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말하는 MVP 이재영 1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시상식.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흥국생명 이재영이 트로피를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소감 말하는 MVP 이재영 1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시상식.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흥국생명 이재영이 트로피를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남자부 MVP는 정지석 1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시상식.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대한항공 정지석이 트로피를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 남자부 MVP는 정지석 1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시상식.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대한항공 정지석이 트로피를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 살 터울의 다재다능한 인천 남매가 나란히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대한항공 점보스의 정지석과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이재영은 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시상식에서 각각 남녀부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정지석과 이재영은 지난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리와 패배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이날 만큼은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서며 함께 웃을 수 있었다.
 
여자부 신인선수상은 정지윤 1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시상식. 여자부 신인선수상을 받은 정지윤(현대건설)이 트로피를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여자부 신인선수상은 정지윤 1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시상식. 여자부 신인선수상을 받은 정지윤(현대건설)이 트로피를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MVP만큼 많은 관심을 모았던 여자부 신인왕의 주인공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정지윤으로 결정됐다. 정지윤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지명돼 시작부터 경쟁자들에 밀렸고 소속팀 현대건설이 5위에 머무르며 봄 배구도 경험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지윤은 29경기에 출전해 210득점을 올리며 신인 최다득점을 기록하면서 흥국생명의 이주아를 1표 차이로 따돌리고 신인왕에 선정됐다.

공수를 모두 겸비한 V리그 최고의 윙스파이커이자 FA 최대어
 
 정지석은 챔프전 준우승의 아쉬움을 정규리그 MVP를 통해 달랬다.

정지석은 챔프전 준우승의 아쉬움을 정규리그 MVP를 통해 달랬다. ⓒ 한국배구연맹

 
'갈색 폭격기' 신진식(삼성화재 블루팡스 감독)과 '배구도사' 박희상(송산고 감독), '비운의 천재' 이경수(목포대 감독)는 현역 시절 한국배구를 주름잡던 간판스타였다. 이들은 모두  뛰어난 공격력뿐 아니라 평균 이상의 수비와 서브리시브 능력을 두루 갖춘 다재다능한 윙스파이커였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는 삼성화재와 대한항공, LIG손해보험 그레이터스(현 KB손해보험 스타즈)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오랜 기간 팀을 이끌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 

한국 배구는 V리그 출범 후에도 박철우(삼성화재), 문성민(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김학민(대한항공), 송명근(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같은 좋은 거포들을 많이 배출했다. 하지만 이들은 하나 같이 뛰어난 공격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브리시브 능력이 약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이 점점 커지면서 공수를 겸비한 토종 거포는 리그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그런 점에서 정지석은 공수겸장 윙스파이커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6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한 정지석은 입단 3번째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다가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남자부 정상급 윙스파이커로 성장했다. 정지석의 성공을 시작으로 허수봉(현대캐피탈), 임동혁(대한항공) 등 V리그 남자부에서 고졸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정지석은 이번 시즌 55.28%의 공격 성공률로 548득점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50.95%의 높은 리시브 성공률로 공수에서 대한항공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특히 지난 1월4일 삼성화재전과 7일 우리카드 위비전에서는 국내 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2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대한항공은 정지석이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 2경기에서 모두 두 세트를 먼저 내준 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역전승을 거뒀다).
 
정지석은 지난 3월 30일부터 시작된 2019년 FA시장에서도 단연 최대어로 꼽힌다. 공수에서 절정에 오른 기량과 여전히 20대 중반에 불과한 젊은 나이를 고려하면 각 구단의 영입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팀 선배 한선수 세터(6억5000만 원)를 능가하는 역대 최고 연봉 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 토종 선수로는 현대캐피탈 시절의 박철우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FA 정지석의 선택은 V리그 남자부 비시즌의 최대 관심사다.

2년 전 아쉬움 털고 역대 2번째 MVP 트리플 크라운 달성
 
 올스타전과 챔프전 MVP를 차지한 이재영은 정규리그 MVP까지 휩쓸며 잊지 못할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올스타전과 챔프전 MVP를 차지한 이재영은 정규리그 MVP까지 휩쓸며 잊지 못할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 한국배구연맹

 
V리그 여자부는 지금까지 14번의 시즌을 치렀지만 '여제' 김연경(엑자시바시)이 3시즌 연속 MVP를 독식하면서 실제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던 선수는 12명이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수상자가 무려 7명이었으니 김연경을 제외한 국내 선수 중에서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선수는 단 4명(이효희 2회 수상)뿐이다. '핑크폭격기' 이재영은 리그에서 결코 흔치 않는 정규리그 MVP를 프로 입단 3시즌 만에 수상했던 특별한 선수다.

이재영은 지난 2016-2017 시즌 흥국생명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프로 입단 세 시즌 만에, 그리고 김연경을 제외하면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하지만 이재영은 MVP 수상 직후 프로 입단 후 가장 큰 시련을 겪었다. 무릎과 뒤꿈치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이재영은 김연경에게 실명으로 비판(물론 김연경은 곧바로 '자신의 뜻과 다르게 전달됐다'고 해명했다)을 들었고 이는 배구팬들의 비난으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흥국생명은 김수지(IBK기업은행 알토스)가 팀을 떠난 2017-2018 시즌 1위에서 최하위로 떨어지는 추락을 경험했다. 이재영은 외국인 선수의 부상과 부진 속에 득점 5위(555점, 국내선수 1위), 리시브 2위(세트당 3.81개)에 오르고도 팀의 추락을 막지 못했다. 하지만 이재영은 지난 시즌 V리그 역대 최초로 리시브 시도 1000회(1052회), 공격시도 1000회(1483회) 이상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공수겸장 윙스파이커임을 증명했다.

흥국생명은 작년 비 시즌을 통해 외국인 선수 베레니카 톰시아를 비롯해 FA 김세영과 김미연, 대형신인 이주아를 차례로 영입하며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이재영은 정규리그에서 두 번이나 라운드 MVP(3,6라운드)에 오르며 흥국생명을 두 시즌 만에 다시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재영은 챔프전에서도 4경기에서 107득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12년 만의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챔프전 MVP 역시 당연히 이재영의 몫이었다.

지난 1월에 열린 올스타전에서도 MVP에 선정됐던 이재영은 올스타전과 챔프전, 그리고 정규리그 MVP까지 싹쓸이하며 '이재영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MVP 트리플크라운'은 지난 2010-2011 시즌의 황연주(현대건설)에 이어 여자부 역대 2번째 기록이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사실은 프로 입단 5년 만에 정규리그 MVP 2회 수상이라는 엄청난 실적을 올린 이재영의 나이가 아직 만 22세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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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정규리그 MVP 정지석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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