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새 마무리 하재훈, 1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마무리 불안 떨친 SK는 단독 1위 고수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는 정규리그에서는 탄탄한 투타 밸런스를 갖춘 두산에 밀려 2위에 그쳤다. 화끈한 홈런포를 앞세운 타선과 김광현, 켈리, 박종훈이 이끄는 선발진은 두산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 차이를 가른 것은 불펜이었다.

마무리로 출발했던 박정배가 흔들리며 불펜이 전체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 해 SK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17로 리그 전체 1위였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5.49로 7위에 그쳤다. 허약한 불펜은 2018시즌 내내 SK의 고민거리였다.

올시즌 역시 팀 불펜 평균자책점이 5.24로 8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한 새 마무리 김태훈이 4월 이후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이 화근이었다. 확실히 출발만 보면 지난 시즌과 비슷한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지난 해와 많이 다르다. SK는 올시즌 1점차 승부에서만 11승 무패로 놀라운 모습을 보이며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그 비결은 지난 시즌에는 없었던 '서른 살 신인 투수' 하재훈이다. 

마이너리그와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SK의 지명을 받고 팀에 합류한 하재훈은 투수와 타자가 모두 가능한 팔방미인으로 주목 받은 해외유턴파다. 투수로는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이 매력적이었고 타자로는 일본 리그에서도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인 타격 능력이 주목을 받았다.

드래프트 당시만 해도 하재훈의 능력치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SK는 2라운드 16번이라는 높은 순번에 하재훈을 지명하며 타 구단들을 아쉽게 했다. 지명 당시부터 SK는 하재훈을 투수로 활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시즌 초반 SK의 이 선택은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2019시즌 SK 불펜진의 주요 기록
   
4월 중순 이후 불안한 모습을 보인 김태훈으로부터 마무리 투수 자리를 이어받은 하재훈은 현재 1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SK 불펜진의 중심축으로 완벽하게 자리잡은 모양새다. 하재훈이 중심을 잡자 나머지 불펜 투수들 역시 시즌 초반에 비해 훨씬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 시즌 초반만 해도 하재훈은 불안한 제구 탓에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4월 3일 롯데전에서는 0.2이닝동안 3실점을 기록하며 크게 흔들렸다. 당시에는 구속은 빨랐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날 이후 하재훈은 무려 13경기에서 단 1실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어린이날 경기에서는 3실점 굴욕을 안겼던 롯데를 상대로 1점차 상황에서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재훈이 새로운 마무리로 활약하며 SK 불펜은 약하다는 이미지를 지우고 았다. 실제로 힐만 감독이 이끌던 지난 해 SK의 경기 스타일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 중평이다. 장타력을 바탕으로 상대 마운드를 몰아 붙이는 것이 지난 해의 SK였다면, 올 시즌에는 근소한 차이의 승부에서도 강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재훈을 비롯한 불펜진의 활약에 힘입어 SK는 현재 24승 1무 11패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 자리에 올라와 있다. 물론 2위 두산과는 승차가 없고 5위와도 3경기차로 매우 촘촘한 상태지만 큰 약점이 보이지 않는 SK가 당분간 선두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지난 시즌 정규시즌에서의 2%의 아쉬움을 가을의 기적을 통해 완벽하게 만회하며 왕좌에 올랐다. 올시즌에는 정규리그에서의 아쉬운 모습을 만회하기 위해 통합 우승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하재훈이라는 강력한 마무리를 발굴하며 불펜 약점까지 보강한 SK의 질주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5선발 에이스' 문승원... 선두 SK의 힘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