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24일 개최를 앞둔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홈페이지

오는 2월 24일 개최를 앞둔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홈페이지 ⓒ 아카데미 시상식 홈페이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방송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일부 부문을 광고 중에 시상하기로 하자 영화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오는 24일(현지시각) 열리는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편집상, 단편영화작품상, 분장상 시상을 광고 시간에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존 베일리 AMPAS 회장은 11일 공지를 통해 "6개 지부 집행위원회들이 아카데미 시상식의 방송 시간 조정에 합의했다"며 "이를 위해 총 24개 부문 중 4개 부문을 광고 시간에 시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AMPAS는 지난해 8월 시상식 방송을 3시간에 맞추기 위해 일부 부문을 광고 중에 시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시청률 하락을 막기 위해 방송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방송사의 압박에 따른 결정이다.

그러나 영화계 인사들과 팬들은 이 같은 결정에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나섰다. 소셜미디어에서는 24개 부문 시상을 모두 방송해달라는 의미로 '프레젠트올24(PresentAll24)' 해시태그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 <로마>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지난 2일 미국감독조합상 시상식에서 "이번 결정은 방송계가 내린 결정"이라며 "아카데미 시상식은 여러 부문의 예술가들을 축하하는 행사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쿠아론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영화 역사의 걸작은 음향, 색, 스토리, 배우, 음악 없이도 존재했었다"라며 "하지만 촬영과 편집이 없는 영화는 단 하나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촬영과 편집은 영화의 핵심"... 영화인들 '황당'

<셰이프 오브 워터>로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도 "촬영과 편집은 영화의 핵심"이라며 "연극이나 문학의 전통을 물려받은 것이 아닌 영화 그 자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엑소시스트>를 연출한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은 "영화 제작의 가장 중요한 특성을 모욕하는 결정"이라며 "너무나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많은 사람이 이번 결정에 격렬하게 분노하며 항의하고 있다"라며 "사람들은 단지 방송 시간을 줄이기 위해 영화의 가장 근본적인 부문을 시상식 방송에서 뺀다는 것에 황당해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AMPAS는 광고 중 시상할 부문은 매년 바뀔 것이며, 수상 소감은 방송 후반에 내보낼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는 모든 시상 장면을 생중계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카데미시상식 오스카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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