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 시즌3 ⓒ 넷플릭스

 
넷플릭스 대표 미드 <기묘한 이야기> 시즌3가 지난 7월 4일 공개되었다. <기묘한 이야기>는 인디애나 호킨스 마을에서 벌어지는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SF 스릴러다. 이번 시즌을 통해 더 강력한 기묘함으로 무장하고 돌아왔다.

우디 앨런 감독은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통해 시대별 르네상스를 복원했다. 인간은 누구나 과거의 영광을 다시금 재현하고 싶어 한다. 현재를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헤밍웨이와 콜포터, 거트루드 스타인, 피카소가 함께한 1930년대 파리를 최고라 칭한다.

하지만 그 시대 사람들은 1870년~ 1910년까지 파리를 중심으로 가장 아름다운 시대로 불린 '벨 에포크' 시대를 그리워한다. 그 시대에는 고갱, 고흐 등 낭만주의가 넘쳐났다. 하지만 정작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미켈란젤로가 살았던 르네상스를 최고라 말한다.

'레트로의 향수'로 무장한 <기묘한 이야기>... '아, 1980년대여'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 시즌3 ⓒ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의 배경은 1980년대다.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감성 물씬 풍기며 SF 관심이 무르익는다. 1980년 대는 SF 문화와 사이키델릭함, 우주와 미래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최대치였을 때다. 작품에는 1980년대 유행한 문화 전반이 잘 녹아있다. 가히 문화전성기라 할 만하다.

작가 스티븐 킹은 <기묘한 이야기>의 가장 큰 트리비아(잡학)의 시초다. 스티븐 킹 문학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게임 '던전 앤 파이터', 기존 VHS 방식의 VTR로 재생이 가능한 'VHS-C', 다시 유행하고 있는 나이키 코르테즈, 블링블링한 색감의 스타일, 영화 <죠스> <터미네이터> <매드맥스> <고스트 버스터즈> <폴터가이스트>, <이블 데드> <괴물> <에이리언> <엑스맨> < E.T > 등 지금은 고전이 된 작품들을 반갑게 맞이할 수 있다. 신시사이저를 이용한 전자음과 펑크적 그루브 등 기묘한 이야기에 복고풍 음악도 찰떡궁합이다.

더불어 드라마 속 배경인 1980년대 당시 미국은 러시아와 공산당에 큰 트라우마가 있었다. 그들에 러시아는 드라마 속 마을에 나타난 괴물 만큼이나 잡아야 할 목표 그 이상이었다. 그래서 <기묘한 이야기>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의 자본주의와 구 소련의 공산주의 이념 전쟁 '콜드 워(Cold War)'가 끝난 직후다. 시즌1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은 공산주의의 위험에 맞설 초인을 비밀리에 연구, 실험함으로써 극복하려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최대 피해자가 바로 '엘(밀리 바비 브라운)'이다. 엘은 태어나면서부터 호킨스 연구소의 희생양이자 연구 대상이었다. 엘의 탈출로 호킨스 연구소는 서서히 붕괴된다. 1980년부터 시작한 시즌1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2에서는 일 년 후 할로윈데이, 시즌3에서는 1985년이 배경이다. 시즌3가 끝날 때면 구 소련은 붕괴되고 러시아 연방이 된다. 그런 점에서 짐작하건대 아마 시즌4는 1990년대를 다룰 것 같다.

시즌4를 기다리며... 세상도 아이도 시청자도 기묘해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 시즌3 ⓒ 넷플릭스

   
시즌1은 호러의 성격이 강했다면 시즌2에서는 그 분위기를 이어 부정(父情), 모정(母情), 첫사랑의 성장통을 겪는다. 시즌3에서도 아이들이 이상한 일들의 주축으로 해결한다는 콘셉트는 변함이 없지만, 귀엽기만 했던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큰 변화를 맞는다.

아이들은 격렬하게 사랑하고 헤어진다. 뜨거운 여름의 태양처럼 우정이 로맨스로 변하고 연대는 더 강력해졌다. 여기저기서 핑크빛 로맨틱 시즌이다. 어쩌면 괴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여자친구의 부모가 아닐까? 엘의 공식적인 부모가 된 호퍼(데이빗 하버)의 활약이 이번 시즌에서 폭발한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장면이 이어지니 주목할 것.

무엇보다 데모고르곤, 마인드 플레이어 같은 괴물 이외에 다양한 세력의 위협이 존재한다. 외부로는 러시아에 위협을 느끼고 내부에서는 대형마트(자본주의)의 등장으로 지역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여성 캐릭터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레트로 감성 풍만했던 시리즈에 현 세태를 한 스푼 첨가한 처방이 반갑다.

덕후가 성공하는 세상, 덕질은 꾸준히 장려되어야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 시즌3 ⓒ 넷플릭스

  
몇 년 전만 해도 '덕후'는 부정적인 의미에 가까운 단어였다. 덕후는 원래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말하는 일본의 단어 '오타쿠'에서 유래된 말이다. 초기에는 특정 문화에 너무 몰두하는 사람을 지칭하며, 친구도 없고 혼자 병적으로 집착하는 어두운 사람을 뜻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그 범위는 확대되었다. 특정 취미를 가진 사람, 이를 넘어 그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 혹은 몰입하는 자를 이르는 말로 정화되었다.

어느 한 부분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몰두하다 보면 어느새 직업이 되기도 하고 전문가로 성장하기도 한다. 호킨스 키즈들도 어릴 때부터 다양한 SF 문화를 덕질한다.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보고 듣고 따라하는 것을 떠나 아이들은 가족을 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스스로 성장한다. '성덕'(성공한 덕후)이 따로 없다.

<기묘한 이야기>에서 어른이 아닌 아이들이 추축이 되는 이유는 문제 접근 방법에 과학적 근거와 상상력이 필요하기 때문일 듯하다. 극 중에서 초반부에 아이들의 말을 어른들은 믿지 않는다. 하지만 뒤집힌 세계, 즉 평행우주를 입증한 것은 아이들이다.

때문에 덕질은 꾸준히 장려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한 분야에 빠져들면 부모들은 '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라며 공부나 하라며 다그친다. 하지만 어떤가? 호킨스의 아이들은 덕질로 사람도 구하고 마을도 구했다. 이 참에 세계를 구할지도 모른다.

기존 시리즈보다 훨씬 강력해지고 빠른 템포의 <기묘한 이야기> 시즌3는 시즌4를 기다리게 한다. 벌써 공개된 지 4일 만에 시청가구 4천만을 넘어 넷플릭스 작품 중 최고 시청 기록을 세웠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정주행 하기 딱 좋은 작품이다. 다만, 피로를 겪을 당신의 허리와 혹사당할 눈을 감당할 자신이 있다면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장혜령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기묘한이야기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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