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홈 경기에서 인사를 하는 NC다이노스 선수단

마지막 홈 경기에서 인사를 하는 NC다이노스 선수단 ⓒ NC 다이노스


어느 때보다 길었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정규시즌이 막을 내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8 리그의 기록들, 그 중에서도 달성되지 말았어야 할 비운의 기록들을 살펴보자.

5.4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NC다이노스

'야구는 투수놀음'이란 말이 있다. 이러한 말을 반증하듯 2018 정규리그 팀 순위는 각 팀 투수들의 팔에서 결정됐다. 팀 평균 자책점 10위는 5.48을 기록한 NC다이노스가 차지했다. 지난 해 임창민과 원종현으로 대표되는 막강 불펜을 자랑했던 NC다이노스였지만 되려 불펜 야구의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임창민은 지난 4월 우측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고, 5월 14일 일본 병원의 수술대에 올랐다. 원종현은 올해 5월, 2군에서 복귀한 이후 나름대로의 활약을 해주었으나 5.18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최근 3년 간의 투구 중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새로운 외인투수 왕웨이중과 베렛은 각각 4.26, 5.2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들의 재계약 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NC는 마운드의 안정화를 목표로 비시즌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선발 평균자책점 10위, 5.68의 KIA타이거즈

확실한 5선발이 건재한 팀은 장기간의 페넌트레이스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 지난해 NC다이노스가 견고한 불펜야구를 자랑했다면, KIA는 막강한 선발진을 자랑했다. 양현종과 헥터의 원투펀치는 20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고 임기영과 팻딘의 호투와 정용운이라는 깜짝 카드가 빛을 발했다.

반면 올 시즌 기아의 선발 마운드는 위태로웠다. 확실한 5선발이 부재했으며 양현종은 4.15 헥터는 4.6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피칭을 선보였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임창용, 임기영, 한승혁, 팻딘은 각각 5.42, 6.26, 5.38, 6.26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불펜 대기 후 선발이라는 다소 기괴한 투수운용은 마운드 보직을 파괴했으며 김윤동, 임기준, 이민우로 대표되는 불펜 혹사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디펜딩 챔피언의 체면치레로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긴 했으나, 투수 운용에 대한 물음표는 KIA의 중요한 숙제로 남아 있다.

23번의 블론 세이브, 불펜 평균자책점 5.67의 넥센히어로즈

'23번의 블론 세이브'라는 기록은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마운드를 지켰다면 더 많은 승을 챙길 수 있었다는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5월부터 마무리 보직을 맡은 김상수는 KBO 전체 투수 중 2번째로 많은 7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최근 불펜으로 등판했던 신재영은 6.75의 평균자책점, 피홈런 1위를 기록했다. 양현과 이승호가 불펜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것이 희망적이나 다음 시즌을 대비하여 혹은 당장 있을 포스트시즌을 위해 '지키는 야구'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경기 흐름을 지배하는 실책. 117개의 실책을 기록한 롯데자이언츠

수비에서의 실책은 대량 실점의 실마리가 될 수 있으며 경기 분위기를 크게 뒤흔든다. 올 시즌 실책 1위 팀은 117개의 실책을 기록한 롯데자이언츠다. 선수 개인 스텟으로는 2루수의 번즈가 22개, 유격수의 문규현이 13개, 1루수의 한동희가 12개, 유격수의 신본기가 11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9일 기아 타이거즈와의 5강 싸움을 결정짓는 중요한 연장전에서 10회 초 문규현의 결정적인 실책이 나오며 자칫 경기를 내어줄 뻔 했다. '실책이 없었다면...'이라는 아쉬운 상상을 떨치기 위해 비시즌 동안의 '내야수 실책 줄이기'가 시급해 보인다.

도루저지 10위 38개의 삼성라이온즈

쉽게 도루를 허하는 포수에게는 '자동문'이라는 말이 따라온다. 한 베이스를 무기력하게 내어주는 것은 단숨에 주자를 득점권에 위치하게 한다. 주자의 도루 성공은 득점으로 이어질뿐만 아니라 투수에게도 심적 부담을 안겨주어 경기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두산베어스의 양의지가 0.378의 도루저지율을 자랑하는 가운데, 올 시즌부터 푸른 유니폼을 입게 된 삼성라이온즈 강민호는 0.241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하며 문지기의 역할을 다 하지 못 했다.

도루저지율은 온전히 포수만의 능력 지표는 아니다. 투수, 포수, 그리고 공을 받는 내야수들의 호흡이 중요하기에 이들의 합을 맞춰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144경기의 대장정이 끝났다.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다섯 팀들은 이미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할 때이며 올 시즌을 복기하여 보완할 점을 찾아내야 한다.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다섯 팀 역시 마찬가지다. 장기전에서 약점을 보였던 것들이 단기전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으나 기록이 증명하는 약점을 보완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다.

기록은 쓰이고 쌓여가는 것이다.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명예로운 기록으로 덮기 위한 10개구단의 비시즌에 벌써부터 많은 팬들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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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8기 정하영
KBO NC 다이노스 기아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대구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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