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자싱글 유영의 우아한 연기

피겨 여자 싱글 선수 유영. ⓒ 연합뉴스

 
'피겨 기대주' 유영(15·과천중)이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점프 실수를 범하며 쇼트프로그램 11위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출발을 했다.
 
유영은 8일 오후(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2019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55.62점(기술점수 29.3점, 구성점수 26.32점)으로 11위에 올랐다. 이는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개인기록인 64.45점(2018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 비해 거의 10점가량 미치지 못한 것이다.
 
유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을 비롯해 점수 대가 대폭 상승해 기대를 모았다. 지난 2월 독일에서 열렸던 바바리안 오픈 대회에서 190점대를 넘으며 우승을 차지했고, 이어 러시아 사할린에서 열린 동계 유소년 아시아 경기 대회에서는 무려 200점을 돌파해 이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비록 두 대회가 ISU 공인대회가 아닌 탓에 기록이 인정되지는 못했지만,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자신감을 한층 끌어올리는 좋은 계기가 됐다.
 
유영에게 주니어 세계선수권은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대회였다.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 출전했던 그는 당시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번이나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최종 9위로 아쉽게 마쳐야만 했다. 그때의 아쉬움을 털기 위해 유영은 재도약을 다짐했지만 이날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큰 실수를 범하면서 또다시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유영은 46명의 선수 가운데 38번째로 등장해 '사랑의 탱고' 음악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첫 기술요소로 계획했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던 유영은 러츠 점프에서 그만 오른발이 꺾이면서 연결 점프를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이후부터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트리플 플립 점프를 침착하게 성공한 그는 플라잉 카멜스핀과 레이백 스핀에서 모두 최고 레벨4를 받았다. 마지막 점프였던 더블 악셀도 매끄럽게 해낸 그는 격정적인 음악에 맞춰 스텝 시퀀스를 수행했다. 그리고 음악의 박자와 동일하게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모든 연기를 마쳤다.
 
주니어 쇼트프로그램의 경우 모든 요소가 규정 요소이기에 한 번 실수할 경우 만회하기가 불가능하다. 단독 점프의 경우 시즌마다 러츠나 플립, 루프 등 세 가지 점프를 더블이나 트리플 점프를 반드시 단독으로 뛰어야만 하고, 악셀 계열 점프 역시 단독 점프로 규정돼 있다. 즉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만약 실수가 나올 경우 다른 점프에서 앞서 뛰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다시 시도할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이다.
 
한편 유영과 함께 출전했던 이해인(14·한강중)도 중후반까지 실수 없는 연기를 펼치다가 마지막 점프였던 더블 악셀에서 그만 1회전에 그치면서 이 점프에서 0점 처리가 되고 말았다. 이해인은 53.02점으로 14위에 자리했다.
 
여자 싱글은 예상대로 러시아의 초강세 속에 미국, 일본의 각축전이었다. 1위는 72.86점을 받은 안나 쉐르바코바(러시아)가 차지했다. 2위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4회전 점프를 무려 두 번이나 성공시키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러시아)가 72.49점으로 뒤를 이었고, 3위는 팅추이(미국)가 자리했다.
 
여자 싱글 후에 열린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는 차영현(16·화정고)이 홀로 분전을 펼친 끝에 총점 177.22점으로 최종 20위로 대회를 마쳤다. 함께 출전했던 이시형(19·고려대)은 프리스케이팅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 남자피겨는 차기 시즌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 쿼터가 1장으로 줄었고, 국가순위로 배정되는 주니어 그랑프리 티켓 역시 5장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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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 피겨스케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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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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