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한국인 첫 MLB 포스트시즌 '1선발' 등판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4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 출격, 1회 선발 투구하고 있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1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건 류현진이 최초.

▲ 류현진, 한국인 첫 MLB 포스트시즌 '1선발' 등판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4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 출격, 1회 선발 투구하고 있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1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건 류현진이 최초. ⓒ EPA/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의 진가는 포스트 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2014년 이후 무려 4년 만에 다시 나선 포스트 시즌 경기에서 눈부신 투구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평상시 다저스에서 포스트 시즌의 첫 경기 선발투수는 다저스 선발투수의 중심이었던 클레이튼 커쇼였다. 커쇼는 몸에 이상이 없는 한 정규 시즌의 개막전 선발투수 및 포스트 시즌 라운드마다 첫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며 다저스 선발진을 이끌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정규 시즌에서 부상으로 인하여 26경기에만 등판했던 커쇼는 9승 5패 평균 자책점 2.73을 기록, 본격적으로 선발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2010년부터 8시즌 동안 꾸준히 지켜왔던 두 자릿수 승리에 실패했다. 특히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9월 30일(이하 한국 시각)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던 상황이었다.

그 동안 가을에 부담이 컸던 커쇼, 로버츠 감독의 설득

로버츠 감독이 커쇼를 포스트 시즌 1차전에 기용하는 것을 망설인 이유도 분명 있었다. 정규 시즌에서는 통산 318경기에 등판하여 153승 69패 평균 자책점 2.39를 기록했지만, 커쇼는 포스트 시즌만 되면 통산 24경기에서 7승 7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4.35로 정규 시즌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커쇼가 포스트 시즌의 모든 경기에 부진했던 것은 아니었다. 2013년 NLCS 6차전 4이닝 7실점, 2014년 NLDS 1차전 6.2이닝 8실점, 2016년 NLDS 4차전 6.2이닝 5실점, NLCS 6차전 5이닝 4자책, 2017년 월드 시리즈 5차전 4.2이닝 6실점 이렇게 5경기 정도가 크게 부진했던 경기였고, 나머지 경기에서는 최소한의 역할을 해내거나 무자책 투구 등 위력적인 모습도 보였다.

다만 커쇼의 커리어를 감안하면 만족스럽진 못했고 특정 경기에서 너무 크게 무너졌을 뿐이다. 정규 시즌에서는 4점 이상 지원 받은 경기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커쇼였다. 그런데 2014년 NLDS 1차전에서는 6회까지 6점을 지원 받고도 7회에만 6실점하며 도합 8실점하는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경기는 다저스 9-10 패전).

게다가 커쇼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동안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 등판한 뒤 3일만 쉬고 4차전에 등판하는 무리한 등판을 계속해서 소화했다. 특히 2016년에는 4차전에 등판한 뒤 하루만 쉬고 5차전 마무리투수로 또 나섰다. 또한 2013년과 2014년, 2016년 3번의 시즌에서는 다저스가 최종 탈락하는 경기의 패전투수가 되는 불운도 겪었다.

그동안 커쇼는 가을만 되면 다저스의 투수진을 혼자 이끌어야 하는 중압감에 정규 시즌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커쇼를 설득했다. 그리고 정규 시즌에 마지막으로 등판했던 순서대로 류현진이 먼저 등판하고 커쇼가 등판하는 순서를 유지했다. 커쇼가 감독의 결정을 받아들였고, 1차전을 준비하는 류현진을 응원했다.

올림픽 등 큰 경기 경험 많았던 류현진, 다시 한 번 가치 증명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했던 류현진은 자신이 왜 1차전 선발투수로 결정되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104구)의 완벽한 피칭을 보였으며, 타석에서도 3타수 1안타로 활약했다.

류현진은 지난 해에는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뒤 첫 풀 타임 시즌이었던 점도 있고,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이유로 포스트 시즌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보다 강한 투수가 된 류현진은 포스트 시즌에서 커쇼를 대신하여 중책을 맡게 됐다.

1988년생 커쇼가 포스트 시즌에서 다저스의 투수진을 이끌게 된 시점은 2013년부터였다. 물론 데뷔 시즌인 2008년과 풀 타임 첫 시즌인 2009년에도 포스트 시즌에 출전했으나 당시에는 채드 빌링슬리, 구로다 히로키 등 다른 선배들과 함께 던졌던 시절이다.

반면 1987년생 류현진은 KBO리그 한화 이글스 신인 시절인 2006년부터 한국 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하는 등 팀의 투수 전체를 이끄는 중책을 계속해서 맡아왔다. 뿐만 아니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8.1이닝 투구로 승리투수가 되는 등 지속적으로 큰 경기에서 강한 정신력을 키워왔다.

올림픽이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등 국제 대회 출전 이력이 없는 커쇼와 달리 류현진은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국제 대회에도 많이 참가하여 좋은 성적을 냈다.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에서도 4경기 중 3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 이상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도끼 군단에게 부진했던 류현진, 180도 달라진 모습

사실 류현진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등판에서 그렇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3년 처음 8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던 류현진이었지만, 처음으로 5이닝 투구에 그쳤던 상대도 바로 브레이브스 원정 경기였다(당시 5이닝 5피안타 5볼넷 2실점 노 디시전).

이후 류현진은 브레이브스를 홈에서 다시 만나 7.2이닝 1실점을 기록했지만 역시 승패와 무관했다. 2013년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에 등판했지만, 류현진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고전했고 결국 대타로 조기 교체되며 3이닝 6피안타 4실점(68구)에 그쳤다. 당시 경기에서 다저스는 이겼지만 류현진의 입장에서는 그 날의 승리가 크게 기쁘지 않았을 법도 했다.

2014년 류현진은 브레이브스 원정 경기에 등판했지만 엉덩이 부상으로 5.2이닝 3실점에 그쳤다(패전). 여기까지 류현진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을 합해 4경기 무승 1패에 그쳤다. 이후 어깨 부상으로 인해 류현진은 브레이브스와 다시 만날 기회가 없다가 포스트 시즌에서 다시 만나게 된 셈이다.

작 피더슨이 1회말 리드오프 홈런을 날렸고, 맥스 먼시가 3회말 스리런 홈런을 날려 일찌감치 4점을 앞서간 덕분에 류현진은 더욱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이 날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이 다소 까다로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단 하나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오히려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으며 8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에서 모두 4경기에 등판했다. 그 중 2경기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등판했던 경기로 각각 7이닝 무실점 승리, 6이닝 1실점 노 디시전을 기록했다. 나머지 2경기는 브레이브스 상대 경기로, 이번 등판을 통해 다른 팀을 상대하더라도 포스트 시즌에 더 위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됐다.

이리하여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 통산 4경기 2승 무패 평균 자책점 1.96을 기록하게 됐다. 디비전 시리즈가 5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5차전에 한 번 더 등판할 수도 있으며, 그 전에 끝날 경우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도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하게 된다. 류현진이 가을야구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낸 커쇼와 함께 다저스의 우승 염원을 일궈낼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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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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