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 추가시간 2분을 알린 후반 45분, 스코어는 0-0이었던 상황. 좀처럼 득점이 터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대로 끝날 것만 같았던 경기는 순식간에 스코어가 바뀌었다. 후반 45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태환이 올린 크로스를 김수안이 달려들며 헤딩슛을 시도했다. 김수안이 시도한 헤딩슛은 그대로 정성룡 골키퍼가 지키던 가와사키의 골문을 열었고 지루했던 '0'의 행진도 마침표를 찍었다.

김수안의 결승골로 울산 현대는 10일 밤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3차전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울산은 2승 1무의 성적을 기록해 시드니 FC와의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한 상하이 상강을 제치고 H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답답했던 경기, 김수안 교체카드 적중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예선 3차전 울산 현대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경기. 울산 김수안이 헤딩으로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19.4.10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예선 3차전 울산 현대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경기. 울산 김수안이 헤딩으로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19.4.10 ⓒ 연합뉴스

 
무승부만 거둬도 만족할 수 있었던 가와사키는 4백 수비를 중심으로 미드필드까지 라인을 내리면서 무리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4백 수비와 미드필더 자원까지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며 수비를 펼치는 가와사키를 상대로 울산의 공격은 좀처럼 활로를 열지 못하며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울산은 3가지 측면에서 가와사키를 상대로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첫 번째로는 신진호-믹스-김성준 조합으로 이뤄진 중원이 중원장악에 실패했다. 이로 인해 공격으로 전개되어야 할 패스플레이가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것. 두 번째로는 김보경, 김태환, 주니오로 이어진 공격진에서 미드필드에서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것도 아쉬웠지만 3명의 개인 기량이 가와사키의 수비진을 뚫기에는 너무나 부족했다. 여기에 중원과 공격진에서 상대 수비를 공략하지 못하다 보니 간격이 다소 벌어지면서 잦은 패스 미스가 발생했다. 문제는 세컨볼 싸움에서 울산이 애를 먹으면서 가와사키를 상대로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전반전 동안 2개의 슈팅에 그치는 등 답답한 경기가 펼쳐지자 김도훈 감독은 후반전들어 교체카드를 통해 경기흐름을 바꿔보고자 시도했다. 첫 번째 카드로는 김성준을 빼고 김인성을 투입한 것이었는데 이는 오른쪽의 김태환과 함께 양 측면에서 빠른 스피드를 통해 가와사키의 수비진을 흔들고자 하는 의도였지만 결과적으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교체카드였다.

이어 믹스를 빼고 박용우를 투입했는데 이는 상대수비와의 볼 경합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믹스를 보호차원에서 바꿔준 카드였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두 장의 교체카드를 쓰는 동안 경기 흐름을 바꾸는 데 실패한 김도훈 감독은 마지막 교체카드로 신진호를 빼고 193cm의 장신 공격수인 김수안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미드필더 자원 한 명을 빼다보니 중원의 공백이 생기면서 김수안 투입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와사키의 하세가와에게 위협적인 중거리슛으로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다행히 오승훈 골키퍼의 선방이 나오면서 실점위기를 넘겼지만 경기 막판까지 가와사키에게 볼 소유권을 넘겨주면서 김도훈 감독의 교체카드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2분의 추가시간이 알려지던 후반 45분, 어렵게 잡은 공격기회에서 김태환은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제친 뒤 크로스를 시도했다. 크로스가 올라갈 때만 해도 이 볼을 받아줄 선수가 보이지 않던 그 순간, 김수안이 달려들면서 헤딩슛을 시도했고 가와사키의 골문을 흔들었다. 그렇게 지루했던 '0'의 균형이 깨지면서 울산이 극적인 승리를 거두게 됐다.

사실 김도훈 감독은 가와사키와의 경기 이전에도 김수안으로 효과를 톡톡히 본 기억이 있다. 지난달 13일 상하이 상강과의 ACL 조별리그 2차전에서다. 당시 김도훈 감독은 체력, 집중력이 떨어진 주니오 대신 김수안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김수안은 이날 상대 수비와의 제공권 싸움에서 승리함과 동시에 상대수비를 흔들었다. 동시에, 김수안을 이용한 크로스를 통한 공격을 펼치며 윙어들의 체력적인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작전을 펼쳤다. 또한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통해 상하이 상강의 용병들의 활약을 저지했다. 김수안은 당시 55분간 활약하면서 김도훈 감독의 원하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주니오와 교체 아웃됐다.

이후 투입된 주니오는 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골로 연결시키며 울산이 상하이 상강을 상대로 1-0으로 승리를 거두는 데 공헌했다. 이번 가와사키전에서도 세트피스 한방과 김수안 카드로 승리를 거둔 김도훈 감독이었다.

울산이 승리를 거두면서 한일전으로 치뤄진 3라운드에서 J리그 팀과의 전적에서 2승 2패 동률을 이뤘다. 울산이 무승부를 거뒀다면 상대전적에서 1승 1무 2패로 열세에 놓여 리벤지 대결로 치뤄지는 4라운드에서의 경기들이 상당히 부담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상대전적에서 동률로 3라운드를 마쳐, 4라운드에서 다시 한번 반격을 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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