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0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한 류현진 선수.

류현진 선수. ⓒ AP/연합뉴스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이 애리조나를 상대로 시즌 12승에 도전한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이후 열흘 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던 류현진이 정확히 열흘을 쉬고 치르는 빅리그 복귀전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해 11승2패 평균자책점1.53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단독1위와 승률 공동 1위(.846)에 올라 있다. 다저스는 10일 현재 애리조나에게 17경기 앞선 독보적인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애리조나는 최근 다저스의 새로운 지구 라이벌로 떠오르는 팀이다. 류현진은 자존심 대결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애리조나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복귀전을 갖는다.

'쿠어스필드 악몽' 날려 버린 후 얻은 달콤한 여름 휴가(?)

류현진은 올 시즌 전반기까지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필드에서 통산 5경기에 등판해 20.2이닝 동안 21점을 내주며 1승4패 9.15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가능하다면 쿠어스필드 등판을 피하고 싶을 정도로 심각한 부진이었다. 하지만 콜로라도는 다저스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해 있는 팀이다. 따라서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활약하는 한 쿠어스필드 등판을 피할 수 없고 현지 시간으로 7월의 마지막날 다시 한 번 쿠어스필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류현진은 시즌 두 번째, 통산 6번째 콜로라도 원정에서 6이닝 동안 단 80개의 공으로 3피안타1볼넷1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며 '쿠어스필드 공포증'을 날려 버렸다. 특히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23타수14안타(타율 .609)4홈런10타점OPS(출루율+장타율)1.944를 기록하던 '천적' 놀란 아레나도를 3타수 무안타로 돌려 세웠다. 비록 승리는 추가하지 못했지만 오랜 숙제를 풀어낸 후련한 하루였다.

하지만 쿠어스필드 호투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않았던 지난 3일, 류현진이 뜬금없이 10일 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가벼운 목 통증이 원인이었다. 류현진은 콜로라도전 호투와 보스턴 레드삭스전의 자책점 조정으로 시즌 평균자책점이 1.53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렇게 사이영상 경쟁에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던 류현진이기에 갑작스런 부상자 명단 등재는 야구팬들을 초조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불안을 감추지 못했던 국내 야구팬들의 마음과 달리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여유가 넘쳤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부상자 명단에 보낸 후 인터뷰를 통해 "류현진은 부상 치료를 받으러 간 게 아니라 여름 휴가를 얻은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어차피 다저스 마운드에는 훌리오 우리아스, 토니 곤슬린, 더스틴 메이 등 젊은 선발 자원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류현진이 무더운 여름 한 차례 로테이션을 쉬어가는 것도 크게 나쁘지 않다는 의미다.

켈리와의 맞대결은 무산됐지만... 새 지구라이벌 애리조나 사냥 미션

애초에 큰 부상이 아니었던 류현진은 부상자 명단에서 해제될 수 있는 12일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 곧바로 선발 예고됐다. 당초 애리조나는 작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했던 메릴 켈리를 선발로 예고해 류현진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었다. 물론 2012년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했던 류현진과 2015년부터 SK 유니폼을 입었던 켈리는 KBO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적이 없지만 국내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두 투수의 맞대결은 큰 관심거리였다.

하지만 애리조나에서 12일 경기 선발투수를 켈리에서 마이크 리크로 변경하면서 류현진과 켈리의 맞대결은 무산됐다. 빅리그 10년 차로 5개 팀에서 통산 102승을 올린 리크는 지난 7월말 트레이드 마감시한 직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애리조나로 이적했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뛰어난 완급조절과 노련한 경기운영이 돋보이는 투수로  좌우가 바뀌었지만 류현진과 비슷한 유형의 투수라고 할 수 있다.  

애리조나 타선은 올 시즌 좌완 투수를 상대로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좋은 .844의 팀 OPS를 기록하고 있다. 좌완을 상대로 절대적인 자신감을 보이는 타선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올 시즌 애리조나를 상대로 두 경기에서 13이닝 동안 단 1점을 내주는데 그쳤다. 케텔 마르테와 에두아르도 에스코바, 크리스티안 워커 등 주의해야 할 타자들이 많지만 류현진이 애리조나 타자들을 경계하는 것 이상으로 애리조나 타자들이 류현진을 두려워할 것이다.

물론 압도적인 평균자책점 1위를 질주하며 사이영상 확률을 높이고 있지만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가 15승에 선착한 만큼 류현진도 다승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올 시즌 10번의 등판에서 무려 8승을 수확했던 다저스타디움에서는 반드시 승수를 쌓고 가는 것이 좋다.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이 새 지구라이벌 애리조나를 상대로 건재를 과시하며 시즌12승을 따낼 수 있을지 기대되는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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