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오늘 힘드네 2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사격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미터 공기소총 결선, 진종오가 숨을 고르고 있다. 2018.8.21

▲ 진종오, 오늘 힘드네 2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사격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미터 공기소총 결선, 진종오가 숨을 고르고 있다. 2018.8.21 ⓒ 연합뉴스


진종오가 생애 5번째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의 한을 풀지 못했다. '한국의 사격영웅' 진종오는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슈팅 레인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78.4점으로 5위를 기록하며 메달사냥에 실패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10m 공기권총 금매달리스트 이대명 역시 156.4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한국을 대표해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진종오는 단체전에서는 총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개인전에서는 유독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주종목인 50m 공기권총이 없어진 만큼 10m에 모든 것을 걸었던 진종오는 끝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대회를 마감했다.

올림픽 3연패의 사격 영웅,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선 노 골드

'마린보이' 박태환, '피겨여왕' 김연아, '빙속여제' 이상화 등 많은 올림픽 영웅들이 있지만 진종오야말로 한국 올림픽 역사에서 '최고'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엄청난 업적을 만들어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4번의 올림픽에 출전한 진종오는 사상 초유의 50m 공기권총 3연패를 비롯해 올림픽에서만 금메달4개,은메달2개를 수확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 4개를 따낸 선수는 한국 스포츠 역사에서 양궁의 김수녕과 쇼트트랙의 전이경, 그리고 진종오 뿐이다. 만약 사격이 관중들이 보기에 흥미롭고 역동적인 인기 종목이거나 '윙크보이' 이용대나 '테리우스' 안정환처럼 연예인급의 외모를 가진 꽃미남 선수였다면 아마 진종오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유명세에 시달렸을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4개,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3개, 아시아선수권에서 3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던 진종오는 유독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물론 진종오는 아시안게임에서도 2010년 광저우 대회 10m와 50m 공기권총 단체전 금메달, 2014년 인천 대회 10m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세계 사격사에서 손에 꼽힐 진종오의 커리어에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이 없다는 것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물론 진종오는 만23세였던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부터 꾸준히 아시안게임 개인전 무대에 출전했다. 하지만 부산 대회 10m 동메달, 2006년 도하 대회 10m 동메달, 2010년 광저우대회 50m 은메달, 2014년 인천대회 10m 동메달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미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룬 불혹의 노장이 됐음에도 진종오가 아시안게임을 소홀히 생각할 수 없는 이유다.

16년 동안 진종오를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닌 아시안게임 징크스

진종오, 금빛 조준  2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사격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미터 공기소총 예선, 진종오가 조준선을 정렬하고 있다. 2018.8.21

▲ 진종오, 금빛 조준 2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사격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미터 공기소총 예선, 진종오가 조준선을 정렬하고 있다. 2018.8.21 ⓒ 연합뉴스


지난 리우 올림픽이 끝난 후 진종오에게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 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는 남녀에 불균등하게 배분돼 있는 올림픽 메달 숫자을 5:5로 맞춘다는 계획을 세웠고 9:6으로 불평등하게 배분돼 있던 사격 종목이 철퇴를 맞았다. 결국 작년 5월 진종오가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던 50m 공기권총이 50m 소총복사, 더블트랩과 함께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올림픽에서의 퇴출로 인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50m 공기 권총은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물론 진종오는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10m 공기권총에서도 금메달을 땄을 정도로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갖추고 있지만 아무래도 주종목인 50m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약한 종목이었다. 하지만 50m가 정식 종목에서 제외된 만큼 진종오도 10m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이대명과 함께 10m 공기권총에 출전한 진종오는 예선에서 584점을 쏘며 2위로 결선에 오르면서 금메달을 향한 꿈을 키웠다. 워낙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만큼 하위권 선수를 탈락시키는 경기 방식도 진종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진종오는 경기를 앞두고 표적지 이상으로 심판에게 항의하는 해프닝을 겪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진종오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리고 말았다.

진종오는 경기가 시작된 후 호흡이 원활하지 않은 듯 일정한 타이밍으로 격발을 하지 못했고 10점 안팎의 점수를 맴돌며 좀처럼 선두권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진종오는 4~5위를 가리기 위한 중국 우자위와의 슛오프에서 패하며 5위로 대회를 마쳤다. 2002년 부산 대회부터 16년 동안 따라 다닌 아시안게임 징크스가 인도네시아에서도 진종오를 괴롭히며 진종오의 5번째 아시안게임은 쓸쓸하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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