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8일 오전 2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있는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마인츠의 경기. 뮌헨의 레반도프스키(가운데)가 팀 득점 후 동료 하메스 로드리게스(오른쪽)와 자축하고 있다.

뮌헨의 레반도프스키(가운데) ⓒ AP/연합뉴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유럽의 독일과 남미의 아르헨티나가 우승컵과 각 대륙의 자존심을 걸고 격돌했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베스트11을 보면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까지 다양한 나라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두루 모여 있었다. 만약 아르헨티나의 언론에서 월드컵 특집 기획으로 대표팀 선수들을 취재하려 했다면 적어도 '유럽일주' 정도는 각오를 해야 했다.

반면에 독일의 결승전 주전으로 나온 선수 11명 중에서 '해외파'는 잉글랜드 아스날FC에서 활약하는 메수트 외질과 이탈리아 SS 라치오 소속이었던 미라슬로프 클로제 뿐이었다. 특히 독일의 결승전 주전 베스트11 중에서 절반이 넘는 6명은 분데스리가 최고의 명문팀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었다. 독일이 세계 각국의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모여 월드컵에 출전하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조직력이 월등하게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2-2013 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6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분데스리가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 '꿀벌군단' 브루시아 도르트문트에 밀려 전반기를 2위로 마쳤다. 다른 팀이 아닌 바이에른 뮌헨이기에 상당히 낯선 결과였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11경기에서 9승1무1패를 기록하는 대반전을 선보이며 작년 9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리그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베켄바워-뮐러-마테우스 배출한 독일 최고의 명문구단

통산 27회 우승에 빛나는 바이에른 뮌헨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의 레알 마드리드 이상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내에서 존재감이 높은 팀이다. 독일의 전설적인 외국인 선수로 활약하며 독일 대표팀의 요아힘 뢰브 감독을 자신의 백업으로 둘 만큼 명성이 자자했던 '차붐' 차범근 전 감독조차 현역시절 바이에른 뮌헨은 '꿈의 팀'이었다고 평가했을 정도.

바이에른 뮌헨이 독일에서 차지한 절대적인 비중은 팀을 거쳐 간 레전드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실제로 바이에른 뮌헨 명예의 전당에 포함된 멤버들을 보면 프란츠 베켄바워, 게르트 뮐러, 카를하인츠 루메니게, 로타어 마테우스, 올리버 칸, 필립 람 등 독일뿐 아니라 세계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쟁쟁한 레전드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90년대까지 자국 선수들을 중심으로 리그를 운영하며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들었던 분데스리가는 1994년 미국 월드컵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부진(?)을 계기로 변하기 시작했다(독일에게는 월드컵 8강이 충분히 부진한 성적이다). 분데스리가를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은 2006년 2002 한·일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 미하엘 발락을 첼시FC로 보내고 2007년 프랑스의 프랭크 리베리, 2009년 네덜란드의 아르연 로번을 영입하며 '세계화'에 박차를 가했다.

각국의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재정비한 2012-2013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하며 무적시대를 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2013-2014 시즌에도 '폴란드 폭격기'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영입을 통해 독주를 선언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5년 동안 챔피언스리그 4강에만 4번이나 진출하는 꾸준한 성적으로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와 함께 유럽 축구 클럽 3대장(통칭 '레바뮌')으로 군림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작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독일 대표팀에 무려 7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그리고 뢰브 감독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 선수 4명을 선발 출전시켰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한국의 2-0 승리였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주축이 된 독일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에게 패배를 헌납하며 F조 최하위로 월드컵 일정을 조기에 마감했다.

후반기 11경기 9승1무1패로 도르트문트 제치고 7개월 만에 선두 탈환

독일의 침몰과는 별개로 분데스리가 내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입지는 여전히 탄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샬케 04와의 계약기간이 끝난 레온 고레츠카를 영입했고 헤나투 산체스와 세르쥬 나브리가 임대생활을 마치고 복귀했다. 반면에 더글라스 코스타(유벤투스 FC)와 아르투로 비달(FC 바르셀로나)을 비롯한 7명의 선수를 떠나 보냈다. 그만큼 선수층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였다.

시즌 개막 후 5경기에서 4승1무를 기록할 때만 해도 바이에른 뮌헨의 7연속 리그 우승에는 큰 걸림돌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6라운드에서 헤르타 BSC에게 0-2, 7라운드에서 뮌헨 글라트바흐에게 0-3으로 패하며 흔들리기 시작한 바이에른 뮌헨은 결국 도르트문트에게 뒤져 전반기를 2위로 마쳤다. 전반기 마지막 5경기에서 5연승을 거둔 것은 고무적이었지만 '분데스리가의 지배자'로 군림하던 바이에른 뮌헨이기에 만족하기 힘든 성적이었다.

하지만 역시 바이에른 뮌헨의 '클래스'는 어디 가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기 시작 후 11경기에서 9승1무1패로 무섭게 질주하며 7개월 만에 분데스리가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특히 전반기 바이에른 뮌헨에게 시즌 첫 연패를 안겨준 헤르타와 뮌헨글라트바흐를 상대로 각각 1-0,5-1 승리를 거두면서 설욕에 성공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스트라이커 레반도프스키는 27라운드까지 19골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 단독 선두에 등극했다.

27라운드까지 승점61점으로 선두 도르트문트(63점)를 턱 밑까지 추격한 바이에른 뮌헨은 7일(한국시각) 도르트문트와의 통산 100번째 '데어 클라시커'(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더비전 애칭) 승리를 통해 선두에 등극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마츠 훔멜스의 결승골과 레반도프스키의 멀티골 등을 묶어 5-0으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특히 이날 리그 21호골을 기록한 레반도프스키는 분데스리가 통산 200골을 돌파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챔피언스리그16강에서 리버풀FC에게 합계 스코어 1-3으로 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2010-2011 시즌 이후 8년 만의 8강 진출 좌절은 큰 아쉬움으로 남지만 덕분에(?)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앞으로 2경기를 남겨둔 '명가' 바이에른 뮌헨이 7연속 리그 우승을 통해 분데스리가의 역사를 또 한 번 갈아치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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