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에는 아시안컵에서 기적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베트남이 지난 2007년에 이어 12년 만에 아시안컵 8강에 올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0일 밤 8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위치한 라시드 알-마크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전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하며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베트남, '복병' 요르단과 일진일퇴 공방전

이날 베트남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판반득, 꽁프엉, 꽝하이가 최전방 스리톱을 구성했다. 중원은 후이홍, 도흥중 콤비가 책임졌고, 왼쪽 윙백은 반허우, 오른족 윙백은 쫑황이 포진했다. 3백은 띠엔쭝, 응옥 하이, 주이만으로 짜여졌으며, 골키퍼 장갑은 당반럼이 꼈다.

요르단이 근소하게 경기를 주도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베트남의 역습도 날카로웠다. 전반 8분 반허우의 중거리 슈팅을 시작으로 전반 13분에는 꽝하이의 프리킥이 가로막혔다.

요르단은 전반 19분 야센 바키트의 슛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는 다시 팽팽하게 일진일퇴의 공방전으로 전개됐다. 베트남은 전반 34분 반허우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고, 이후 재차 슈팅했지만 득점이 무산됐다.

선제골은 요르단의 몫이었다. 전반 36분 알아잘린이 얻어낸 프리킥을 압델라만이 절묘하게 감아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베트남도 쉽게 당하지 않았다. 후반 6분 쫑황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꽁프엉이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온 요르단의 이번 아시안컵 첫 실점이었다.

기세가 오른 베트남은 볼 점유율을 높이며 역전골 사냥에 나섰다. 베트남은 후반 28분 도흥중의 강력한 슈팅이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히며 좀처럼 포문을 열지 못했다.

'승부차기 승리' 베트남, 아시안컵 새 역사 창조 

연장 전반은 요르단이 강하게 베트남을 몰아쳤다. 연장 전반 13분 압델라만의 프리킥 슈팅을 당반럼 골키퍼가 선방했다.

결국 연장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로 돌입했다. 신은 베트남의 손을 들어줬다. 요르단은 바하 세이프, 아마드 살레가 실축했다.

베트남은 4번 키커가 실축했으나 마지막 키커로 나선 띠엔쭝이 성공시키면서 8강행을 결정지었다. 베트남은 조별리그 D조에서 극적으로 16강행 막차 티켓을 획득한 바 있다. 이라크, 이란에 패했지만 예멘을 제압하고 1승 2패를 기록, E조 3위 레바논과 승점(3), 골득실(-1), 다득점(4골)까지 동률을 이뤘다. 두 팀의 명암이 엇갈린 것은 페어플레이 점수였다. 경고 2개가 적은 베트남이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 만난 요르단은 우승후보 호주를 물리치는 등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박항서 매직 앞에 무너졌다.

이 경기서 베트남은 슈팅수에서 19대13, 볼 점유율도 57%를 기록하는 등 전체적으로 앞선 경기력을 선보였다. 비록 승부차기지만 이길 자격이 충분했다.

베트남은 지난 2007년 동남아시아 4개국 공동개최로 열린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를 뚫고 8강에 오른 바 있다. 베트남은 개최국 자격으로 홈에서 조별리그를 치렀다. 당시 16개국이 참가해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곧바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16강부터 토너먼트가 펼쳐진다. 베트남은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사상 첫 승을 거두고 원정 대회 8강에 올랐다는 점에서 역사상 최고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박항서 매직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2017년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이후 약 1년 3개월 동안 무려 4개 대회에서 엄청난 업적을 달성한 박항서 감독이다.

2018년 1월 U-23 AFC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4위를 차지했다. 연령별 대회에 이어 A대표팀에서도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우승을 견인하며 10년 만에 웃었다. 그리고 아시안컵에서도 역사를 써냈다.

한편, 베트남은 일본-사우디아라비아의 16강전 승자와 오는 24일 오후 10시 같은 장소에서 8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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