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데드볼'이란 일반적으로 경기 중에 공이 멈춘 상황을 의미한다. 코너킥이나 프리킥 등이 주어진 상황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2019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36경기에서 터진 골은 모두 95골. 이 가운데 35골이 데드볼 상황에서 나왔다. 비율로 따지자면 약 37%이다. 3골 중 1골이 오픈 플레이나 역습 등이 아닌, 공과 경기가 잠시 멈춘 상황에서 나왔다.

0-0으로 끝난 3경기를 제외하고 33경기에서 골이 나왔다. 그리고 무려 11경기에서 데드볼 상황으로 비롯된 득점으로 인해 승부가 갈리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공이 멈춘 상황에서의 집중력이 승부를 가른 것이다.
 
 중국전에서 골을 합작한 김민재(가운데)와 손흥민(오른쪽)

중국전에서 골을 합작한 김민재(가운데)와 손흥민(오른쪽) ⓒ 대한축구협회

  
우승 후보 4팀의 각기 다른 데드볼 지배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불리는 4팀은 대한민국과 이란, 호주와 일본이다.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안착했다. 그러나 4팀의 데드볼 지배는 다소 다르다.

우선 대한민국은 4골 중에서 3골을, 이란은 7골 중에서 3골을 데드볼 상황에서 넣었다. 대한민국은 페널티킥으로 1골, 코너킥 상황에서 2골을 넣었다. 이란은 프리킥과 코너킥 세트피스로 1골씩을 넣었다. 직접 프리킥으로 터뜨린 골도 하나 있다. 두 팀 모두 데드볼은 물론 실점 자체가 없었다.

호주와 일본은 다소 다르다. 두 팀 각각 6골씩을 넣을 동안 데드볼로는 1골만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것은 데드볼에 따른 실점이다. 일본은 3실점 중에서 1골을, 호주는 3실점 중에서 2골을 데드볼로 내줬다. 특히 호주는 요르단에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일격을 허용하며 패배로 조별리그를 시작해야 했다.

강팀에도, 약팀에도 중요한 데드볼

데드볼 상황은 강팀과 약팀, 공격자와 수비자가 같은 상황을 맞이하기에 집중력과 약속된 플레이가 중요하다. 축구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팀은 수비라인을 내리고 강팀을 상대할 수밖에 없다. 강팀의 입장에서는 공격할 공간이 필요한데,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펼치는 팀을 상대로 골을 넣기 쉽지 않다. 이럴 때 데드볼 상황이 해결책이 된다. 이라크와 베트남의 경기에서 후반 43분 아드난의 프리킥 득점과 대한민국과 키르기스스탄의 경기에서 김민재의 득점이 대표적인 예다.

약팀이 강팀을 잡은 예도 있다. 앞서 말한 호주와 요르단의 경기에서 전반 25분에 터진 아나스 바니 야신의 골이다. 요르단의 잘 준비된 전술이 통한 멋진 골이다. 하지만 호주에서도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당시 득점을 한 아나스 바니 야신의 신장은 180cm이다. 그런 선수를 마크한 호주 선수는 170cm 중반의 루옹고였다. 팀 내의 세이즈베리나, 데게네크, 베히치 등 루옹고보다 큰 신장을 가진 선수가 다수 있었음에도 미스매치가 일어난 점은 분명한 호주의 실책이다.

토너먼트에서 더 빛날 손흥민

이번 대회에서는 데드볼 전문가들이 다수 있다. 이란의 데자가, 이라크의 아드난, 우즈베키스탄의 아흐메도프 등이 예리한 킥 능력을 뽐내고 있다. 이들은 팀의 세트피스 전담 키커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맞선 대한민국 대표팀에는 대회 최고의 스타 손흥민이 있다. 중국전 데드볼 상황 2득점은 모두 손흥민에 의해 창조되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대표팀에서 코너킥을 전담한 손흥민은 김민재의 골을 도우면서 날카로운 킥을 선보였다. 상대 위험지역에서 프리킥을 얻어낸다면 다른 키커들도 많지만 최근 슈팅에 물이 오른 손흥민이 처리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아시안컵은 한국 시각으로 1월 20일 오후 8시에 요르단과 베트남의 경기를 시작으로 16강 토너먼트 일정을 시작한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월 22일 오후 10시 바레인을 상대로 16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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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8기 이은선
축구 아시안컵 국가대표 데드볼 세트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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