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맨>과 <범블비>

<아쿠아맨>과 <범블비> ⓒ 워너브라더스코리아, 롯데컬처웍스

 
1년 365일 중 가장 많은 관객이 찾는 날은 크리스마스로 꼽힌다. 그래서 대작 영화들은 크리스마스 특수를 겨냥한다. 하지만 올해 크리스마스 특수는 이런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25일 188만 관객이 극장을 찾았으나, 이는 200만을 웃돌던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였다. 최근 5년 동안 크리스마스 때 200만을 못 넘긴 것은 2016년 166만 관객에 이어 두 번째다.
 
크리스마스 흥행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압도하며 승리를 일궈냈다. 50만 관객을 기록하며 누적 200만을 돌파한 <아쿠아맨>과 개봉 첫날 44만 관객을 기록한 <범블비>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한국영화는 20만 관객이 찾은 <마약왕>과 14만 관객의 <스윙키즈>가 3~4위로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차이는 더 크다. 1~2위를 차지한 <아쿠아맨>과 <범블비>의 매출 점유율은 50%를 넘겼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뒷심도 만만치 않아 세 영화를 합칠 경우 점유율은 60%에 가깝다.
 
반면 <마약왕>과 <스윙키즈>의 점유율은 20%가 안 된다. 전체를 놓고 봤을 때 7:3으로 할리우드 영화가 한국영화에 앞서고 있다. 크리스마스 1~2위를 모두 외국영화에 내 준 것 역시 최근 10년간 처음으로, 한국영화 입장에서는 굴욕과도 마찬가지다. 2011년 크리스마스 때 <마이 웨이>가 <미션임파서블:고스트프로토콜>에 밀려 2위를 차지한 것을 제외하고 한국영화는 늘 꾸준하게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해는 1~3위까지의 영화가 모두 <신과 함께> <1987> <강철비> 등 한국영화였다.
 
따라서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한국영화의 부진이 더욱 도드라지는 모습이다. 25일 현재 161만 관객을 기록한 <마약왕>은 초반 선두를 차지했으나, 예매율이 5% 수준으로 떨어지며 흥행 전망이 어두워졌다. <스윙키즈>는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초반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25일까지 누적 관객이 100만을 넘기지 못했다(92만).
 
비수기만도 못한 성수기 시즌 영화
 
 크리스마스 시즌 한국영화 <마약왕>과 <스윙키즈>

크리스마스 시즌 한국영화 <마약왕>과 <스윙키즈> ⓒ 쇼박스, NEW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한국영화의 부진은 지난 추석 시즌의 침체와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새로운 소재보다는 비슷비슷한 소재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식상함을 느낀 관객들이 극장을 찾기를 주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수기 개봉했던 영화들보다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 영화 커뮤니티에서는 '완성도가 떨어지고 새롭게 눈길을 끌만한 소재들 대신 그만그만한 이야기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보니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관객은 "재미나 흥미가 있으면 비수기라도 보는데 관객에게 그만한 재미를 못 주고 있다, 외화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객은 "영화 티켓 가격은 올라가고 개봉된 한국 영화들은 그만큼을 지불할 정도의 재미가 아니니 점점 외화 대작으로 몰리게 되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크리스마스 시즌 한국영화의 전체적인 부진 속에 개봉일을 크리스마스 직후로 잡은 < PMC: 더 벙커 >가 남은 희망으로 부상한 상태다. 추석 시즌 한국영화의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의식한 듯 연말 시장을 겨낭해 26일 개봉하는 < PMC: 더 벙커 > 현재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에 주목했던 크리스마스 시즌 관객들이 빠져나간 직후 연말연초 시장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스윙키즈>도 두 자릿수 예매율을 유지하고 있어 어느 정도 반등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한편 한국영화시장의 전체 관객 수는 25일 2억 1천만 명을 넘겼다. 6년 연속 2억 1천만을 넘긴 것으로 연말까지 누적 관객 수는 역대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한 지난해 2억 1천 9백만보다 적은 2억 1천 7백만 정도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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