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선수들

한국전력 선수들 ⓒ 한국배구연맹

 
한국전력이 프로배구단의 연고지 이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했다.

현재 한국전력 프로배구단의 연고지는 수원시다. 홈구장은 수원 실내체육관이다. 그런데 수원시와 연고지 계약이 오는 4월 말에 종료된다. 4월 안에 수원시와 재계약을 하든지, 아니면 다른 도시로 이전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수원시와 광주광역시가 한국전력의 다음 시즌 연고지 문제를 놓고 치열한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두 도시는 이미 프로배구단 연고지 재협약 요청서(수원시)와 유치 의향서(광주광역시)를 한국전력에 제출한 상태다.

한국전력 배구단의 핵심 관계자는 26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현재 수원시와 광주광역시가 제시한 지원책 등을 토대로 10개 비교 항목 자료를 작성 중"이라며 "최종 결정은 본사 경영진에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 본사 홍보 담당자는 27일 "연고지 최종 결정은 4월 중순 이전에 결정하는 걸 목표로 잡고 있다"며 "빨리 진행되면, 그 전에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0개 항목 장단점' 작성해 비교 검토

한국전력이 연고지 확정을 위한 심사에 돌입하면서 수원시와 광주광역시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울러 각자 당위성을 적극 설파하며 뜨거운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이용섭 시장부터 지역 국회의원들까지 '한국전력 유치전'에 적극 뛰어들었다. 사실상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2014년부터 한국전력 프로배구단의 이전을 추진해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번 만큼은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수원시 역시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다.

수원시는 한국전력 프로배구단이 2006년부터 10년 넘게 수원시를 연고지로 이어 왔고, 숙소와 경기장이 수도권에 있어서 이동 거리에 따른 경기력 저하 우려가 적다는 점을 장점으로 앞세운다.

한국전력이 하위권을 맴돌 때도 아낌없이 응원해준 수원시 배구팬을 고려해야 하고, 이미 자리가 잡혀 있기 때문에 관중 동원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치열한 '당위성 홍보전'... 지원책이 관건

광주광역시는 한국전력 본사가 2014년 11월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로 이전한 이후 한국전력 럭비단이 2016년 전남으로 연고지를 이전했고,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도 본사가 이전하면서 경북 김천 혁신도시로 이전했는데, 한국전력 프로배구단만 본사가 이전한 지 5년째가 됐음에도 수도권에 따로 남아 있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전력 본사와 관계사 직원들도 2000명 가까이 옮겨왔기 때문에 관중 동원도 수원시보다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현재 남녀 프로배구 구단들이 수도권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어 '전국적 저변 확대'를 위해서도 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긴 이동 거리와 경기력 저하' 주장에 대해서는 프로배구 팀의 성적과 경기력이 지역이나 이동 거리가 좌우하는 게 아니라고 반박한다. 구단 프런트의 적극적인 투자, 지역 사회의 배구단에 대한 관심과 열성적인 응원이 더 크게 좌우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자배구 한국도로공사가 경북 김천으로 연고지 이전 후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점, 최근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전한 남자배구 팀의 순위가 여전히 하위권인 점, 지방이 연고지인 천안 현대캐피탈과 김천 한국도로공사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점 등을 주요 근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대외적인 당위성보다 수원시와 광주광역시가 한국전력 배구단을 위해 어떤 지원책과 대안을 제시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클럽하우스 부지 지원, 경기력 측면, 관중 유치 능력, 본사와 관계 등이 10개 항목의 검토 대상이기 때문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배구 V리그 한국전력 KOVO 광주광역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