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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은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제3회 '임금차별타파의 날'이었다. '임금차별타파의 날'은 남성 정규직 임금 대비 여성비정규직 임금을 1년으로 계산하여 그 날 이후부터 12월 말일까지 여성은 무급으로 일하고 있음을 알리는 날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이중의 차별을 당하고 있는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드러내고 해법을 찾기 위해 만들어졌다. 2019년 '임금차별타파의 날'을 맞아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은 '가장'으로 상징되는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를 위해 '남성생계부양자모델'이 한국 사회를 어떻게 왜곡하고 있는지 현장의 사례를 하나씩 짚어보고자 '생계에 성별은 없다' 기획을 통해 총 9개의 글을 오마이뉴스에 기고한다. 일곱 번째 글은 인천여성노동자회 도희가 썼다.[편집자말]
많은 중고령 여성이 일하고 있는 공공부문 학교 청소노동자.
교육청에 직고용되었지만 여전히 단시간 저임금 노동자.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 임금으로 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노동자.

바로, 초등학교 청소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50대 김영애(가명)씨다. 영애씨는 사회적 기업 용역업체와 매년 재계약을 새로 하면서 5년 동안 일해왔다. 해마다 계약 연장이 되지 못할까 전전긍긍, 고용 불안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2017년 7월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2018년 9월 직고용으로 전환됐다.

교육청의 직고용이 되면서 이제 매년 재계약을 하지 않아도 되고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되어 더 이상 고용의 불안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고용의 지속성은 보장되었으나 노동조건은 나아진 것이 없었다.

방학기간이라고 청소노동자만 주3일, 월급 70만원?!  
 국회 정론관 앞에서 쓰레기통을 비우고 있는 국회 청소노동자
 국회 청소노동자 (해당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 구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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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애씨는 점심시간 1시간을 포함하여 하루 6시간 근무를 한다. 학교운영 시간상 오후 4시 이전에 마쳐야하기 때문에 대부분 6시간 근무를 한다. 그러나 화장실과 복도 청소를 하다보면 언제 시간이 지나는지 모를 정도로 노동 강도는 매우 높다. 임금은 최저임금을 적용받고 식대가 별도의 수당으로 지급되어 월 130만 원 정도의 임금을 받는다. 130만 원의 임금, 영애씨의 4인 가족이 이 빠듯한 돈으로 생계를 꾸려야 하기에, 허리띠를 졸라매며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방학 동안은 그 일마저도 할 수 없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교는 일방적으로 단축 근무를 요구한다. 주 3일(월, 수, 금) 18시간 만 일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또 함정이 있다. 근무일에 법정공휴일이 있을 경우 무급으로 처리된다. 거의 달에 1회는 있는 법정공휴일이 무급처리 되기 때문에 주당 총 노동시간이 15시간이 되지 않아 주휴수당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방학 중 임금은 70만 원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 방학 기간이 1년 중 3개월가량이니, 연중 1/4은 이 70만 원의 돈을 받고 일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놓이다 보니 영애씨의 생활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방학 때 아예 출근이 없어요. 방학 중에는 조금씩 모아두었던 비상금을 사용해야 생활이 되기 때문에 적금 들었던 것도 해지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방학 중에는 카드 대출을 이용해 생계를 유지하는데 빚이 빚을 낳는 악순환으로 삶의 의욕을 잃어버렸어요."

영애씨 주변의 다른 초등학교 청소 노동자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 학교청소 노동자들은 방학 중에 근무가 줄거나 아예 일을 하지 않는 근무 조건으로 인해 방학 중에는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마저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어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학교"예산이 없다"…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는 여성 노동자

영애씨는 자신은 물론, 아픈 남편과 두 자녀가 있는 4인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방학 3개월 동안은 정말 막막할 따름이다. 생계가 힘들어 학교에 하소연하면, 돌아오는 말은 "학교 예산도 없다!"라는 말뿐이다. 정말 그럴까?

전국여성노동조합 인천지부 이학금 지부장은 "예산이 없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매년 학교에 배당되는 예산은 상승하고 있다. 단지 청소노동자에 대한 노동의 조건을 향상시키는 예산을 안 쓰는 것 뿐"이라 전했다. 또한, 이 지부장은 "학교 내 여러 직군들이 있다. 학교급식 노동자는 직고용 무기 계약직이지만, 청소노동자는 특수운영직군으로 구분되어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고용이 된 이후에도 일터인 학교에서 청소노동자의 지위는 그만큼 낮다는 것.

공공기관이 교육청과 무기계약으로 일을 하고 있는 청소 노동자들은 대부분 여성들이며 이들은 단시간 노동자이며 저임금 노동자다. 저임금 노동자는 임금이 중위임금 3분의 2이하를 받는 노동자를 가리킨다. 2018년 6월 중위임금의 3분의 2는 179만 1천원이었다. 남성보다 여성의 비율이 70% 정도 월등히 높다. 우리나라 저임금 여성노동자 비율은 35.3%로 OECD 회원국 중 최고 높다. 여성노동자 10명 중 4명은 저임금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김영애씨가 바로 이 상황에 놓여 있다.

한국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2019년 기준 생계급여기준 및 최저보장수준을 살펴보면 1인 가구 512,102원이며 4인 가족은 1,384,061원이다. 이는 중위소득 30%에 해당한다. 하지만, 영애씨가 받는 임금은 월평균 115만 원 수준이다. 4인 가족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는 못하는 금액인 것이다. 과연 이 임금으로 4인 가족이 최저 수준의 삶이라도 유지해 가며 살 수 있을까?

생활임금‧방학 중 상시근무체계 등, 여성노동자의 노동이 저평가 되지 않는 세상
 
 지난 3월 8일, 청소노동자들이 '제5회 청소노동자 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했다.
 지난 3월 8일, 청소노동자들이 "제5회 청소노동자 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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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여성의 얼굴'을 한 청소, 돌봄 등의 노동은 이와 같은 저임금 현상이 고르게 목격된다. 여성이 하는 일이어서 그런 것일까? 아님 그런 일에만 여성을 배치하는 것일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와 같이 낮은 임금을 받고 생계유지를 걱정하며 일해야 하는 상황이 정상은 아니다.

학교 청소노동자가 방학동안도 상시근무체계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임금 또한 최저임금 수준이 아닌 노동자가 가족을 부양하고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이 아닌 생활임금을 적용해야 한다. 생활임금은 물가와 노동자의 상황을 고려해 생활비를 보장해주는 사회적 개념으로 문화적 생활 등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을 주자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자치법규(조례)로 생활임금을 주도록 정하고 있다. 생활임금 적용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의 직고용, 출연기관 적용뿐만 아니라 공공조달 기업까지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교육청 직고용으로 일하고 있는 청소노동자 영애씨가 월평균 115만 원의 저임금을 받고 있는 이 현실은 차별이다. 영애씨 역시 생활임금 적용 대상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생활임금 적용으로 4인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청은 방학 중 청소 노동자들의 상시근무로 전환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생계에 성별은 없다]
① 여성은 '반찬값' 정도 임금이면 족하다? 나도 생계부양자다
② 비혼 여성 간호조무사의 '안정적 삶'은 가능할까
③ "노동 존중 사회 실현한다"더니... 고용부 전화상담원의 호소
④ "남자 혼자 있는데 자신 있냐"... 가스 점검원의 설움
⑤ "결혼해, 남자 밑으로 들어가"라니... 나는 '독립생존' 하고 싶다

⑥ 
'더 일하고 싶은데'... 여성의 근무시간은 왜 자꾸 줄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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