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7라운드 대구FC와의 경기에서 수원 삼성 블루윙스는 노동건의 슈퍼세이브로 간신히 0-0 무승부를 만들었다. 두 팀 모두 공격적인 축구를 보이면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대구가 압도적으로 밀어 붙였다.

무려 27개의 슈팅을 만들었고 그 중 14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는데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수원의 골문을 노동건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동건은 14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충격적인 선방쇼를 보여줬고 팀을 패배해서 구출했다.
 
노동건의 활약으로 K리그 골키퍼 경쟁은 더욱 불타오를 전망이다. 대구의 조현우가 국가대표에서 활약을 하면서 K리그 대표 골키퍼란 이미지가 있지만 조현우를 제외하고도 좋은 골키퍼들이 K리그1에는 많이 존재한다. 이번 시즌 활약하고 있는 골키퍼 5명을 조명해보도록 하겠다.
 
수원 삼성 블루윙스 노동건
 
 수원의 골키퍼 노동건

수원의 골키퍼 노동건 ⓒ 하나원큐 K리그

 
노동건은 대구전에서 14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수원FC에서 김다솔이 영입되면서 주전 자리에 빨간 불이 켜졌고 실제로 이임생 감독 또한 개막전부터 김다솔을 중용했다. 하지만 김다솔이 많은 실점을 내주자 4라운드 인천전부터 노동건을 투입했다. 거짓말같이 노동건이 주전 골키퍼가 된 이후로 수원은 4경기 2승 2무 1실점을 기록하며 초반 3연패를 만회하고 있다(이전 3경기 3패 8실점).
 
​사실 노동건은 U-19, U-20,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였다. 병역면제까지 받아서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기복이 심해 팬들의 비난을 들었고, 수원이 신화용을 영입하면서 노동건은 포항으로 임대 이적을 떠났는데 신예 강현무에게도 밀리는 처지가 되었다. 수원으로 돌아와서도 로테이션 멤버였고, 위에서 말한 대로 이번 시즌도 김다솔에게 밀릴 뻔했다.
 
​하지만 노동건은 충격적인 선방쇼로 팬들과 이임생 감독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연령별 대표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던 노동건의 모습이 떠오르는 활약 속에서 주전 골키퍼 자리를 확고히 지켜나가고 있다. 현재 수비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수원에게 노동건의 활약과 존재는 절대적이다.

포항스틸러스 강현무
  
 포항의 골키퍼 강현무

포항의 골키퍼 강현무 ⓒ 프로축구연맹

 
​노동건을 밀어낸 신예 골키퍼 강현무는 K리그 팬들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골키퍼 중 하나이다. 1995년생으로 K리그 주전 골키퍼들 중에서는 어린 나이에 속하지만 실력은 베테랑 못지않게 노련하다. 강현무는 포항의 레전드 골키퍼 신화용에게 밀려 프로 입성 후에 데뷔전도 갖지 못하는 처지였지만 신화용의 이적으로 주전을 꿰차며 포항의 골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강현무는 2018 시즌 38경기 전경기 풀타임 출장을 하며 활약했는데, 팀을 패배해서 구해내는 선방을 여러 차례 보이면서 한때 '포항 스틸러스'를 '현무 스틸러스'라고 팬들이 바꿔 부르기도 하였다. 반사 신경은 물론, 짐승같이 달려들어 선방하는 모습은 전성기 시절 신화용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연계 능력도 준수해서 차기 골키퍼 국가대표로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강현무이다.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복귀한다면 무서운 활약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상주상무프로축구단 윤보상
  
 상주의 골키퍼 윤보상

상주의 골키퍼 윤보상 ⓒ 하나원큐 K리그1

 
윤보상은 올 시즌 K리그 골키퍼 대전에 불을 지핀 인물이다. 광주에서 활약하던 윤보상은 군 입대하며 상주로 오게 되었고 2018년 후반부터 주전을 차지해 활약했다. 광주 시절에도 그랬던 것처럼 놀라운 순발력과 전투적인 선방, 또 심심치 않게 나오는 PK 선방까지 과시하면서 활약했는데, 2019 시즌 3라운드 인천전에서 동물적 감각으로 수 차례 선방을 보여주면서 언론에 주목을 받았다.
 
