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아르젠토 지난 5월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했던 아르젠토의 모습

▲ 아시아 아르젠토 지난 5월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했던 아르젠토의 모습 ⓒ AP/연합뉴스


전 세계 '미투 운동'을 촉발한 이탈리아 배우 겸 감독 아시아 아르젠토가 과거 17세 소년을 성폭행했고 이를 거액의 합의금으로 입막음했다는 의혹이 터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각) 배우 겸 뮤지션 지미 베넷(22)이 5년 전 캘리포니아의 한 호텔에서 아르젠토에게 성폭행을 당해 정신적 고통과 피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보도했다.

아르젠토와 베넷은 지난 2004년 아르젠토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 <이유 있는 반항>에 모자 관계로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다. 베넷이 주장한 사건은 2013년 캘리포니아에서 두 사람이 우연히 재회하면서 발생했다. 사건 당시 베넷은 17세였고, 캘리포니아에서 성관계가 합법화될 수 있는 연령은 18세이다.

베넷은 아르젠토가 지난해 할리우드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폭로하며 미투 운동의 주도자로 큰 관심을 받는 것을 지켜보며 성폭력 가해자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고발을 결심했고, 아르젠토에 350만 달러(약 39억 원)를 청구했다.

아르젠토는 법적 대리인을 통해 베넷 측에 수차례에 걸쳐 총 38만 달러(약 4억 원)를 지급하는 것으로 사건이 벌어질 당시 두 사람이 침대에서 찍은 사진 판권 및 성폭행 피해에 대한 합의를 마무리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NYT은 베넷이 사건 이후 아르젠토와 함께 점심을 먹었고, 얼마 후 아르젠토에게 트위터로 "보고 싶어요, 엄마!"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NYT의 질의에 답변을 거부하던 아르젠토는 21일(현지시각) 법적 대리인을 통해 "가짜 뉴스를 읽고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라며 "나는 베넷과 어떠한 성적 관계도 맺지 않았다"라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베넷에게 합의금을 준 것에 대해 "미투 운동이 벌어지자 베넷이 자신을 협박하며 터무니없는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라며 "당시 남자친구가 이러한 상황을 끝내기 위해 베넷에게 돈을 주자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베넷이 구체적으로 어떤 협박을 가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아르젠토는 이탈리아 영화계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의 딸로 9세 때 아버지 영화를 통해 배우로 데뷔한 이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호러퀸으로 활동해왔다. 2000년 감독으로도 데뷔해 호평을 받았고, 베넷과 함께 출연한 <이유 있는 반항>은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와인스틴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피해를 고발하며 전 세계 미투 운동에 불을 지폈다. 반면 와인스틴은 아르젠토와 동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며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와인스틴의 법적 대리인은 이번 의혹에 대해 "아르젠토는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비밀리에 협상을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는 와인스틴을 성폭행범으로 몰아세웠다"라며 "그의 위선이 놀랍다"라고 비난했다.

반면 미투 운동을 주도하는 미국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는 트위터를 통해 "미투 운동의 신뢰를 깎아내리려는 사람들이 아르젠토에 관한 의혹을 이용할 것"이라며 "그런 일이 벌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아르젠토와 함께 와인스틴을 고발했던 영화배우 로즈 맥고완은 "우리의 공통점은 와인스틴이 저지른 폭행에 대한 고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모든 곳에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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