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버나디나

KIA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버나디나 ⓒ KIA 타이거즈

 
왕좌 수성에 실패한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변화의 칼을 빼들었다. 2017시즌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에 성공한 KIA였지만 2018 시즌에는 핵심 전력들의 부상과 부침, 벤치의 미숙한 경기 운영 등이 겹치며 5할 승률 달성에도 실패했다.

시즌 막판 5위 턱걸이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전년도 우승팀의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불명예는 피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허무하게 넥센에 패하며 단 1경기만에 가을야구를 막내려야 했다. 올시즌 KIA의 성적은 실제 전력에 걸맞은 성적표는 아니었다.

성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김기태 감독 체제가 유지된 KIA는 선수단 구성에서 이유를 찾고 변화의 칼을 빼들었다. 논란을 초래한 임창용 방출을 비롯 여러 선수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2017시즌 통합 우승에 기여했던 외국인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KIA는 지난 3년간 46승을 거두며 외국인 에이스로 활약한 헥터만을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했고 버나디나와 팻딘과는 모두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팻딘의 경우는 당연한 결과다. 팻딘은 올 시즌 129.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6.26을 기록할 정도로 시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미 시즌 중반부터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해 불펜으로 활용되던 팻딘이었기에 그의 재계약 가능성은 사라진 상태였다. 하지만 2년 연속 20홈런 20도루를 달성한 중견수 버나디나의 경우는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버나디나 최근 2시즌 주요기록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버나디나 최근 2시즌 주요기록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세부적인 기록을 살펴봐도 버나디다는 지난 2시즌동안 큰 기복이 없는 활약을 보였다. 두 시즌 연속으로 3할 타율을 넘겼고고 20홈런-3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물론 27홈런 111타점을 기록하며 우승에 큰 공헌을 했던 2017시즌에 비하면 홈런 생산과 타점에선 아쉬운 모습이 있긴 했다.

하지만 홈런 갯수와 장타율이 줄어든 만큼 출루율은 오히려 더 올라간 모습을 보였다.  2018시즌 기록한 0.310의 타율과 0.395의 출루율을 통해 KBO리그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짐을 증명한 셈이다. 하지만 버나디나 이상의 '대박'을 노리는 KIA는 내년이면 36세 시즌을 맞는 그와의 재계약을 택하지 않았다.

이는 다른 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팀들은 외국인 타자를 새로 영입할때 시즌 30홈런과 0.550이상의 장타율을 보장하는 거포를 원한다. 물론 해당 수치는 선수의 능력과 리그 적응력 등 많은 요소가 맞아 떨어져야만 가능한 대박이다. 올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중박에 해당되는 버나디나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즌이 돌입된다면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올시즌을 앞두고 NC와 재계약에 실패한 이후 새로운 소속팀을 찾지 못했던 에릭 해커의 사례만 살펴봐도 그렇다.
 
 시즌 중 넥센에 합류해 5승을 거둔 해커

시즌 중 넥센에 합류해 5승을 거둔 해커 ⓒ 넥센 히어로즈

 
해커는 시즌 개막 후에도 본인의 SNS를 통해 KBO리그 팀에 입단을 희망한다는 내용을 꾸준히 게시하며 구직활동(?)을 했다. 실제로 시즌 전에는 노쇠화나 기량저하를 우려해 미적지근했던 반응이었지만 막상 시즌 뚜껑을 열고 부진한 외국인 투수가 속출하자 해커에 대한 수요가 발생했다.

이후 해커는 로저스의 부상 대체 선수를 찾던 넥센과 계약에 성공했다. 합류 이후  선발로 13차례 등판해 5승을 거둔 해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풍부한 경험을 살려 넥센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버나디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19시즌 개막 직전까지는 그를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은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되고 부진한 외국인 타자가 생긴다면 호타 준족의 버나디나를 찾는 수요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버나디나의 경우는 타격 뿐만 아니라 중견수로서 뛰어난 수비 실력과 주루 능력을 갖췄기에 시즌 중 더 경쟁력 있는 전력 보강이 될 수 있다. 외야가 제 아무리 탄탄한 팀이라도 주전 야수에게 언제든 불의의 부상이 찾아 올 수 있다. 막상 주전 외야수가 부상으로 빠진 팀이 생긴다면 버나디나는 최고의 카드가 될 수 있다.

2017시즌 KBO리그를 처음 찾은 버나디나는 첫 시즌에 팀에 우승반지를 선물했다. 뛰어난 성적 뿐만 아니라 홈런을 치고 헬멧을 잡고 뛰는 특유의 세레머니 등 독특한 개성으로 KIA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 시즌 이후 재계약이 불발되며 내년 시즌 KIA의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다시 볼 순 없게 됐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 영입에 자신이 없거나 대체카드가 필요한 구단이라면 1순위로 검토할 실력을 갖추고 있다. 연 평균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4.5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중견수로 활약한 버나디나가 KBO리그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년 연속 20-20을 달성한 KIA 버나디나(출처: KBO 야매카툰/엠스플뉴스)

2년 연속 20-20을 달성한 KIA 버나디나(출처: KBO 야매카툰/엠스플뉴스)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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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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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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