두 번 모두 승리를 챙기며 주도권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키움 입장에서도 두 번의 끝내기 패배로 허탈하겠지만 1,2차전 모두 두산과의 실력 차이는 아주 조금이었다. 조금만 더 집중력을 발휘하면 충분히 시리즈의 분위기를 뒤집을 수도 있다.

두산은 지난 2차전 9회말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2루타를 때린 '캡틴' 오재원이 7번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주전2루수 최주환이 한국시리즈에서 썩 좋은 컨디션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수비의 세밀함에서 오재원이 앞선다는 김태형 감독의 판단이었다. 이에 맞서는 키움은 김하성(2번)과 제리 샌즈(5번)의 타순을 원래대로 돌려 놓은 것을 제외하면 2차전과 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두산과 키움은 1회 공격에서 나란히 좋은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두산은 1사 후 정수빈의 볼넷과 제이크 브리검의 실책, 폭투로 만든 2사 3루에서 김재환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키움 역시 1회 선두타자 서건창이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초구에 도루를 시도하다가 박세혁의 송구에 걸려 아웃되면서 허무하게 첫 번째 기회가 무산됐다. 

하지만 2차전에서 9회에만 3점을 뽑았던 두산 타선은 3회 공격에서 키움 선발 브리검을 공략해 기선을 잡았다. 김재호의 몸 맞는 공과 박세혁의 3루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뽑은 두산은 2차전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박건우가 브리검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두산은 2사 후에도 김재환의 중전안타와 오재일의 좌중간 2루타를 묶어 스코어를 4-0으로 벌리며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3회까지 9타자로 물러난 키움은 4회말 공격에서 2사 후 이정후의 안타와 박병호,샌즈의 연속볼넷으로 2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홈런 한 방이면 최대 동점까지 만들 수 있는 상황. 하지만 키움은 한국시리즈 타율 .500을 기록 중인 송성문이 1루 땅볼로 물러나며 추격의 기회를 놓쳤다. 4회 시작과 함께 브리검을 마운드에서 내린 장정석 감독은 4회 김성민 5회, 안우진을 차례로 투입하며 불펜싸움을 시작했다.

무사만루 기회 놓친 키움

사실 두산도 3회 빅이닝을 만든 이후 추가점이 나오지 않는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두산은 5회 공격에서 정수빈의 안타와 도루로 무사 2루 기회를 잡았지만 호세 페르난데스와 김재환, 오재일이 3연속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두산은 6회 오재원의 안타와 박세혁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에서도 박건우가 삼진을 당하면서 추가점 기회가 무산되고 말았다.

6회까지 후랭코프의 호투에 막혀 1점도 내지 못하던 키움은 7회말 공격에서 박병호의 안타와 샌즈의 볼넷,송성문의 안타로 무사 만루라는 대량득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키움은 박동원의 우익수플라이 때 3루로 스타트를 끊었다가 귀루하던 샌즈가 2루에서 아웃되면서 순식간에 더블아웃이 됐다. 두산은 2사 1,3루에서 이지영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무사만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무사만루 기회를 놓친 키움의 실수는 두산의 쐐기점으로 이어졌다. 두산은 8회초 송성문의 실책과 허경민의 도루, 김재호의 땅볼로 만든 2사 3루 기회에서 박세혁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두산은 7회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은 이용찬이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완벽하게 처리했고 9회에도 이용찬이 1사1루에서 샌즈를 병살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3이닝 세이브를 기록한 이용찬의 투구수는 단 30개였다. 

후랭코프는 작년 시즌 18승3패 평균자책점3.74의 성적으로 리그 다승왕에 올랐다. 충분히 에이스급 성적을 올렸지만 15승4패2.88의 린드블럼에게 밀려 두산의 에이스로 대접 받지 못했다. 9승8패3.61을 기록한 올해도 20승3패2.50의 린드블럼과는 비교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후랭코프는 작년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13이닝2자책(1.38) 호투로 린드블럼(1승1패4.40)을 능가하는 성적을 올렸다.

큰 경기에서의 구위와 배짱 만큼은 그 어떤 투수에게도 뒤지지 않는 후랭코프는 자신의 3번째 한국시리즈 등판에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7회 무사 1,2루 위기를 내주고 마운드를 이용찬에게 넘긴 후랭코프는 마운드를 내려 올 때까지 100개의 공을 던지면서 2피안타4볼넷2탈삼진 무실점으로 키움의 타선을 완벽하게 묶었다. 올해 한국시리즈 첫 선발승의 주인공이 된 후랭코프의 통산 한국시리즈 성적은 2승1패0.95(19이닝2자책)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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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019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 세스 후랭코프 박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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