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체육회 제 19차 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관리단체 지정 권고를 받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운명이 결정된다.

20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체육회 제 19차 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관리단체 지정 권고를 받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운명이 결정된다. ⓒ 연합뉴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결국 대한체육회의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대한체육회는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제19차 이사회를 열고 빙상연맹, 보디빌딩협회, 승마협회 등 3개 단체의 관리단체 지정을 의결했다. 

이번 의결으로 3개 단체의 임원진은 모두 해임되고 대한체육회가 구성하는 관리위원회가 운영을 맡는다. 관리위원회는 해당 단체의 대의원총회와 이사회 기능을 비롯해 법제·상벌과 사무처 기능, 회원종목단체의 정관에 규정된 사업 등을 대신해 운영한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3~4월, 빙상연맹을 상대로 특별 감사를 벌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빙상연맹이 근거에 없은 상임이사회를 운영해 특정 인물이 빙상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며 대한체육회 이사회에 관리단체 지정을 권고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이사회는 문체부의 권고 사유가 약하다는 판단에 따라 '빙상연맹 발전 실무TF팀'을 꾸려 빙상계 내부 목소리와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러는 사이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젊은빙상인연대 등을 중심으로 빙상연맹이 관리단체로 지정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 14일 제2차 관리단체 심의위원회 결과 빙상연맹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관리단체 지정 검토가 요구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해당 안건이 제19차 이사회에 상정돼 통과되면서 빙상연맹은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빙상연맹 개혁해야 한다'

빙상연맹과 관련한 논란은 지난 2004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진이 여자 국가대표 선수를 폭행해, 선수들이 태릉선수촌을 무단으로 이탈한 사건에서부터 올해까지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 4년에 한 번씩 동계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쇼트트랙을 비롯한 빙상계 내부의 파벌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안방에서 열렸던 평창 동계올림픽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최악의 팀워크를 보여줬고 왕따 논란까지 발생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빙상연맹을 개혁해야 한다'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문체부 특별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들은 징계 요구 28건, 부당 지급 환수 1건, 수사 의뢰 2건 등 총 49건으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빙상연맹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국가대표 유니폼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특정 회사에 유리하게 진행하는가 하면, 기존 후원사와 우선 협상을 하도록 하는 이사회 원칙을 위반했다.
 
또한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종목의 금메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페이스메이커 선수를 선발하려 했고 희망자를 뽑았다(매스스타트의 경우 평창동계올림픽 신설 종목으로, 매스스타트에 한해 선수 추천이 가능하도록 했음). 이는 국가대표 선발 시 경기력 향상위원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또 선수가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했음에도 연맹이 사건을 덮으려고 했던 일도 있었다. 지난 1월 평창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21·한국체대)가 당시 조재범 코치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해 무단 이탈한 일이 벌어졌다. 사건 조사 결과 쇼트트랙 대표팀 지도자들은 "선수가 몸살감기로 병원에 다녀온 것"이라고 연맹과 대한체육회에 거짓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석희를 폭행한 조재범 코치는 지난 19일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그 외에도 평창 개막을 앞두고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국가대표였던 노선영 선수가 연맹의 행정 착오로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뻔해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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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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