​또한 상무 구단 공식 홈페이지 소개 글에 '국가대표 되고 전역하겠습니다'라고 쓴 것이 화제가 되었고 군헤아(군인+데헤아)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게다가 상주까지 좋은 성적을 거둬 더욱 주목을 받았다. 자기 관리도 철저한 윤보상은 3월 이달의 선수 후보 4인에 뽑히기도 하였다. 올해 말 전역하는 윤보상이 이번 시즌 꾸준한 활약을 보인다면 본인이 바라는 국가대표도 노려볼만하다.

FC 서울 유상훈
  
 서울의 골키퍼 유상훈

서울의 골키퍼 유상훈 ⓒ 하나원큐 K리그1

 
2018 시즌 서울의 넘버원은 양한빈이었다. 양한빈은 무너져가는 서울의 구세주였고 긴 팔다리를 이용한 선방을 펼치면서 서울을 패배에서 구해냈다. 후반기 폼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양한빈은 서울 팬들의 지지를 받는 골키퍼였고 2019 시즌 주전 골키퍼도 양한빈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2019 시즌 서울의 주전 골키퍼는 유상훈이다. 최용수 감독은 양한빈과 유상훈이 경쟁 체제라고 밝히고 언제든지 교체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유상훈을 양한빈보다 더욱더 믿는 것으로 보인다.
 
​2010년대 초반, 김용대를 밀어내고 주전을 차지한 유상훈은 유현과 경쟁 체제를 구축하기도 했지만, 경쟁에서 승리하며 주전 골키퍼가 되었다. 195cm의 좋은 피지컬에다가 압도적인 반사 신경, 또 위기 순간에 패널티킥을 막아내는 모습까지 보여준 유상훈은 서울에서 독보적인 존재였지만 상무로 군입대를 한 이후, 오승훈에게 밀려 경기에 제대로 나오지도 못했다. 2018년 말 제대하고 서울에 돌아왔지만 양한빈이라는 존재가 너무 커져있는 상황이었고 유상훈은 자연스레 벤치로 밀려났다.
 
​하지만 2019 시즌 최용수 감독의 선택을 받고 다시 주전으로 날아올라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양한빈을 지우는 듯한 활약을 선보이며 서울의 상승세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유상훈이다. 간간이 보이던 실수도 많이 줄어들었고 안정감이 더욱 높아졌다. 지금과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양한빈과의 경쟁 체제에서 더더욱 유상훈이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울산 현대축구단 오승훈
  
 울산 현대 골키퍼 오승훈

울산 현대 골키퍼 오승훈 ⓒ 울산 현대

 
오승훈은 J리그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도쿠시마 보르티스, 교토 상가를 거치며 150경기 이상을 소화한 베테랑 골키퍼였다. 2015년에 대전으로 이적했고 2016년에 바로 상주 상무로 군 입대를 하였는데, 주전 골키퍼 양동원 전역 이후 독보적 주전 위치를 차지하면서 상무의 넘버원으로 활약했다. 전역을 하고 울산 현대로 FA 이적을 한 오승훈은 김용대, 조수혁과 번갈아 가면서 나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17경기를 소화한 오승훈이 우위이기는 했지만 확실한 주전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2019 시즌에 김용대가 은퇴를 하고 조수혁, 오승훈 두 명 골키퍼 경쟁 체제로 굳어졌는데 지금도 김도훈 감독의 선택에 따라 번갈아 나오지만 나올 때마다 빛나는 것은 오승훈이다. 울산이 윤영선-불투이스로 철벽 수비를 과시하고 있는데 상대팀이 간간이 기록하는 유효슈팅은 오승훈이 모두 막아내고 있다. 오승훈의 결정적인 선방으로 승리를 지켜낸 울산은 현재 서울과 함께 7경기 4실점으로 최소 실점 공동 1위를 기록 중이고 팀 순위는 1위를 기록 중이다.
 
물론 중앙 수비의 활약이 크기는 하지만 그와중에도 오승훈은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리그뿐만 아니라 ACL에서 울산이 조 1위를 차지하는데 오승훈이 결정적인 공헌을 펼쳤다. 윤영선-불투이스 수비 조합에 오승훈까지 계속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울산은 이번 시즌 수비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리그골키퍼 노동건 유상훈 윤보상 오승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