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가을 드라마'를 이끈 주역이었던 김강민

SK '가을 드라마'를 이끈 주역이었던 김강민 ⓒ SK 와이번스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3주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극적인 장면이 이어진 가을야구의 짜릿한 여운은 아직 남아있다. 올시즌 SK가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드라마는 그만큼 극적이었고 짜릿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우승의 기쁨에 마냥 젖어 있을 수는 없다. 짜릿한 여운은 뒤로하고 새로운 시즌 준비에 돌입해야만 한다. 

SK는 8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선물한 힐만 감독, 에이스 메릴 켈리와 우승 직후 작별을 했다. 그리고 신임 감독에 단장으로 있던 염경엽 감독을 선임했고 메릴 켈리의 빈 자리는 신장 2m가 넘는 장신 외국인 투수 다익손을 영입하며 채웠다. 

이제 이들에게 2018시즌의 영광을 이어나가 제 2왕조 건설의 목표가 주어진 셈이다. 물론 기존 선수들의 활약은 필수적이다. 특히 올 시즌 가을야구에서 SK 왕조시절 야구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한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에게도 팀은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가을야구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이며 SK 야수중 그 누구보다도 빛났던 김강민이지만 사실 올시즌을 앞두고 그의 입지는 불안하기 그지 없었다. 

※ 김강민 2012시즌 이후 주요 타격 기록
 
 김강민 최근 7시즌 주요 타격 기록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김강민 최근 7시즌 주요 타격 기록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김강민은 2015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취득하고 SK와 4년 56억의 계약을 맺었다. 2014시즌까지만 해도 김강민은 부상만 없으면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 그리고 리그 최고 수준의 중견수 수비를 보장하는 뛰어난 외야수였다.

공수에서의 공헌도를 높이본 SK는 4년 56억의 대형 계약으로 김강민을 잔류시켰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고 말았다. FA 첫 시즌부터 경기 도중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으며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이 단초였다. 김강민은 이후 3시즌 동안 공수에서 하락세를 보이며 FA 먹튀라는 오명을 듣게 됐다.

어느정도 타격 반등의 기미를 보였던 2016시즌(타율 0.298/10홈런/OPS 0.808)도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해내지 못했다. 더구나 힐만 감독이 부임한 지난 시즌에는 0.219의 타율로 시즌 내내 저조한 타격감을 보이며 부진했고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2018시즌을 앞두고 김강민은 1군 진입을 걱정해야하는 수준이었다. SK 외야의 중심이었던 '짐승' 김강민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는듯 했다.

2018시즌에도 개막 이후 시즌 초반에는 별다를 것이 없었다. 1군보다 2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김강민은 2군에서 조용히 칼을 갈며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파워를 보강했다. 그리고 다시 콜업이 되었던 6월 이후 김강민은 그야말로 '회춘'한 모습을 보이며 예의 짐승같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비록 뒤늦게 불이 붙어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타율 0.298 홈런 14개를 때려내며 부활을 알렸다. 올시즌 김강민이 기록한 OPS 0.906은 전성기 시절보다 더 좋아진 기록이다. 만약 김강민이 풀타임을 소화했다면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20홈런을 돌파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홈런포 장착에 성공하며 제 2의 전성기를 예고한 SK 김강민

홈런포 장착에 성공하며 제 2의 전성기를 예고한 SK 김강민 ⓒ SK 와이번스

 
김강민의 드라마는 정규리그로 끝나지 않았다. 2018년 김강민의 진가는 가을야구에서 발휘했다고 봐도 좋을만큼 포스트시즌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김강민은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총 11경기에서 모두 선발 중견수 겸 1번타자로 출장해 46타수 15안타 타율 0.326을 기록했다. 특히 플레이오프 승부처에서 터져나온 3방의 홈런은 SK를 6년만의 한국시리즈로 인도했다.

팀으로서는 그의 활약이 더욱 값지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SK는 가을야구를 앞두고 시즌내내 리드오프로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던 노수광을 부상으로 잃고 말았다. SK 타선에는 한방을 노리는 장타자들이 즐비하지만 노수광처럼 공격의 활로를 뚫어줄 선수는 많지 않다. 

올시즌 출루율 0.383 93득점을 기록한 노수광의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노수광의 공백으로 SK가 플레이오프에서도 우세를 점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회춘한 김강민이 완벽하게 그 공백을 지우며 우려를 일소했다. 아마 김강민이 노수광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우지 못했다면 SK가 8년만에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들어올릴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졌을 것으로 판단된다.

SK 입장에서 더 긍정적인 측면은 내년 시즌 김강민의 활약도 충분히 기대할만하다는 점이다. 올시즌 포스트시즌에서 존재감을 보인 박정권의 경우 노장의 마지막 불꽃같은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내내 부진했던 박정권과는 달리 김강민은 표본(267타석)이 많은 정규시즌에도 부활을 알렸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다.

SK는 부상에서 돌아올 노수광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과 김강민과 한동민으로 이어지는 2019년 새 외야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김강민이 올시즌처럼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준다면 내년 시즌 SK 외야진은 리그에서도 수위를 다툴만큼 훌륭한 구성이다.

지난해까지 김강민은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하며 FA 먹튀 신세로 전락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올시즌 그는 완벽하게 부활해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두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장타력을 장착하며 더 무서워진 김강민은 SK에게 2년 연속 우승이라는 기쁨을 선사할 수 있을까? 제2의 전성기를 그려갈 김강민의 2019시즌 활약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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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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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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