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지난 8일 오전에 마감된 2018-2019 NBA 트레이드 시장에서 농구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갈매기' 앤서니 데이비스(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행보였다. 지난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입단해 뉴올리언스의 간판 선수로 활약하며 팀을 두 차례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던 데이비스는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더 강하고 시장이 넓은 팀으로의 이적을 원했다.

자타공인 NBA 최고의 빅맨이 시장에 나오자 전력 보강을 노리던 구단들은 득달 같이 달려 들었다. 특히 이번 시즌을 앞두고 '킹' 르브론 제임스를 영입한 LA레이커스와 이번 시즌 동부 컨퍼런스 공동 4위까지 밀린 보스턴 셀틱스에서는 풍부한 유망주 물량을 앞세워 데이비스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뉴올리언스에서 데이비스의 반대급부로 너무 많은 유망주와 신인 지명권을 원하면서 결국 데이비스 트레이드는 최종 무산됐다.

이처럼 소문만 무성했던 '엔서니 드라마'는 뉴올리언스 홈팬들의 상처만 남긴 채 조금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 시장이 마냥 조용하게 끝났던 것은 결코 아니다. 이번 시즌에도 전력 보강을 노리는 팀과 리빌딩을 원하는 팀들의 많은 거래가 이뤄졌고 적지 않은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특히 지난 8년 간 '독재자' 르브론의 폭정(?)에 막혀 파이널 무대를 밟지 못했던 동부 컨퍼런스 팀들의 전력보강이 두드러졌다.

미로티치 영입한 밀워키와 마크 가솔 보강한 토론토
   
밀워키 벅스 밀워키 벅스 홈페이지 캡처

▲ 밀워키 벅스 밀워키 벅스 홈페이지 캡처 ⓒ 밀워키 벅스 홈페이지

 
'그리스 괴인' 야니스 아테토쿤보와 슈터 크리스 미들턴을 앞세워 동부 컨퍼런스 1위를 달리고 있는 밀워키 벅스는 대형 스타의 영입이 없었다. 하지만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알찬 전력보강에 성공하며 1974년 이후 45년 만에 파이널 무대에 도전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7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포워드 스탠 존슨을 영입한 밀워키는 다음날 존슨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뉴올리언스로부터 니콜라 미로티치를 영입했다.

2014-2015 시즌 시카고 불스에서 데뷔한 미로티치는 208cm의 좋은 신장과 포지션대비 뛰어난 외곽슛 능력을 겸비한 빅맨 자원이다. 이번 시즌 16.7득점8.3리바운드 경기당 평균 2.7개의 3점슛(이하 9일 성적 기준)을 기록할 정도로 내외곽을 겸비하며 데이비스와 함께 뉴올리언스를 이끌었다. 주전 빅맨 아테토쿤보와 브룩 로페즈의 출전 시간 조절은 물론이고 스몰 라인업에서는 센터로까지 활약할 수 있다.

에이스 더마 드로잔(샌안토니오 스퍼스)을 보내고도 여전히 동부 컨퍼런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토론토 랩터스는 우승 도전을 위해 '빅딜'을 단행했다. 요나스 발렌슈나스와 델론 라이트,C.J. 마일스를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내주고 멤피스로부터 스페인 출신의 올스타 센터 마크 가솔을 영입한 것이다. 여기에 2024년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도 함께 멤피스로 넘어갔다.

샌안토니오의 파우 가솔과 형제 선수로 유명한 마크 가솔은 2008년 NBA 데뷔 후 11시즌 동안 멤피스에서 활약하며 멤피스를 6번이나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던 프랜차이즈 스타다. 20득점10리바운드를 자유자재로 기록하는 화려한 유형의 선수는 아니지만 2012-2013 시즌 올해의 수비수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수비가 뛰어나고 농구지능이 뛰어난 센터로 명성이 자자하다. 여러 면에서 기존의 발렌슈나스에 비해 상위호환의 센터라고 할 수 있다.

동부 컨퍼런스 3위를 달리며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는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에이스 빅터 올라디포가 대퇴사두근 파열로 시즌 아웃되면서 파이널 도전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따라서 인디애나는 무리한 영입으로 선수단을 흔들기보다는 휴스턴 로키츠로부터 닉 스타스커스와 웨이드 볼드윈을 받아오는 작은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는 것으로 만족했다. 특히 스타스커스는 올라디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적지 않은 출전시간을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리스 영입으로 PF 약점 메운 필라델피아, '애증'의 펄츠도 처분

작년 11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로부터 지미 버틀러를 영입한 필라델피아 76ers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도 활발한 거래들을 성사시키며 전력보강에 열을 올렸다. 지난 7일에는 LA 클리퍼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포워드 토비어스 해리스와 마이크 스캇, 그리고 221cm의 NBA 최장신 센터 보반 마리야노비치를 영입했다. 반대급부로 선수3명과 신인 지명권 4장을 소모할 정도로 필라델피아는 이번 시즌 파이널 진출에 '올인'을 선언했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 선수 해리스는 이번 시즌 20.8득점7.9리바운드2.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리그에서 저평가된 뛰어난 포워드 자원이다. 206cm106kg의 다부진 체구와 폭넓은 공격범위를 앞세워 스몰 포워드와 파워포워드를 자유자재로 소화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주로 파워포워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필라델피아는 해리스의 합류로 벤 시몬스-J.J.레딕-버틀러-해리스-조엘 엠비드로 이어지는 화려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필라델피아는 8일 '애증의 유망주' 마켈 펄츠를 향한 미련도 털어 버렸다. 올랜도 매직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펄츠를 보내고 조나단 시몬스와 신인 지명권 2장을 얻어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이다. 시몬스는 NBA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샌안토니오에서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시스템 농구를 배웠던 선수로 필라델피아에서도 레딕과 버틀러의 백업으로 쏠쏠한 활약이 기대된다.

데이비스 영입에 실패한 보스턴은 자바리 버드를 처분하는 것으로 조용하게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넘겼다. 대신 보스턴은 웨슬리 매튜스, 에네스 칸터, 마신 고탓 등 소속팀에서 방출된 베테랑 선수들을 눈 여겨 보고 있다. 비록 기존 소속팀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자리 잡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지만 여전히 한정된 역할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한편 포인트가드 존 월이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 아웃된 워싱턴 위저즈는 미래를 위해 선수단을 대거 정리했다. 주전 포워드 오토 포터 주니어를 시카고 불스로 보내며 자바리 파커와 보비 포티스를 영입했고 86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마키프 모리스를 뉴올리언스로 보내고 웨슬리 존슨을 영입하며 연봉 규모를 줄였다. 복 부상 후 재활 중인 모리스는 뉴올리언스로 트레이드된 후 곧바로 방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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