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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삼성전자와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파괴 공작을 수사하고 관련자들을 기소한데 이어 삼성계열사의 노조 설립 방해에 대한 수사도 확대했다.

이에 지난 20여간 삼성계열사에서 노조 설립을 추진하던 노동자들을 지원하다 고초를 겪은 삼성일반노조가 당시의 노조 설립 방해 유형들을 공개하고 나섰다.

삼성일반노조는 앞서 지난 1일 "삼성SDI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건설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공개적으로 결성하자 삼성SDI 천안공장 유아무개 인사부장과 기흥본사 김아무개 전무 등 임원이 나서 삼성SDI 전사 차원에서 회유와 탄압으로 노조건설을 와해시켰다"며 사례를 공개한 바 있다. (관련기사: "삼성, 지난해에도 보란듯 노조탄압... 몸통 수사해야")

삼성일반노조는 8일, 과거 삼성SDI 울산공장 노조 설립 방해 사례와, 그후 몇 년 뒤 호텔신라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다 돌연 취소한 사례를 공개했다.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은 이처럼 사례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삼성전자서비스 비정규직들의 노조설립은 우연이 아니다. 과거 삼성계열사 정규직 노동자들의 꾸준한 노조설립 의지가 바탕이 됐다"면서 "2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삼성에서 노조를 설립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고통받는 것인 지를 국민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조 설립 하려던 노동자, 딸에게 "아빠 납치된다, 신고해라" 문자 메시지

 
지난 2001년 12월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회사쪽의 구조 조정 추진을 비난하는 인쇄물을 뿌렸던 최영주씨가 회사 간부 2명에게 이끌려 승용차를 탄 뒤 이틀 동안 경남 일대의 식당과 콘도로 끌려다니면서 달에게 남긴 휴대전화 문자. 딸의 휴대폰에 "아빠 납치된다. 경찰에 신고하라"라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지난 2001년 12월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회사쪽의 구조 조정 추진을 비난하는 인쇄물을 뿌렸던 최영주씨가 회사 간부 2명에게 이끌려 승용차를 탄 뒤 이틀 동안 경남 일대의 식당과 콘도로 끌려다니면서 달에게 남긴 휴대전화 문자. 딸의 휴대폰에 "아빠 납치된다. 경찰에 신고하라"라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 삼성일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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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일반노조 공개에 따르면 17년 전인 지난 2001년 12월, 울산 울주군 삼남면에 있는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일하던 최아무개는 회사의 구조 조정 추진을 비난하는 인쇄물을 뿌렸다는 이유로 회사 간부 2명에 이글려 이들이 모는 승용차를 탄 뒤 이틀 동안 경남 일대 식당과 콘도로 끌려다녔다.

최씨는 당시 딸의 휴대폰에 "아빠 납치된다. 경찰에 신고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증거를 남겼다. 그는 이틀 뒤 회사 직원들의 손에서 풀려났지만 그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그뒤 납치 등으로 회사측을 고소했고 경찰에 쓴 자술서에서 "유인물 건에 대해 자백을 강요하며 끌고 다녔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씨가 납치당했다며 딸에게 남긴 문자메시지 등 증거를 제시했지만 사법당국은 회사측을 무혐의 처리했다. 삼성일반노조는 최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자초지종을 듣고 이를 세상에 알렸다.

앞서 일반노조는 1999년 말에도 노조 설립을 추진하던 삼성SDI 노동자 4명이 노조설립 방해를 받았다는 사례를 폭로하기도 했다. 이들은 "회사쪽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사직을 강요받았고, 결국 회사를 떠나는 대가로 희망 퇴직 위로금의 4배 이상인 6천만~8천만원을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어 몇 년 뒤인 지난 2003년 3월24일에는 호텔신라 직원인 임아무개씨 등 4명이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노동조합 결성총회를 열었다. 이들은 다음날인 25일 오후 민주노총 간부와 노동 전문지 기자와 함께 서울 중구청을 찾아 노조설립신고서를 접수시켰다. 2월 초부터 민주노총의 도움을 얻어 비밀리에 추진한 노조 설립 절차가 마무리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노조설립신고서 접수 사흘 뒤인 28일 오후 노조 간부들은 노조설립 취하서를 중구청에 다시 냈고 이후 민주노총과 언론은 이들과 접촉할 수 없었다.

삼성일반노조는 앞서의 삼성SDI 울산공장 사례에 견줘 "호텔신라에서의 노조설립 취하가 회사측의 노조 설립 방해에 기인하지 않았나" 하는 합리적 의심을 내놨다.

한편 삼성일반노조가 공개한 노조 설립 방해 사례와 관련해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노조 설립 방해)문건은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이며 그 내용을 정확히 모르겠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또한 삼성SDI측은 노조설립 방해 문건과 관련해 "12년이나 지난 오래된 것이라 (문건) 실체 여부를 알기가 어렵다"며 "우리는 5년이 지나면 문건을 파기한다. 12년이 지난 것이라 그 문건이 실제 삼성SDI에서 나온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태그:#삼성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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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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