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 시각) 네덜란드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PSV 아인트 호벤과의 2018-2019 UEFA 챔피언스 리그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토트넘 홋스퍼 FC 손흥민이 경기에 임하고 있다.

24일(현지 시각) 네덜란드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PSV 아인트 호벤과의 2018-2019 UEFA 챔피언스 리그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토트넘 홋스퍼 FC 손흥민이 경기에 임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역시 휴식이 진리였다. 지난 주말 리그 경기에서 결장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한 손흥민이 본래의 좋았던 모습으로 회귀 중이다.

손흥민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의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PSV 아인트호벤과의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반등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공식 대회 총 9경기에 출전해 득점 없이 1도움에 그치고 있다. 스탯으로는 토트넘 진출 이후 최악의 행보다. 하지만 손흥민의 부진은 최근 쉴 틈 없는 살인 일정과 혹사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하는 사람이 많다. 올해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9월과 10월에는 한국 A대표팀 출전을 위해 수 차례 장거리 비행에 나섰다.

몸 컨디션이 일정치 않은데다 동료들의 부상자들이 속출한 팀 사정상 많은 경기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손흥민은 오랜 시간 골 침묵을 이어갔다. 하지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이러한 손흥민의 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었다. 지난 주말 웨스트햄전에서 손흥민에게 휴식을 부여하며 로테이션을 감행했다. 

완전히 살아난 슈팅 감각과 드리블

1주일을 푹 쉰 손흥민은 이번 아인트호벤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4-2-3-1 포메이션의 왼쪽 측면 윙어로 선발 출장, 후반 36분 미셸 보름과 교체될 때까지 81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활약상은 단연 두드러졌다. 손흥민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인 드리블 성공 3회, 슈팅 5개를 기록하는 등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슈팅 6회, 1득점)과 더불어 빼어난 공격력을 보여줬다. 드리블 성공은 손흥민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았고, 유효 슈팅도 세 차례였다.

올 시즌 슈팅의 영점이 잘 잡히지 않았던 탓에 공간이 생겨도 패스를 주로 시도하는 모습이 영 어색했다. 하지만 이날 골문으로 향한 슈팅이 여러 차례 나온 것은 고무적이다. 또, 불안했던 볼 터치도 더욱 세밀해졌고, 수비수와의 일대일에서 자신감 있게 돌파를 시도했다. 아인트호벤의 오른쪽 풀백 덤프리스는 손흥민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으나 2골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 전반 39분 중앙에서 에릭센에게 전진 패스를 넣었고, 에릭센과 트리피어를 거친 뒤 루카스 모우라의 동점골로 연결됐다.

후반 9분에도 역전골의 시발점이 되는 패스를 손흥민이 성공시켰다. 왼쪽 측면에서 덤프리스를 제치고 에릭센에게 공을 내줬다. 에릭센은 손흥민과 원투 패스를 통해 크로스를 올려주자 쇄도하던 케인이 헤더골로 마무리 지었다.

에릭센 복귀, 손흥민에게 더욱 호재

그동안 손흥민은 이도저도 아닌 역할을 소화하느라 특유의 장점을 잃었다. 델리 알리, 에릭센이 부상으로 오랜 기간 결장하면서 손흥민은 본의 아니게 2선에서 경기를 조율하거나 이타적인 플레이에 치중하는 모습이 늘어난 것이다. 볼을 잡는 지점도 페널티 에어리어가 아닌 좀 더 아랫 선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손흥민은 체력을 비축하면서 슈팅에 욕심을 부리고, 골 생산성을 높이는 데 치중해야만 더욱 위력을 떨칠 수 있다. 가뜩이나 혹사를 당한 상황에서 득점과 플레이메이킹을 동시에 수행하려다보니 더욱 과부하가 걸렸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손흥민은 장점은 잃은 채 무색무취한 공격수로 전락했다.

특히 토트넘은 에릭센의 장기 결장으로 매우 답답한 공격 전개를 반복하는 등 경기력에서 큰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에릭센의 복귀로 손흥민도 한층 탄력을 얻었다. 웨스트햄전에서 후반 44분 교체 투입되며 부상 복귀전을 치른 에릭센은 이번 아인트호벤전에서 선발 출전해 남다른 클래스를 과시했다. 창의적인 패스와 뛰어난 찬스 메이킹으로 공격의 윤활유를 더했다.

상대의 견제가 분산됨에 따라 손흥민은 펄펄 날았다. 자신의 위치인 왼쪽 터치 라인에서 대기하며 공을 잡은 뒤 돌파에 이은 크로스와 슈팅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강호 맨시티전서 시즌 1호골 터뜨릴까

이재 시선은 최강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맞대결에 쏠리고 있다. 토트넘은 오는 30일 오전 5시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맨시티와의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리그 선두 맨시티는 한 차원이 다른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9경기에서 26골을 넣는 동안 단 3실점에 그치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계같은 조직력과 패싱 게임,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앞세워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울버햄턴, 리버풀을 상대로 비겼을 뿐 나머지 7경기에서 큰 점수차로 승리했다.

토트넘으로선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되는 이유다. 하지만 리그에서는 4연승을 질주하고 있으며, 선두 맨시티와의 격차는 2점에 불과하다. 이 경기서 승리하면 맨시티를 뛰어 넘게 된다. 손흥민과 에릭센이 아인트호벤전을 기점으로 살아났으며, 모우라와 라멜라의 컨디션도 좋은 편에 속한다. 해리 케인 역시 골 감각을 회복했다.

높은 수비 라인을 설정하며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는 맨시티의 특성상 넓게 형성된 뒷 공간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빠른 공간 침투에 능한 손흥민에게 언제든지 기회가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아인트호벤 원정 경기로 인해 피로가 누적될 수 있지만 맨시티전은 현지 시간으로 월요일 저녁에 열린다. 비교적 긴 4일 동안의 휴식을 취한 뒤 치러지는 극강 맨시티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작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손흥민 토트넘 맨시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