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브라운이 맹활약한 전주 KCC가 다크호스 LG를 꺾고 개막전 첫 승을 챙겼다.
 
전주 KCC는 13일(토)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18-19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1라운드 경기에서 브라운(31득점 17리바운드 3어시스트), 송교창(24득점 1리바운드)의 활약에 힙입어 메이스(31득점 12리바운드)가 분전한 LG를 85-79로 꺾었다.
 
경기 시작 전 이번 경기는 단신 외국인 선수 마퀴스 티그와 조쉬 그레이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NBA를 경험하고 온 두 선수는 시즌 개막 전 연습 경기에서 화려하고 한 층 수준 높은 기량을 선보였기에 이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온 팬들도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경기를 지배한 선수들은 단신 용병이 아닌 장신 용병 선수들이었다. 바로 지난 시즌 KBL을 경험한 브랜든 브라운과 제임스 메이스였다.
 
LG 박인태의 득점으로 시작된 경기는 초반 KCC가 리드를 잡았다. 전태풍과 브라운의 득점이 터졌고, 하승진이 골밑을 장악하면서 KCC는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LG는 메이스가 외곽에서 겉돌았다. 상대 센터 하승진을 끌어내기 위해 외곽슛을 시도했지만, 공은 림을 외면하면서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했다.
 
이러한 모습이 계속해서 보이자 현주엽 감독은 그레이 카드를 꺼내들었다. KBL 무대에 처음 선을 보인 그레이는 날렵한 돌파로 득점을 만들었지만, 아직 슛감이 올라오진 않았다. 외곽에서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 수차례 슛을 시도했지만, 공은 번번이 림을 튕겨나갔다.
 
메이스가 빠진 사이, 브라운은 LG의 약해진 골밑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장신 센터 김종규가 버티고 있었지만, 브라운은 긴 팔을 앞세워 많은 리바운드를 가져갔다. 외곽에서 기회가 날 때는 주저 없이 3점슛을 터트리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용병이 함께 뛸 수 있는 2쿼터가 되자, LG가 조금씩 추격을 감행했다. 그레이는 슛은 부족했지만, 메이스와의 호흡은 괜찮았다. 메이스 이외에도 조성민을 비롯한 자원들에게 좋은 패스를 건네며 기회를 만들었다. 김종규와의 2대2 플레이를 통해 좋은 기회를 창출하기도 했다.
 
브라운이 주춤한 사이 KCC에는 송교창이 해결사로 나섰다. 송교창은 비시즌 동안 갈고 닦은 외곽슛 능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그동안 약점으로 꼽히던 외곽슛이 터지자, 자연스레 돌파 기회도 늘어났고, 그는 계속해서 득점을 올리며 LG의 기세를 꺾었다.
 
3쿼터 초반 LG가 메이스와 조성민의 연속된 3점포로 리드를 가져왔지만, LG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에도 흐름을 끊은 것은 브라운이었다. 브라운은 저돌적인 돌파를 통해 연속해서 득점을 만들어냈고, 이정현과 송교창이 브라운을 보좌하며 다시 리드를 되찾아왔다.
 
4쿼터 들어 LG는 그레이를 먼저 코트에 내보냈다. 빠른 공격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겠다는 현주엽 감독의 전술이었다. 하지만, 그레이는 턴오버를 범하며 흔들렸고, 그사이 KCC는 브라운이 다시 해결사로 나서며 격차를 벌렸다. 브라운은 수차례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득점을 올리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자 LG는 다시 메이스를 투입하며 반격했지만, 도우미가 없었다. 메이스 혼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KCC에는 송교창이 있었다. 송교창은 중요한 순간에 귀중한 외곽슛을 성공시킨 데 이어, 경기의 마침표를 찍는 덩크슛을 성공시키며 전주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이번 경기 승리의 1등 공신은 단연 브라운이었다. 브라운은 공수 모든 부분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새로운 팀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이었다.
 
특히 경기 중반 브라운은 메이스를 상대로 영리한 수비를 펼치며 메이스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메이스에 비해 신장에서 열세고, 힘에서 밀리는 브라운은 메이스가 포스트업 공격을 시도할 때, 오히려 힘을 역이용하여 메이스의 중심을 무너뜨렸다. 이로 인해 메이스는 중심을 잃고 넘어졌고, 많은 실책을 기록하고 말았다.
 
지난 시즌 대체 용병으로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에 입단한 브라운은 시즌 중반부터 전자랜드의 구세주 역할을 하며 팀을 플레이오프 무대로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브라운의 활약은 대단했다. 더블더블 머신답게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모두 만점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그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팀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2승 3패를 기록하며 좌절을 맛봤다. 전자랜드를 가로막은 팀은 바로 KCC였다.
 
그리고 브라운은 이번 시즌 KCC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개막 전 KCC는 호화 멤버를 구축하여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추승균 감독이 볼 배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지난 2년간 KCC는 에밋과 전태풍, 이현민, 이정현 등 좋은 가드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을 완벽하게 활용하지는 못했다. 앞서 말한 선수들은 모두 볼을 갖고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다보니 볼을 잡지 못했을 때는 역할이 모호해지면서 이들은 아쉬운 플레이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에는 우려가 더했던 것이, 브라운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브라운은 전자랜드 시절 대부분의 공격을 자신을 통해 시작했고, 자신이 마무리하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KCC에는 전자랜드와는 달리 볼을 운반하고 득점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선수가 널렸기에 브라운의 볼 분배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하지만, 브라운은 영리했다. 볼을 가졌을 때는 속전속결 공격을 진행하며 득점을 올렸고, 볼이 없을 때도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며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줬다. 그리고 본인은 리바운드 포지션에서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 자신의 볼 소유 시간을 늘리는 이상적인 플레이를 구현했다.

KCC가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브라운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승진을 제외하면 높이가 높은 선수가 부족하기에 브라운의 제공권 장악은 필수적이다. 과연 브라운이 이러한 활약을 꾸준히 이어가며 팀의 우승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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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KBL 개막전 KCC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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