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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멤버십 경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에요. 영국 빅토리아 시대 소설가 찰스 디킨즈는 <픽위크 클럽>을 챕터별로 분책해서 매달 판매했습니다. 교회도 대표적인 멤버십 경제에 해당하죠. 기업인협회도 멤버십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요."

넷플릭스, 서베이몽키 등 혁신 기업들과 함께 경영전략을 만들어 온 '멤버십 이코노미'의 저자 로비 켈먼 벡스터가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크리에이터랩에서 열린 '스타트업콘 2018(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에 참석해 '공유·구독 경제의 한계를 뛰어 넘는 멤버십 비즈니스'를 주제로 발표했다.

멤버십 경제는 비즈니스 모델에만 관심을 갖는 창업가와 기업들에게 경영전략의 관심을 완전히 뒤바꾸라고 요구한다.

"과거에는 제품이나 거래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고객과의 관계를 사업의 중심에 놓고 일을 해야 합니다. 사업모델과 조직구조가 고객(또는 고객과의 관계)를 지원하는 형식인 거죠."

로비 벡스터는 사업의 시작부터 멤버십이 고려되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업 초기부터 비즈니스 타깃을 결정하고 그들에게 평생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꾸준히 고객이나 구독자를 리텐션(서비스에서 머물도록 하기)시킬 수 있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비즈니스 모델은 오너십, 일회성 결제, 거래, 일방향 소통 중심이었으나 멤버십 이코노미 모델에서는 접근, 지속적인 결제, 고객과의 관계, 피드백과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중심으로 변화된다.
▲ 멤버십 이코노미 과거 비즈니스 모델은 오너십, 일회성 결제, 거래, 일방향 소통 중심이었으나 멤버십 이코노미 모델에서는 접근, 지속적인 결제, 고객과의 관계, 피드백과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중심으로 변화된다.
ⓒ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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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멤버십 이코노미가 작동하는 구체적인 프레임 워크는 무엇일까? 조직이 실행가능한 실천적인 방법론이 있을까? 이날 발표에서 로비 벡스터는 7가지 프레임 워크 중 조직, 온보딩, 고객 성공 3가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먼저 조직은 "고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에 더해 "고객을 계속 참여시키고, 그들에게 서비스가 가치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스타트업인 달러 쉐이브 클럽(dollarshaveclub)은 고객에게 풀패키지 목욕 제품을 보내준 후 고객이 필요한 양과 배달기간을 선택하도록 하고 이때 가격 할인을 제공한다. 로비 벡스터는 "고객이 뭘 원하는지 모르는 질레트와 비교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온보딩On-boarding의 중요성. 온보딩은 새로 들어온 직원이 빠르게 조직 문화를 익히고 적응하도록 돕는 과정으로 직원 교육에서 쓰는 용어다. 이를 고객 관리에 적용한 것이다.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기업인 SAS는 고객이 생겼을 때 지속적으로 그들을 돕는 팀을 별도로 구성했다. "멤버십을 하지 않은 것 같은 고객, 어려운 질문하는 고객이 지원팀의 지원과 교육을 받게 되면 오히려 멤버십이 더 강해진다"는 것이 로비 벡스터의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이른바 고객 성공(Customer Success). 고객에게 문제가 생기면 도와주는 '고객 지원' 개념과는 달리 '고객 성공'은 고객이 어떻게 더 서비스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지 도와주는 개념이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서비스인 FUZZY는 동물들이 동물 병원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굉장하다는 것을 알고 어플을 통해 수의사와 질병 상태 체크, 처방, 방문 스케쥴 관리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녀는 "단순히 고객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까지 가능하도록 주도적으로 서비스를 기획한 것"이라면서, 사용자는 어플을 통해 "수의사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함으로써 멤버십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로비 벡스터는 마지막으로 내일 당장 회사로 돌아가서 전략을 짠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해보라면서 강연을 마쳤다. 첫째, 여러분의 비즈니스를 위해 계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가? 둘째, 여러분의 조직 구조를 멤버십 중심으로 바꾼다면,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가? 셋째, 고객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가?

다음은 로비 벡스터와 콘텐츠 스타트업인 퍼블리 김안나 CCO와의 질의 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멤버십을 시작함에 있어서 단기적 매출 하락이 예상되는데, 그래도 진행해야 하는지?
"멤버십 모델로 갈 때 가끔은 매출이 내려갈 수 있어요. 고객은 늘지만, 매출은 줄어들죠. 그런데 잔존률을 유지한다면 매출은 결국 올라갈 겁니다. 이 경우 가격을 책정할 때 사람들이 충분히 머물면서 구매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할 겁니다."
 
-어느 정도 잔존률이 건강한 데이터일까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넷플릭스는 잔존률이 한 달에 90% 이상이었어요. 잔존률을 높게 유지시키고 싶다면, 가장 낮은 건 1개월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무료로 구독해보고, 영화도 보고, 구독 취소를 할 수도 있겠죠. 이 때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계속적인 지불을 일으키기 위해서 스타트업이 활용할만한 전략이 있을지?
"고객이 누군지 분석해야 합니다.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기 힘들잖아요. 어도비라는 회사가 있죠. 이전에는 박스를 구매하고 소유하게 했죠. 새버전이 나오면 또 구매해야 하구요. 하지만 이제는 구독을 해야 합니다. 만약 5년에 한 번씩 샀다고 한다면, 이제는 더 많이 돈을 써야 됩니다. 소규모 비즈니스하는 사람들은 불만을 제기했죠. 최적화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전문적인 디자이너를 타깃해서 제품과 구독을 만들었으니까요. 누구를 잃을까, 얻을까를 먼저 알고 나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태그:#스타트업콘 2018, #멤버십 이코노미, #로비 벡스터, #구독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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