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60억 원 FA 계약을 체결하며 롯데 자이언츠에 합류한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어느덧 FA 4년 차를 맞게 됐다. 손승락이 붙박이 마무리로 활약한 지난 3년 동안 롯데 불펜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4년 전 사이드암 투수 홍성민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불펜투수가 사실상 전무했던 롯데는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10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투자해 FA 투수 손승락(60억)과 윤길현(38억)을 긴급 수혈했다. 이중 윤길현은 SK 시절에 비해 부진한 기록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손승락은 달랐다.
 
 어느덧 롯데 이적 4년차를 맞이하게 된 손승락

어느덧 롯데 이적 4년차를 맞이하게 된 손승락 ⓒ 롯데 자이언츠

  
2016 시즌 이후 3년 동안 꾸준한 활약으로 롯데의 뒷문을 단속했다. 시즌 중 간혹 흔들리는 시기도 있었지만 결국 더 단단해진 모습을 보였다. 손승락을 영입한 이후 롯데는 마무리 고민에 빠지는 일이 없었다. 손승락이 불펜의 중심을 잡자 박진형, 구승민, 오현택 등 불펜의 새 얼굴들도 하나 둘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롯데 불펜의 신성으로 떠오른 모든 선수들은 저마다 입을 모아 손승락의 도움이 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제 손승락이 없는 롯데의 불펜은 상상하기도 힘들만큼 그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의미다.

1982년생인 손승락은 2019 시즌 우리 나이로 38세가 된다. 구위가 성적에 직결되는 영향이 절대적인 불펜투수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나이다. 대다수 불펜투수가 30대 중반 이후에는 구위저하로 성적 하락을 겪곤 했다. 하지만 손승락은 다르다. FA 이적 후 첫시즌에 가장 부진했을뿐 2017년과 2018년에는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했다.
 
 FA 이적 이후 3시즌간 손승락의 세부 기록 (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FA 이적 이후 3시즌간 손승락의 세부 기록 (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2017 시즌에는 눈에 띄게 좋아진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9이닝당 볼넷 비율이 1.60으로 볼넷을 최대한 억제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년에 비해 ERA(4.26 -> 2.18)를 2점 이상 끌어내렸고 무려 37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는 롯데 프랜차이즈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2018년 5월 29일, 31일에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2이닝 7실점) 이 부진 탓에 시즌 평균자책점도 3.90으로 치솟았다. 롯데가 시즌 중반 연패에 빠진 원인 중 하나가 마무리 손승락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7월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며 롯데의 마지막 대반격을 이끈 장본인도 손승락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2018 시즌 세부 성적이다. ERA(2.18-> 3.90)만 살펴보면 전년에 비해  두배 가까이 치솟은 모습이다. 하지만 세부 성적을 따져 보면 2017년보다 피안타율과 피장타율이 더 좋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9이닝당 삼진 비율도 9.00에서 9.36으로 미세하게 증가한 것으로 볼 때 손승락의 구위는 세이브 1위를 차지한 2017년과 큰 차이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인 FIP면에서는 3.69를 기록한 2017시즌보다 2.86으로 더 좋아진 것을 알 수 있다. ERA의 경우 본인의 구위를 떠나 운이나 수비의 도움이 따르지 않으면 한 시즌 정도는 예상보다 높게 형성될 수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시즌마다 들쑥날쑥한 ERA를 기록하는 것이다. 하지만 손승락처럼 구위가 굳건하고 FIP가 안정적으로 기록되는 선수는 결국 자신의 능력치에 맞게 ERA가 조정되기 마련이다. 부상만 없다면 손승락의 ERA는 지난해에 비해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손승락의 경우 정상급 마무리로 발돋움한 2013년부터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의 단순한 조합으로 타자들을 상대해왔다. 선발투수로 뛰었던 현대 시절이나 마무리 초창기만 해도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서 던졌지만 마무리에 고정되면서 레퍼토리를 완전히 바꿨다.

손승락을 상대하는 타자들 중 그가 커터와 포심을 주로 구사한다는 점을 모르는 이는 없다. 대부분의 타자들이 노림수를 가지고 타석에 선다는 이야기다. 수싸움에서 매우 불리한 싸움이지만 손승락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커터와 포심의 제구와 구위중 어느 한 곳이라도 부족하게 되면 바로 난타 당하게 되는 위험한 싸움이지만 손승락은 이를 견디면서 오랜 시간 정상급 마무리로 군림했다. 시즌 중반 부진을 겪은 지난해에는 제 3구종으로 포크볼을 구사하며 약점을 보완했다.
 
 KBO리그 최초로 300세이브 달성이 유력한 롯데 손승락

KBO리그 최초로 300세이브 달성이 유력한 롯데 손승락 ⓒ 롯데 자이언츠

 
지난 3년간 롯데에서만 85세이브를 수확한 손승락은 이미 롯데 구단 내 통산 세이브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9시즌에 15세이브만 더 추가하게 되면 롯데에서만 100세이브를 달성하게 된다.

KBO리그 통산 세이브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손승락(262세이브)과 통산 1위 오승환(277세이브)과의 격차도 15개다. 이변이 없다면 손승락은 2019 시즌 내에 세이브 통산 1위에 등극할 것으로 보이며 사상 첫 300세이브(- 38개) 달성도 유력하다. 

FA 계약 마지막 해인 4년 차를 맞이하게 되는 손승락이 롯데에서 100세이브와 통산 세이브 1위 등극, 구원왕 탈환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면 다시 한 번 FA 대어로 여러 구단의 러브콜을 받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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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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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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