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터키 에자즈바쉬)-주팅(중국 톈진)

김연경(터키 에자즈바쉬)-주팅(중국 톈진) ⓒ 국제배구연맹

 
오는 12월에 열리는 '2019 여자배구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는 말 그대로 역대급 '별들의 전쟁'이다.

이번 클럽 세계선수권은 12월 3일부터 8일까지 중국 저장성 사오싱에 있는 사오싱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펼쳐진다. 클럽 세계선수권은 국제배구연맹(FIVB)이 주최하는 대회다.

참가 팀은 총 8개 팀이다. 개최국 홈팀(광둥),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노바라), 남미 클럽선수권 우승 팀(미나스), 아시아 클럽선수권 우승 팀(톈진), 그리고 와일드 카드로 초청한 4팀으로 구성된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현존 세계 최정상급 클럽 팀들이 대거 출전하면서 '빅 이벤트'가 성사됐다. 8개 출전 팀의 면면만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다.

A조는 에자즈바쉬(터키), 이모코(이탈리아), 미나스(브라질), 광둥(중국)이 포진했다. B조는 바크프방크(터키), 노바라(이탈리아), 덴틸(브라질), 톈진(중국)이 속했다. 터키, 이탈리아, 브라질 등 세계 정상급 여자배구 리그의 최강 팀들이 대부분 출전한 셈이다.

대회 방식은 조별로 풀리그를 펼친 뒤, 각 조 1~2위가 상대 조 1~2위와 크로스로 준결승에서 맞대결한다. 따라서 준결승은 A조 1위-B조 2위, A조 2위-B조 1위가 대결한다. 준결승전의 승자는 결승전에서 우승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초호화 군단, 세계 최고 스타들 '자존심 대결'
 
 '전 흥국생명 외국인 선수' 바실레바(195cm)... 불가리아 대표팀 주장인 바실레바는 현재 이탈리아 노바라 팀의 주전 레프트로 활약 중이다.

'전 흥국생명 외국인 선수' 바실레바(195cm)... 불가리아 대표팀 주장인 바실레바는 현재 이탈리아 노바라 팀의 주전 레프트로 활약 중이다. ⓒ 유럽배구연맹(CEV) 홈페이지

 
각 팀의 주전 멤버들에는 세계 배구 강국의 최고 스타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김연경(대한민국), 주팅(중국), 보스코비치(세르비아), 에고누(이탈리아) 등 그야말로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스타들이 모두 출전한다. 니콜, 데스티니, 바실레바 등 한국 V리그에서 활약할 당시 국내 팬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선수들도 출전한다.

터키 리그 팀에는 에자즈바쉬 김연경(대한민국), 보스코비치(세르비아), 나탈리아(브라질), 바크프방크에 가비(브라질), 라시치(세르비아), 오그네노비치(세르비아) 등이 포진해 있다.

특히 바크프방크는 이번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의 디펜딩 챔피언이다. 그것도 대회 3연패를 노리고 있다. 바크프방크는 2017년과 2018년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탈리아 리그 팀은 이모코가 에고누(이탈리아), 실라(이탈리아), 킴벌리 힐(미국), 오그보구(미국), 로빈 데 크라위프(네덜란드), 보워시(폴란드), 드젠나로(이탈리아) 등 초호화 군단의 위용을 자랑한다.

노바라도 바실레바(불가리아), 벨리코비치(세르비아), 키리켈라(이탈리아), 미샤 핸콕(미국), 코트니(미국)가 출격한다.

바실레바(29세·194cm)는 2013-2014시즌 V리그에서 흥국생명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다. 현재 불가리아 대표팀 주장인 바실레바는 올해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과 유럽선수권에서 주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특히 8월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는 미국과 끝장 승부에서 24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지만,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하면서 아깝게 올림픽 본선 티켓을 놓쳤다. 

브라질 리그 팀도 배구팬들에게 친숙한 스타들이 많다. 미나스는 셰일라(브라질), 타이샤(브라질), 마크리스(브라질), 덴틸은 니콜(미국), 브라예린 마르티네스(도미니카), 가라이(브라질) 등이 활약한다. 니콜(33세·193cm)도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3년 연속 한국도로공사의 외국인 선수로 맹활약했다. 

주팅 '임시 이적' 톈진... 사실상 '리틀 중국 대표팀'

중국 리그에서는 톈진과 광둥 에버그란데 2개 팀이 출전한다. 톈진은 지난 1일 세계 정상급 공격수인 주팅(25세·198cm)이 올 시즌 새롭게 합류했다. 중국 배구협회는 도쿄 올림픽 준비 차원에서 주팅을 원 소속팀인 허난에서 강팀인 톈진으로 '임시 이적'을 시켜줬다.

중국은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대표팀 핵심 선수인 주팅을 소속팀까지 옮겨주며 특별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또한 대표팀 주요 선수들을 한 팀으로 몰아넣고, 평소 리그 경기에서도 도쿄 올림픽 준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그 바람에 일개 프로 팀인 톈진은 사실상 '리틀 중국 국가대표팀'이 돼버렸다.

톈진의 올 시즌 주요 선수를 살펴보면, 레프트 주팅, 리잉잉, 라이트 데스티니 후커, 센터 왕위안위안, 세터 야오디, 리베로 멍쯔쉬안으로 구성됐다. 주팅, 리잉잉, 왕위안위안, 야오디는 올해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과 2019 월드컵 대회에 모두 출전한 중국 대표팀 1군 멤버들이다.

데스티니(32세·195cm)도 한국 배구팬들에게 매우 친숙한 선수다. 한국 V리그에서 2시즌 동안 뛰어난 활약을 한 바 있다. 기량도 건재하다. 지난 시즌 브라질 리그 오사스코 팀의 주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브라질 리그 득점 부문 전체 2위를 기록했다.

광둥 팀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로 러시아 대표팀 출신의 코셸레바를 영입했다. 불가리아 대표팀 출신의 라바드지에바도 지난 시즌에 이어 광둥에서 활약한다.

대회 직전 급조 '임시 국가대표팀'... 또 나올까
 
 .

. ⓒ 김영국

  
중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세르비아와 함께 여자배구 세계 최강이다. 그런데 중국의 톈진과 광둥 팀은 이번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황당한 일'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회 개막 직전에 다른 팀 소속의 중국 대표팀 선수들을 또다시 '임시 영입'해서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톈진은 지난 5월 열린 '2019 아시아 클럽 선수권' 대회에서 중국 대표팀의 주전 라이트 궁샹위(장쑤)와 주전 레프트 류사오퉁(베이징)을 임시로 영입해서 출전했고,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그 우승 팀 자격으로 이번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하게 된 것이다.

또한 중국 리그는 한 라운드가 끝나면, 상위 라운드 진출을 위해서 다른 팀 소속의 대표팀 선수를 일시적으로 '임대 영입'하는 경우가 매년 발생한다.

중국이 자국에서 개최하는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중국 팀'이 우승하기를 원할 수 있다. 또한 자국 리그에서 대표팀 선수에게 어떤 조치를 취하든 '올림픽 메달 획득 의지'로 인정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대회 때마다 직전에 '순간 국가대표팀'을 만들어 출전하는 행태는 다른 리그의 정상적인 클럽 팀들 입장에서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국제배구연맹(FIVB)이 주최하는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그런 행태가 통용된다면, 이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클럽 팀으로서 상식을 무너뜨린 팀이 우승까지 한다면, 결과의 정당성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배구 김연경 올림픽 중국 V리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