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방영된 tvN < V-1 >의 한 장면.

지난 13일 방영된 tvN < V-1 >의 한 장면. ⓒ CJ ENM

 
또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

이번엔 tvN에서 추석 특집으로 걸그룹 보컬 경연 프로그램 < V-1 >을 선보였다.  

같은 CJ ENM 계열 채널이지만 음악 전문 Mnet과 드라마 및 예능 종합 tvN은 방향성이 전혀 다르기에 < V-1 >의 등장은 제법 의외로 다가왔다. Mnet에서 해왔거나 할 만한 성격의 프로그램이라는 점은 특이했지만 그렇기에 내용은 이미 익숙하다는 양면성을 지녔다.  

게다가 매년 명절마다 인기리에 방영되는 MBC <아육대>와 비슷한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 V-1 >은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셈이 됐다.

익숙한 토너먼트 방식 구성 vs '악마의 편집' 배제 등으로 약점 만회
 
 지난 13일 방영된 tvN < V-1 >의 한 장면.

지난 13일 방영된 tvN < V-1 >의 한 장면. ⓒ CJ ENM

 
기존 걸그룹 멤버들의 경쟁이지만 현재 방영 중인 Mnet <퀸덤>과는 차이가 있다. 냉정히 말해 < V-1 >은 대중들에게 인기나 인지도가 높지 않은 팀들을 중심으로 출연진이 짜여진 편이다. 이는 지난 2016년 역시 걸그룹 보컬 경연으로 진행된 JTBC <걸스피릿>과도 사못 유사했다. 이렇다 보니 지난 7월부터 치러진 예선에도 불구하고 사전 화제몰이가 된 편은 아니었다.  

수많은 걸그룹 멤버들의 사전 예심을 거쳐 엄선된 12명 최종 멤버가 출연한 < V-1 >의 방식은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 전설을 노래하다> <복면가왕> 등의 경연과 크게 차이는 없다. 1대1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린다는 건 워낙 흔한 방식 중 하나다. 

화제성 높지 않은 출연진+흔히 접하던 음악 경연 구성이 종합되다 보니 < V-1 >의 첫회에선 자신만의 차별성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최고의 예능인 강호동이 MC를 맡긴 했지만 이것만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키운다는 건 분명 한계가 있다. 

대신 '악마의 편집' 혹은 '지나친 대결 조장'으로 비판 받는 Mnet과 달리, tvN < V-1 >에선 자극적인 편집보단 참가자들의 능력에 초점을 맞춘 '순한 맛' 분위기가 프로그램 전반에 깔려 있다.  

이는 올리브 <섬총사> <모두의 식탁> 등 따뜻한 분위기의 연출을 지향해온 박상혁 CP-김관태 PD 몫이 크다. 이들과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MC 강호동 역시 대결 무대에 올라선 참가자들의 긴장감을 적절히 풀어주는 균형감 있는 진행으로 큰 힘을 보태준다.  

기존 음악 경연의 단점 그대로 답습
 
 지난 13일 방영된 tvN < V-1 >의 한 장면.

지난 13일 방영된 tvN < V-1 >의 한 장면. ⓒ CJ ENM

 
반면 기존 음악 경연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고음 위주 대결'은 < V-1 >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는 음악적 다양성을 억제한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예능 속 재미를 키우는 자막은 예전 SBS <스타킹> 등에서나 볼 법한 올드한 느낌을 담아 신선함을 깎아 먹는다. 사전 촬영된 VCR과 현장 경연 무대를 오가는 편집에선 속도감이 떨어지다 보니 지루함을 주기도 한다. 3회로 예정된 편성 분량을 감안하면 오히려 2회짜리 내실 있는 제작이 낫지 않았을까? 

한편 <미스트롯> Top4 출신 정다경의 경우,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참가 자격에 대한 의문점을 지적 받았다. 빼어난 가창력으로 일찌감치 존재감을 알린 그녀였지만 소속그룹 비너스(8월 데뷔 싱글 발매)는 6월 프로그램 제작 발표-7월 예선을 겸한 온라인 투표를 치를 당시엔 데뷔조차 하지 않은 팀이었기 때문이다. 걸그룹 데뷔 예정자였다곤 신청 시점까지만 해도 트로트 솔로가수로 활동하던 정다경의 참여는 물음표를 남겼다.   

설 자리 없는 무명 아이돌... 탁월한 실력으로 편견 날린 무대 
 
 지난 13일 방영된 tvN < V-1 >의 한 장면.

지난 13일 방영된 tvN < V-1 >의 한 장면. ⓒ CJ ENM

 
<프로듀스101>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들을 제외하면 < V-1 > 참가자들의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실력만큼은 인기팀에 충분히 겨뤄볼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첫회부터 시청자들에게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날려버릴 솜씨를 선보였다.   

아쉽게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최연소(19세) 참가자 이진솔(에이프릴)을 비롯해서 랩퍼 혹은 메인 댄서 역할로만 기억되던 최유정(아이오아이, 위키미키), 신인 보라(체리블렛) 등은 기존 선배들 못지않은 패기로 박수를 받았다.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선 일찌감치 보컬 실력자로 평가받았지만 2년 가까이 팀 활동이 중단되어 어려움을 겪는 하이디(소나무)는 찬사 못지않게 시청자들로부터 안쓰러움도 자아내게 했다. 우승상금 1천만 원 받아서 공백을 깨고 컴백하고 싶다는 심경 토로는 냉혹한 아이돌 세계의 현실을 실감케 했다. 

이어 방영될 2회(14일)에는 연정(아이오아이, 우주소녀), 혜윤(체리블렛) 등 실력파 보컬들의 대결을 남겨두면서 점차 긴장감을 높일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V-1 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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