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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흥 가지산 보림사 일선스님 처소 앞 풍경입니다.
 장흥 가지산 보림사 일선스님 처소 앞 풍경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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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ㆍ똑ㆍ똑ㆍ똑ㆍ똑 또 르 륵"

지난 2일, 새벽을 가르는 목탁소리. 눈을 떴습니다. 멍합니다. 무념무상(無念無想). 먼저 정신을 챙깁니다. 다시 눈을 감고 괄약근에 힘을 모읍니다.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을 욉니다. 정구업진언이란?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이 하는 참된 말입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3회)"

목탁소리를 찾아 갑니다. 목탁(木鐸)은 "둥근 나무 안을 비게 만들어 나무채로 칠 때 울리는 소리 나는 법구"입니다. 목탁소리는 "목탁을 두드리면 목탁 구멍을 통해 들어간 바람이 빈 공간에서 목탁 고유 진동수와 공명 현상을 일으켜 나는 소리"입니다. 목탁소리의 원천은 목탁일까? 목탁 구멍일까? 목탁 채일까? 불(佛)ㆍ법(法)ㆍ승(僧)!
 
 목탁소리의 원천은 목탁일까? 목탁 구멍일까? 목탁 채일까?
 목탁소리의 원천은 목탁일까? 목탁 구멍일까? 목탁 채일까?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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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흥 가지산 보림사 일주문입니다.
 장흥 가지산 보림사 일주문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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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또 바른 길을, 바르게 가고 있는지….

새벽, 맑은 공중을 가르는 목탁소리를 들음과 동시에, 불현듯 흐르는 생각 하나를 붙잡습니다. 그대로 두면 헛된 망상이나, 잡아채 끄집어 올리니 생각이 됩니다. 생각은 그대로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덕지스님과 오미자차를 마시며 작별을 고합니다. 그렇게 경북 김천 비룡산 구룡사에서 전남 장흥 가지산 보림사로 직행합니다.

그리운 님 뵈러 가는 길입니다. 장흥 보림사 일선스님. 스님께서 몇 번이나 청했습니다. 그러나 이제야 때가 되었음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움직입니다. 도(道), 배움이 어디에 이르렀고 잘 가고 있는지 점검 받으러 가는 길입니다. 스님과 마주하는 장면을 떠올리자, 지난 날들이 왔다 사라집니다.

"드디어 해탈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도를 향한 마음은 2년 전 일선스님의 이 한 마디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선지, 스님을 뵈러 갈 때는 언제나 가슴이 콩탁콩탁 뜁니다. 내 마음 속에 있는 하늘이 알아서 움직이는데도 불구하고, 쓰잘데기 없는 걱정이 앞섭니다. 저번에는 "바른 길을 잘 찾아 가고 있다"고 했었습니다. 지금은 또 바른 길을, 바르게 가고 있는지….

지난 해 2월, 돈오 후 변화가 많았습니다. 생긴 건 그대론데 속은 환골탈태. 뇌가 움직이며 전체가 하나로 연결되었습니다. 회음부터 백회가 일사천리로 뚫렸습니다. 흰 빛이 보이고, 침샘에서 새로운 호르몬 나왔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먼저 직접 몸으로 체험하시고 가르침을 주신 분이 일선스님입니다. 진정한 스승이요, 선각자지요.
 
 장흥 가지산 보림사 일선스님.
 장흥 가지산 보림사 일선스님.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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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흥 가지산 보림사는 여유가 넘쳐납니다.
 장흥 가지산 보림사는 여유가 넘쳐납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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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이치에 따라 양심이 움직인 결과라는 증거는?

스님 뵈러 가는 길. 온 몸이 알아서 반응합니다. 아마 몸과 마음 바르게 하고 뵈라는 가르침인 듯합니다. 그래설까. 늘 그러했던 것처럼 백회가 스스로 열립니다. 또 뇌가 알아서 스스로 작동합니다. 이뿐 아닙니다. 얼굴 양 미간 사이 깊숙한 곳에 자리한 <나의 진정한 주인>인 '참나'가 드러나 함께 합니다.

이 '참나'는 하나님, 도, 무극, 성령, 주인공, 아버지 등으로 다양하게 불립니다. 무튼, 선정 속에서 움직입니다. 이 또한 진정한 행복입니다. 스님 뵈러 가는 길 위에서, 제 방식으로 천지만물의 복을 빌었던, 저만의 주기도문을 욉니다.

"시방세계에 있는 모든 생명 및 무생물. 신과 귀신, 천지신명. 그리고 이 세상에 살다간 모든 생명 및 무생물. 또한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 및 무생물들의 건강과 안전과 행복과 성불과 보살행을 바랍니다!"(3회)

눈물이 납니다. 진심으로 천지만물의 무사안녕을 빌 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 때에는 우주 자연과 오롯이 하나 됩니다. 알 수 없습니다. 그 눈물이 참회의 눈물인지, 감사의 눈물인지, 기쁨의 눈물인지. 분명한 건 가슴이 시원하고 뿌듯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하늘의 이치에 따라 양심이 움직인 결과라는 증거입니다.

청태전이 팽팽한 긴장감을 벌써부터 알아차리고
 
 하심.
 하심.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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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心(하심) 일어나는 생각을 멈추고 돌이켜 보세요!"

세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전남 장흥 가지산 보림사. 일주문 앞에 서니 뇌가 일제히 움직입니다. 인연의 깊이를 스스로 아는 게지요. 금강문 앞에 쓰인 '下心' 글귀가 넓적다리를 딱 치게 만듭니다. 보림사를 떠받치는 하늘이 만해 한용운 스님이 말씀하신 "번뇌는 별빛이라" 같습니다.

부처님께 인사 올린 후 스님 처소에 듭니다. 문이 잠겼습니다. 착오가 있는 걸까. 하늘 뜻에 따른 결과가 이럴 수는 없습니다. 전화로 확인합니다.

"스님. 어디 계십니까?"
"절에 있습니다. 어디세요?"
"스님 처소 앞입니다."


스님, 목소리에 반가움이 가득합니다. 다실에 들었습니다. 공중에 장흥이 만든 명차 '청태전'이 걸렸습니다. 스님께 예를 올립니다. 발효차를 두고 앉았습니다. 정적이 가득합니다. 차, 목 넘김 소리만이 정적을 깨트립니다. 청태전이 둘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청태전이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과 느슨한 여유를 벌써부터 알아차리고 있습니다.

"…."
 
 장흥 가지산 보림사 대웅전입니다. 구름이 번뇌는 별빛이라 같습니다.
 장흥 가지산 보림사 대웅전입니다. 구름이 번뇌는 별빛이라 같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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